“3회 연속 메달 도전”…신유빈, 청두 혼성단체 월드컵 출격 준비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국마사회 훈련장에 탁구공 튀는 소리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24일 소집 이후 담금질에 들어간 한국 탁구 대표팀 훈련장에서 신유빈은 복식과 혼합복식까지 소화하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신유빈은 30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제3회 혼성단체 월드컵을 앞두고 3회 연속 메달 획득 의지를 드러냈다.
혼성단체 월드컵은 재작년에 출범한 대회로, 제1회 대회와 작년 대회에서 한국이 모두 결승에 올라 2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유빈은 두 대회 연속 결승 진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 탁구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대회는 신유빈이 세 번째로 연속 출전하는 무대로, 한국 탁구 대표팀은 3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대회에는 16개국이 참가한다. 16개국은 4개팀씩 4개 그룹으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상위 8개팀이 리그를 거쳐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남녀 단식과 남녀 복식, 혼합복식이 모두 열리며, 각 매치에서 얻은 게임 점수 합계를 기준으로 먼저 8점을 따낸 팀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기 방식 특성상 팀 내 에이스의 단식·복식·혼합복식 동시 기용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신유빈은 단식은 물론 여자 복식과 혼합복식까지 세 종목 모두에 출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유빈의 오른손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선과 포지션을 고려한 왼손잡이 파트너 구성도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여자 복식 구성에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작년에 여자 복식에서 호흡을 맞추며 환상적인 조합을 보였던 전지희는 은퇴했다. 또한 혼합복식에서 듀오를 이뤘던 조대성은 이번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신유빈은 여자 복식에서 왼손 최효주와, 혼합복식에서 왼손 박강현과 각각 손발을 맞출 가능성이 커졌다.
대표팀은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국마사회 훈련장에서 24일부터 본격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 초반부터 신유빈과 박강현은 약 30분 동안 혼합복식 훈련을 진행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신유빈은 공격적인 포지션과 경기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조합에서 시너지 창출을 노리고 있다.
신유빈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혼성단체 월드컵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에 대해 “이번 혼성단체 월드컵에서도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하며 3회 연속 메달 도전을 명확히 밝혔다. 이어 “대표팀으로 출전하는 대회인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식 파트너 구성에 대해 신유빈은 특정 조합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신유빈은 “혼합복식과 여자복식 모두 감독님이 시키는 것에 맞춰 누구랑 나가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박강현 선수와도 호흡을 맞췄는데 상대를 이길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혀 새로운 혼합복식 조합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첫 혼성단체 월드컵에 나서는 박강현도 책임감을 강조했다. 박강현은 왼손잡이 선수로서 복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박강현은 “왼손잡이여서 복식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출전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지만, 오히려 기회로 삼아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대표팀의 최근 성과도 박강현의 각오를 자극하고 있다. 박강현은 “우리나라가 작년까지 2회 연속 결승 진출해 준우승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 복식 조합에 대해서는 “오준성과 남자복식 호흡을 맞춰봤는데 기대가 된다”고 전하며 팀 내 다른 복식 구성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여자 대표팀에서는 이은혜가 첫 혼성단체 월드컵 무대에 나선다. 이은혜는 이달 중순 끝난 프로탁구리그 왕중왕전 파이널스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은혜는 프로리그 성적을 발판으로 대표팀에서도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체력적인 부담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은혜는 “프로리그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체력적으로는 조금 피곤하지만, 첫 출전인 만큼 주어지는 역할에 맞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내에서 이은혜는 단식과 복식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될 수 있는 카드로 평가되고 있다.
혼성단체 월드컵은 남녀를 아우르는 단체전 특성상 감독의 용병술과 선수 운용 폭이 승부를 가르는 요소로 꼽힌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기존 에이스 신유빈에 더해 박강현, 최효주, 이은혜, 오준성 등이 조합을 이루며 다시 한 번 결승 진출과 우승 경쟁에 도전한다.
대표팀을 이끄는 오상은 감독과 석은미 감독은 선수단과 함께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인 중국 청두로 출국한다. 대표팀은 청두 현지에 도착한 뒤 적응 훈련과 전술 점검을 진행하며 30일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 탁구 대표팀은 제3회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2회 연속 준우승을 넘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유빈은 책임감을 강조하며 “메달을 따고 싶다”는 목표를 재차 밝힌 만큼,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전 종목에서의 활약 여부가 한국의 성적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