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에이스로 마침표”…러셀, KB손해보험전 트리플크라운

2025-11-25     임가영 기자

세트 막판까지 숨이 가쁜 랠리가 이어진 인천 경기장에서 관중의 시선은 매 서브마다 러셀의 손끝을 향했다. 대한항공 러셀의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가 네트를 통과할 때마다 KB손해보험 리시브 라인은 흔들렸고, 점수 차가 벌어질수록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러셀은 3세트 24-22에서 서브 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시즌 2호 트리플크라운과 함께 대한항공의 3-0 완승을 완성했다.

대한항공 외국인 공격수 러셀은 25일 인천 안방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2024-2025시즌 남자 프로배구 V리그 2라운드 맞대결에서 후위 공격 8개, 블로킹 5개,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5득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러셀의 맹활약을 앞세워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서브 에이스로 마침표”…러셀, KB손해보험전 트리플크라운 / 연합뉴스

러셀은 한국 V리그 무대에서 네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개막 전까지 러셀은 통산 10개의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남자부 대표적인 ‘테크니션’으로 평가받았다. 러셀은 지난달 26일 KB손해보험전에서 후위 공격 10개, 서브 에이스 5개, 블로킹 3개를 기록하며 올 시즌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시즌 2호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했다.

1라운드에서 러셀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도 대한항공이 KB손해보험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해 활짝 웃지 못했다. 그러나 인천에서 열린 2라운드 리턴매치에서 러셀은 트리플크라운과 함께 팀의 완승까지 이끌며 의미를 더했다.

러셀의 장점은 ‘서브 명인’이라는 별명에서 드러나듯 강력한 서브와 위력적인 블로킹 능력이다. 러셀은 205㎝의 큰 키를 활용한 높은 블로킹과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스파이크 서브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흔들고 있다. 서브 에이스가 나오지 않는 장면에서도 러셀이 서브권을 잡으면 상대 리시브가 흔들리며 대한항공의 연속 득점 기회가 자주 만들어졌다.

이날 경기에서도 러셀의 득점은 수치뿐 아니라 흐름을 바꾸는 장면에서 집중됐다. 러셀은 첫 세트 9-9 동점 상황에서 백어택 득점에 이어 연속 블로킹 득점으로 균형을 무너뜨렸다. 이어 16-13으로 앞선 상황에서는 연속 서브 에이스 2개를 성공시키며 KB손해보험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러셀은 1세트에서만 서브 에이스 2개와 블로킹 4개를 성공시키며 25-19 세트 승리를 주도했다. 대한항공은 러셀의 활약을 앞세워 초반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고, KB손해보험은 리시브 라인을 정비하지 못한 채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도 러셀의 화력은 이어졌다. 러셀은 2세트에서 9득점을 기록했고, 공격 성공률은 66.7%에 달했다. 러셀은 후위 공격과 강서브를 적절히 섞어 상대 수비를 공략했고, 대한항공은 세트 스코어 2-0 리드를 잡았다.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선 3세트에서 러셀은 6득점을 추가하며 무실세트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특히 3세트 24-22에서 기록한 서브 에이스는 경기의 마지막 장면이자 러셀 개인에게는 시즌 2호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하는 한 방이었다. 러셀은 상대 코트 구석을 정확히 찌르는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키며 이날 자신의 세 번째 서브 득점을 완성했고, 대한항공은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확정했다.

러셀은 이날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60.7%, 공격 효율 46.3%를 기록했다. 공격 효율이 50%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이며 양 팀 통틀어 가장 효율적인 공격을 전개했다. 강타뿐 아니라 블로킹과 서브까지 더해진 러셀의 활약은 세트별 주요 승부처마다 존재감을 드러냈다.

러셀은 이번 KB손해보험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추가하며 개인 통산 12번째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했다. 러셀은 이 기록으로 통산 11개의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펠리페 알톤반데로를 제치고 남자부 역대 트리플크라운 부문 단독 5위에 올랐다.

남자부 역대 트리플크라운 최다 기록은 대한항공에서 뛰었던 밋차 가스파리니가 보유한 19개다. 이어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15개, 현대캐피탈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가 14개, 로버트랜디 시몬이 13개를 기록하고 있다. 러셀은 이들에 이어 12개로 단독 5위에 자리했다.

경기 후 러셀은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에 의미를 뒀다. 러셀은 인터뷰에서 “팀으로서 승리해 너무 기쁘다”면서 “집중해서 이길 수 있었다. 7점 차로 뒤지고 있던 것을 이겨 더욱 기쁘다. 경기력이 나와 좋고 팀으로서 승리가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러셀은 선두 경쟁 중인 대한항공이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무실세트 승리를 거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러셀은 트리플크라운 달성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러셀은 “트리플크라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마지막 서브 에이스를 기록해 마지막에 좋은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러셀은 “100% 풀 파워로 서브를 넣으려고 했다. 후위 공격수를 겨냥해 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마지막 서브 장면에서의 구체적인 의도와 전략을 설명했다.

러셀은 올 시즌 들어 KB손해보험을 상대로만 두 차례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1라운드에서는 팀 패배 속에서도 후위 공격 10개, 서브 에이스 5개, 블로킹 3개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2라운드에서는 후위 공격 8개,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5개로 또 한 번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러셀의 서브와 블로킹, 후위 공격을 중심으로 공격과 수비에서 균형 잡힌 경기를 펼치며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무실세트 승리를 거뒀다. 러셀의 트리플크라운이 더해지면서 대한항공은 선두 경쟁에서 중요한 승리를 수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