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에만 3실점”…강원, 마치다에 1-3 완패로 동아시아 9위 추락
춘천 송암스포츠센터를 찾은 관중 앞에서 강원FC가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이미 K리그1 파이널A 진출로 어느 정도 여유를 확보한 상황에서 최정예 라인업을 가동했지만, 아시아 무대에선 일본 마치다 젤비아의 화력을 막지 못했다.
강원은 25일 춘천 송암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 스테이지 5차전 홈 경기에서 마치다에 1-3으로 패했다.
강원은 이달 4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에 0-1로 패한 데 이어 일본 팀을 상대로 ACLE 2연패를 기록했다.
이날 패배로 강원은 리그 스테이지 동아시아 권역에서 2승 3패, 승점 6을 기록하며 9위로 미끄러졌다.
마치다는 승점 8을 쌓아 3위로 올라섰다.
ACLE는 동아시아와 서아시아 권역으로 나뉘어 각 12개 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4경기씩, 총 8경기를 치른 뒤 각 권역 상위 8개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강원은 이날 경기에서 박상혁과 김건희를 투톱으로 내세웠다.
좌우 날개에는 김대원과 모재현을 배치해 공격 라인을 구성했고, 파이널A 확정 이후에도 아시아 무대에서 승점을 노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마치다는 전방에 한국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오세훈과 나상호를 동시에 투입해 공격진을 꾸렸다.
마치다는 지난 22일 열린 제105회 일왕배 결승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초반부터 강원을 몰아붙이며 경기의 흐름을 장악했고, 강원 진영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선제골은 전반 24분에 나왔다.
나상호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 위치한 마쓰야마 아사히에게 높게 띄운 패스를 전달하면서 공격이 전개됐다.
마쓰야마는 곧바로 슈팅을 선택하지 않고 골문 왼쪽으로 파고들던 센토 게이야에게 절묘한 크로스를 올렸다.
센토는 이를 공중에서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골문 구석을 갈랐고, 마치다가 1-0 리드를 잡았다.
기세를 올린 마치다는 4분 뒤인 전반 28분 다시 강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오른쪽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은 시모다 호쿠토가 왼발 중거리 슈팅을 선택했고, 이 슈팅이 그대로 골문을 통과하며 두 번째 골이 됐다.
전반 39분에는 사실상 승부를 가르는 세 번째 골이 나왔다.
강원의 결정적인 수비 실수가 빌미가 됐다.
오른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센토가 서민우를 강하게 압박해 공을 빼앗은 뒤, 수비가 비어 있던 중앙으로 컷백 패스를 연결했다.
패스를 받은 오세훈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중앙을 찔러 3-0을 만들었다.
전반을 0-3으로 마친 강원 정경호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3장의 교체 카드를 가동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정경호 감독의 교체 전략은 일정 부분 효과를 냈다.
후반 11분 강원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추격 골을 뽑아냈다.
김강국이 올린 크로스를 후반에 투입된 박호영이 날카로운 헤더로 연결하며 마치다 골문을 열었다.
박호영의 득점은 올 1월 강원 유니폼을 입은 이후 공식전 23경기 만에 기록한 데뷔골이었다.
추격 의지를 불태운 강원은 이후에도 마지막까지 골문을 두드리며 추가 득점을 노렸다.
강원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공격 전개를 반복하며 마치다 수비를 흔들려 했지만, 추가 골을 뽑아내는 데 실패하며 1-3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강원은 이번 패배로 리그 스테이지 동아시아 9위에 머물며 16강 진출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가 됐다.
반면 마치다는 승점 8을 확보해 3위로 올라서며 상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한편 같은 시간 중국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상하이 선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K리그1 FC서울은 3-1 승리를 거뒀다.
5년 만에 ACLE 무대에 복귀한 서울은 마치다와 같은 승점 8, 2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동아시아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상하이는 1승 1무 2패, 승점 4로 10위에 자리했다.
서울은 후반전에 ‘캡틴’ 제시 린가드의 원맨쇼에 힘입어 승리를 가져왔다.
린가드는 후반 3분 선제골을 넣으며 포문을 열었다.
상하이가 동점 골로 응수한 뒤 4분 만인 후반 16분, 린가드는 절묘한 크로스로 루카스의 추가 득점을 도우며 서울에 다시 리드를 안겼다.
린가드는 이어 후반 32분 페널티 지역 중간에서 황도윤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팀의 세 번째 골을 책임졌다.
서울은 린가드의 2골 1도움 활약을 앞세워 3-1 완승을 거두며 남은 리그 스테이지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