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신문] 임영웅, '마음이 맞닿는 밤'…서로에게 건네는 답장의 무대

2025-11-25     우주안 기자

임영웅의 콘서트는 가장 많은 관람 후기를 만들어내고, 공연장을 찾지 못한 이들에게조차 기대와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공연이 되었다.

매 회차마다 새로운 콘서트 문화를 만들며, 관객과 함께하는 ‘콘서트의 정수’를 완성하는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임영웅/물고기 뮤직

콘서트장 안으로 모인 1만 5천여 명의 들숨과 날숨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려는 듯 하나의 빛으로 이어지고, 무대가 거듭될수록 그곳에 모인 마음들은 꽃봉오리 터지듯 아낌없이 피어났다.

임영웅은 무대 초반부터 관객들의 표정을 하나씩 담아두듯 바라보았다. “여러분 모습을 보다가 가사를 까먹기도 해요.” 연습벌레로 알려진 그가 가사를 잊을 만큼 몰입하는 상대는 바로 영웅시대였다.

서울 콘서트 둘째 날, 임영웅은 '어느 60대 노부부'를 부르며 영웅시대를 향한 눈물을 쏟아 냈다. 그가 유독 이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이유에 대해 "팬들을 보면 겉으로는 울지 않아도 마음으로 슬퍼하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팬들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라고 했다.

임영웅/물고기 뮤직

그러나 그날 무심코 관객석과 눈이 마추쳤고 참아내던 감정이 터지고 말았던 것이다. 어떤 가수가 눈으로 보이지 않는 팬들의 마음 상태까지 읽고 느끼며 노래할 수 있을까!

임영웅은 노래하는 순간에도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는 영웅시대 이상으로 그들에게 집중하며 노래하고 있었다.

그가 흘린 눈물은 곡의 슬픔 때문만도, 무대 완성도를 위한 퍼포먼스도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삶을 함께 채워온 ‘팬들’의 마음을 마음으로 느끼고 있었다.

서로의 시간을 견디고, 서로의 계절을 지나, 그립고 고마운 마음을 함께 채우고 느끼게 해준 '나의 편' 영웅시대를 향한 그의 가장 솔직한 진심의 응답이었다.

그래서 임영웅의 무대는 기술이나 화려한 무대 세트 등 보이는 웅장함으로 설명되는 공연의 범주에 머물지 않는다. 

그의 무대에는 언제나 '인간 대 인간', '너와 나'의 관계가 먼저 성립되는 마음에서 시작해 마음으로 연결된다.

임영웅/물고기 뮤직

대부분의 무대가 실수 없는 완벽함을 추구한다면, 임영웅의 무대는 서로가 서로에게 전하고, 듣고 싶은 ‘응답’의 시간으로 채워진다.

그래서 그의 전국투어 콘서트는 임영웅이 영웅시대에게, 영웅시대가 임영웅에게 전하는 '편지'를 주고받는 우체통과 같다.

그의 목소리가 팬들에게 닿고, 팬들의 마음이 그의 가슴에 되돌아 닿는 시간, 말보다 마음이 먼저 도착하는 대화의 장이 된다.

거대한 공간 속에서 팬들의 표정, 눈빛 어느 것 하나도 지나치지 않는 인간적인 온도를 유지하는 가수, 그리고 그 온도를 지켜내는 팬들, 그래서 그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모든 순간의 무대는 오래도록 '그들만의 잊지 못할 기록'으로 남는다.

임영웅/물고기 뮤직

이토록 간절하고, 애틋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에 불리는 노래들은 임영웅과 영웅시대에게 또 하나의 마음을 만들어낸다.

그중 임영웅이 팬들을 생각하면 만든 곡이라고 했던 '들꽃이 될게요'는 어느새 영웅시대의 마음을 훔치고 팬들의 마음을 가장 정확하게 그려내 노래가 되었다.

때로는 짝사랑의 널뛰는 마음을 표현하듯, 드러나지 않지만, 계절의 틈마다 조용히 피어나, 임영웅의 모든 순간 곁을 지켜온 사람들, 그에게 부담이 될까 숨죽이며 기다렸던 시간들, 그리움을 삼키고 다시 그의 계절이 돌아오면 보이지 않게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들꽃 같은 영웅시대의 존재를 표현하는듯했다.

'들꽃이 될게요'의 노랫말처럼 영웅시대는 그의 곁에서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머물러 왔다.

임영웅/물고기 뮤직

때문에 육신의 나약함으로 시들어가는 시간조차 두렵지 않을 수 있는 건, 서로의 가슴속에 '영원'이란 마음 하나를 심어두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가 오늘을 떠올릴 때, 함께 했던 이 시간이 인생의 최고의 한 장면으로 기억되길' 바랐던 그의 편지처럼 일상으로 돌아온 영웅시대는 오늘을 다시 살아낼 힘을 콘서트를 통해 건네받는다. 

임영웅의 콘서트는 그의 노래를 통해 감동과 행복을 전해 받고, 그를 향한 폭발할듯한 팬들의 함성과 애정은 임영웅으로 하여금 '가수할 맛' 나게 만들어 주는 이유가 되었다.

임영웅/물고기 뮤직

"그 밤, 임영웅과 영웅시대는 오랫동안 서로를 그리워하고 기다리며 마음속에 적어두었던 편지의 답장을 주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