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커스] 배정남, 펫로스 증후군 극복하며 대중의 응원으로 다시 걷다
모델 겸 방송인 배정남이 삶에서 가장 소중하던 반려견 벨의 죽음과 그로 인한 깊은 슬픔, 그리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방송과 SNS를 통해 솔직하게 고백했다. 극심한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을 겪는 모습,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공감과 위로가 힘든 나날을 통과하고 있는 그의 인간적 면모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지난 11월 9일 방송된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를 비롯해, 11월 중순에 이르는 여러 프로그램과 SNS를 통해 배정남은 반려견 벨을 떠나보낸 직후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냈다. “예상보다 고통이 너무 크다”, “살면서 이 이상의 고통은 없을 것 같다”며 자신도 놀랄 만큼 깊은 상실감과 우울감에 휩싸여 있음을 토로했다.
방송에서는 반려동물 전문가의 상담 장면도 비쳤다. 이 자리에서 배정남은 “눈 뜨면 계속 울다가 지쳐 잠든다”, “집에만 있고 나올 수 없다”, “한강을 혼자 걷다가 더 아렸다”며 자신의 슬픔을 적나라하게 고백했다.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펫로스 슬픔 척도 검사를 받은 배정남은 평균(28점)보다 높은 34점이 나와, 상담이 절실히 권장될 만큼 아팠다. 가까운 이와의 이별 뒤에 딸려오는 상실, 죄책감, 무기력, 그리고 사회적 고립까지, 많은 반려인들이 겪는 이 과정을 배정남은 온몸으로 통과하고 있다.
그러나 배정남의 아픔에는 힘이 있었다. 방송과 SNS를 통해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고, 팬들이 보내온 응원에 “혼자가 아니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라며 위로를 받았다. 그 역시 반려동물과 이별한 팬들을 향해 연대감을 보냈고, 동료 배우 이시언·엄정화·이하늬 등도 잇따라 “힘내라”, “벨이 하늘에서 행복하게 있을 것”이라 댓글을 남겼다. 이는 단순한 슬픔을 넘어선, 상실을 통해 나와 타인이 연결되는 순간을 상징한다.
10월 이후, SNS에 남긴 마지막 편지에서는 “아직 심장이 터질 것 같지만 아빠 이제 힘내고 씩씩하게 살게. 가끔 아빠 꿈에도 찾아오고, 산책도 하자”며 벨을 향한 마음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반려견 벨의 재활과 투병, 그리고 이별에 이르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대중과 공유해왔던 배정남은 최근에도 여전히 벨을 그리워함과 동시에 새로운 나날을 살아가려는 의지를 보였다.
동시에 배정남은 벨과의 기억을 곱씹으며, 배우 안보현과의 우정도 SNS에 담았다. 안보현이 선물한 티셔츠에는 벨과 함께한 순간들이 프린팅돼 있었고, 이를 공개하며 “잘 놀고 있지?” “우리 새끼 보고프네”라는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의 반려견 벨은 SBS ‘미운 우리 새끼’에도 여러 차례 등장해 많은 사람이 함께 지켜봐온 ‘가족’이기도 했다.
벨은 2022년 급성 목 디스크로 전신마비 위기를 겪고, 수술과 재활, 그리고 휠체어 훈련 끝에 다시 걸을 수 있을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최근 악성 종양인 근육암 진단과 수술까지 겹치면서, 반려인과 반려동물 모두 길고 험난한 싸움을 이어왔다. 배정남이 밝힌 바에 따르면, 마지막에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2년 가까운 긴 여정이 남긴 빈자리와 그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이번 아픔을 둘러싼 일화 중에는 산책 중 우연히 남성의 시신을 발견했던 사건도 있다. 이 사건 역시 ‘미운 우리 새끼’ 최근 방송에서 밝혀졌으며, 배정남은 “처음엔 누가 운동하는 줄 알았다”며 당시의 충격과 허탈함, 그리고 산책로에 대한 감정까지 방송에서 솔직하게 고백했다. 힘든 기억의 장소를 버리지 못하고, 49일 동안 그 자리에 소주와 막걸리를 붓고, 노잣돈을 묻어주며 고인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는 등, 배정남 특유의 인간미와 책임감이 녹아 있었다.
다시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무속인을 찾아 상담을 받는 장면도 나왔다. 무속인은 배정남 인생에 “한 많은 남자”, “가슴 깊숙이 대못이 박힌 사주”라며 과거 가족사와 인연, 살아온 삶의 진심을 짚었다. 어린 시절 할머니 손에서 자라온 사실, 타인보다 더욱 강인한 척 살아야 했던 성격, 그리고 벨을 잃고 겪는 슬픔에 대한 공감과 위로도 이어졌다.
무속인은 또 “벨의 털을 아직 집에 둔 상태라면 그것을 땅에 묻어 보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아기가 가면서 나쁜 기운을 가져갔으니, 마지막 길을 편하게 해주라”며 눈물 속 이별에도 따뜻한 조언을 덧붙였고, 동시에 “내년부터는 10년 대운이 들어온다. 사업운, 금전운 모두 크게 트일 것”이라는 긍정적 메시지도 전했다.
슬픔 속에도 성장과 변화가 있다. 펫로스 증후군을 겪은 뒤, 대중의 응원과 동료들의 지지, 그리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면서 배정남은 그만의 방식으로 아픔을 성장의 계기로 삼고 있다. 대중 역시 그의 인간적인 고백에 ‘같이 아파하고, 같이 성장한다’는 연대를 보여주며, 스타와 팬, 그리고 사회 전체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모델로서의 독특한 외모와 존재감, 배우로서의 다층적인 캐릭터, 그리고 예능에서 드러나는 인간적인 면모까지. 배정남은 자신만의 인생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상실의 슬픔마저 삶의 일부로 품고 다시 자신과 대중의 한가운데로 돌아오고 있다.
대중의 응원과 함께, 새로운 도전과 치유의 시간을 향해 조용히 한 걸음씩 걸어가는 배정남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