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커스] 드라마와 라디오∙예능까지…주현영,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
애틋한 두 눈빛과 짧은 단발, 순백의 드레스 아래 투명한 미소가 공간을 환하게 채웠다. 시상식장, 드라마 현장, 그리고 라디오 부스까지 배우 주현영의 시간은 어느새 깊은 울림과 변화의 서사로 흐르고 있었다. 최근 ENA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 종영과 라디오 ‘12시엔 주현영’의 휴식, 다양한 행보 속에서 주현영은 자신만의 존재감을 더욱 빛내고 있다.
지난 6월, ‘착한 여자 부세미’ 촬영장을 오가던 중 교통사고를 겪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걱정을 전했다. 다행히 주현영은 경미한 부상 이후 신속히 회복해 현장에 복귀했다고 전했고, 이번 일을 계기로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으며 충전의 시간을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스케줄 사이를 달리던 촉박함 속에서 예상치 못한 밤이 준 쉼표는, 이후 드라마와 라디오 진행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11월, 주현영은 데뷔 7년 차를 맞아 연기 인생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 맡은 백혜지 역은 그간 쌓아온 ‘밝고 발랄한’ 이미지를 벗어나 서늘함과 복합적인 감정을 품은 인물로 변주됐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동그라미로 만개했던 유쾌함과는 또 달리, 혜지라는 인물은 미스터리와 순수를 동시에 안고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주현영은 백혜지 캐릭터를 두고 “유쾌한 얼굴 뒤에 서늘한 면, 양가 감정을 동시에 그려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연기는 단선적이지 않은 감정과 책임감을 필요로 했고, 이 과정에서 “표현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고 뿌듯함을 내비쳤다.
특히 드라마 중반까지 백혜지는 시청자들의 노여움을 사기도 했다. 친구의 짐을 몰래 뒤지고, 때로는 적대자인지 조력자인지 알 수 없는 캐릭터로 호불호가 갈렸다. “시청자에게 미움받는 경험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결말부, 혜지가 우정과 상처를 드러낼 때 변화하는 반응들에서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는 솔직한 고백이 인상적이다.
주현영은 혜지라는 입체적 인물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들였다. 드라마 속 짧지만 강렬하게 남은 발레 장면을 위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와 연습에 매진했으며, “입시 준비하듯 몸살이 날 정도로 동작을 반복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연분홍 니트와 보라색 유니폼 등 의상 하나에도 ‘누군가에게 사랑받고픈 소녀의 내면’을 옷으로 표현하고자 시도했다. 이런 몰입은 극 속 인물이 단일한 감정선이 아닌, 쉼 없이 흔들리는 인간의 복잡함을 고스란히 전했다.
‘착한 여자 부세미’는 ENA 역대 2위의 시청률(7.1%)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고, 현장에서는 배우들과 스태프가 “완전히 마음을 열고 일한 특별한 현장이었다”며 상호 소통과 배려의 문화를 자랑했다. 특히 전여빈과의 호흡에 대해선 “진짜 친언니처럼 다정하게 대해줬다. 연기를 넘어 삶의 선배로, 동료로 서로를 북돋아준 시간”이라며 깊은 애정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반면 ‘주인공의 친구’ 역할에 머무는 것에 대해 주현영은 “아직은 주연 욕심이 없다. 현장 경험을 차곡차곡 쌓고, 더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배우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 속엔 조연의 자리든 주인공이든, 모든 캐릭터에 자신의 온 힘을 쏟고 싶은 진솔함이 담겼다.
2023년 ‘유괴의 날’ 특별출연이 인연이 돼 ‘부세미’로 다시 캐스팅된 사연, 그리고 늘 새로운 캐릭터로 제안을 받는 이유에 대한 답도 인상 깊다. 그는 “작은 역할이든, ‘꼭 현영 씨여야 한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감동받는다. 분량과 상관없이 극에 꼭 필요한 캐릭터가 되고 싶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악마가 이사왔다’, ‘괴기열차’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를 펼치고, 특별 출연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 꾸준함과 성실함을 증명한다.
연예계 내실을 다지고자 외국어 공부와 단기 유학도 진지하게 고민한다는 계획 역시 그의 열린 태도를 보여준다. "내년에 단기 유학을 꿈꾸고 있고, 일본어·중국어·영어 등 다양한 언어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은 배우로서의 성장과 더불어 개인적 성숙을 향한 욕심도 느껴진다.
꾸준한 나눔 실천 역시 주목된다. 유기동물 보호 활동과 익명의 기부 등 조용한 선행을 이어오며 자신에게 주어진 관심을 좋은 영향력으로 돌려주고 있다. 다친 유기묘의 수술비를 조용히 기부한 사실이 SNS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유기동물 관련 글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내 이름이 드러나도 쑥스럽지만, 그래도 좋은 일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시상식장에선 ‘부세미’로 받은 큰 선물과 축하를 품에 안고 감사와 설렘을 드러냈다. “예쁘고 멋진 가수 분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ENA에서 주신 선물까지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엔 주변을 배려하는 따뜻함,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벅찬 여운이 오롯이 담겼다.
드라마에서, 라디오에서, 시상식 무대에서 그리고 일상 속에서. 배우 주현영은 밝은 미소와 깊은 시선을 오가며, 대중의 기억에 하나의 상징적 얼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쉬지 않고 흐르는 변화의 서사 속, 앞으로 펼쳐질 그만의 무대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부세미’ 촬영 현장을 뒤덮은 후끈한 에너지는 대중의 호응과 어우러져 또 다른 비상으로 연결된다. “확정된 일정은 없지만,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어디로 닿을지, 팬들과 업계의 시선이 자연스레 쏠리고 있다.
현재 주현영은 향후 영화와 예능 등 차기작 논의를 이어가며, SBS 파워FM ‘12시엔 주현영’도 휴식 후 다시 마이크 앞에 설 예정이다. 꾸준함과 변화의 이미지로 대중적 사랑을 이어가는 주현영의 행보는 올해 하반기 연예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장의 서사로 남는다.
SBS 파워FM ‘12시엔 주현영’은 11월 17일부터 23일까지는 스페셜 DJ가 진행하며, 이후 재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