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피엠지 "엠넷, 터치드 'MAMA' 출연 제안도 무시했는데…'스틸하트클럽' 출연해달라 연락" [현장]

2025-11-12     김효진 기자

음악 기획사 엠피엠지(MPMG) 이종현 PD가 CJ ENM과 엠넷의 갑질 횡포를 폭로했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전동 엠피엠지 사옥 라운지 엠(LOUNGE M)에서 대기업의 갑질과 횡포에 대한 신고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이종현 PD와 법무법인 정독 김종휘 변호사가 참석했다.

엠피엠지

지난 2022년 7월부터 9월까지 총 12회 방영된 Mnet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은 0.2%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당시 우승팀은 터치드였고, 기존 엠피엠지 소속 아티스트였던 설(SURL)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3위 유다빈밴드, 4위 오월오일, 5위 헤이맨, 6위 W24, 7위 D82, 8위 나상현씨밴드 순이었다.

이종현 PD는 "방송이 끝난 후 담당 PD의 요청으로 만났다. '엠넷 책임자 중 누구도 나타난 적 없고, 관심조차 가져준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방송을 끝내는 게 맞냐'고 물었다. '우리는 몇십억을 잃고, 프로그램은 망했고, 아티스트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약 40일 후 처음으로 자리가 만들어졌다. 당시 엠넷 채널 책임자와 사업 책임자를 만났다. '도대체 뭐가 문제여서 이러시는 거냐'고 물으며, '여기 계신 분들 다 아는 사이인데, 제가 이렇게 큰돈을 들여 프로그램을 의뢰했는데 연락 한 번 없고, 이런 자리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럼 원하는 게 뭐냐'고 해서 두 가지를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첫째, 해외에 출연자들을 알리고 싶었다. 그런데 CJ ENM에서는 어느 나라에서 자기들 서비스가 되고 있는지만 알려줬다. 그래서 '외국 판권을 달라. 어차피 우리가 제작비를 다 댄 거니까, 해외에서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했다. 둘째, 음원 유통을 우리가 직접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우리 쪽에서 맡게 해달라고 했다. 'CJ ENM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처럼 유통을 맡고 싶다'고 해서 허락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제대로 유통을 하지 못했다. 터치드 '하이라이트'가 나오는 날, 음원이 메인에 걸리지도 않았다. CJ ENM의 다른 노래가 걸려 있어서였다. 이런 일들이 수두룩했다. 그래서 '음원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유통 수수료라도 돌려달라. 우리가 직접 유통하겠다. 방송이 끝났으니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전부 거절당했다. '우리 서비스 중인 나라를 제외한 곳만 가능하다. 지금 유통권을 가져가서 다시 하라. 그게 최선이다'라는 답이 돌아왔다"라고 전했다.

터치드 / 엠피엠지

그러면서 "결국 우리는 비용만 내고 IP를 빼앗기고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다른 방송사들이나 투자자들은 기본적인 예우를 해주는데, 여기만 유독 그런 게 없었다. '1위 팀이라도 '마마(MAMA)'에 내보내 달라'고 했더니 '아무나 나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거절당했다"라고 밝혔다.

이 PD는 "애초부터 엠넷은 이 프로그램을 단순히 콘텐츠 하나 만들기 위해 외부에서 돈을 받아온 것뿐이었다. 프로그램을 통해 경연에서 나온 아티스트들에게 어떠한 지원도, 언급도 없었다. 그 친구들을 살리기 위해 우리가 마케팅과 홍보를 직접 진행해 몇몇 팀은 성과를 거뒀다. 프로그램이 너무 안 돼서 우리가 일부 팀의 매니지먼트를 맡을 수밖에 없었지만, 손실이 커서 결국 원래 소속사에 돌려주며 권리를 포기했다. 방송 몇 달 동안 수익이 거의 없어, 우리가 직접 행사들을 잡아주고 적자를 감수하면서 전국투어의 절반을 진행했다"라며 "그러나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던 이유는, 단독 콘서트만으로도 이미 적자 10억 이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회사를 지키기 위해 대관료를 버리면서 전국투어의 절반 이상을 접었다. 나머지 절반은 관객이 없어도 억지로 진행했다. 페스티벌에도 8강 팀 전원을 출연시켰다. 그렇게 끝까지 책임지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CJ ENM에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고, 협상 과정 이후에도 묵묵부답이었다. 그렇게 오늘날까지 왔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밴드 경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락이 올 줄 알았지만, 전혀 없었다. 유일하게 온 연락은 우승팀을 그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레거시를 이어가고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의 요청뿐이었다. 그때 정말 분노했다. 기분이 너무 나빠서 '출연 못 시키겠다'고 했더니, 아무 대응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끝까지 철저히 무시당한 건가, 아니면 회사 전체가 이 사실을 모르고 몇몇 사람의 일탈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지금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나라 경연 프로그램 역사상 이런 전례 없는 일은 처음 겪었고 들어본 적도 없다는 것이다. 제작비를 전액 부담하고, IP를 빼앗기고, 추가 비용까지 요구받으며 방송을 망칠 수 없다는 이유로 또 돈을 내야 했고, 프로그램 결산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엠넷과의 마지막 접점은 2023년이었다. 회사가 세무조사와 감사를 받게 되면서 '제작비 30억 원의 사용 내역서를 달라'는 공문을 CJ ENM에 보냈다. 세무감사를 피하려면 내역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 한마디의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다. 철저히 외면당했다. 지금까지도 어디까지 공유된 일인지조차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