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출근길 묵묵부답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촉발된 거센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조용히 출근했다.

전날 하루 연가를 낸 노만석 대행은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언론과 검찰 내부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청사로 들어가 침묵을 선택했다.

이날 오전 8시 40분경 노만석 대행의 출근길엔 ‘용퇴 요구’와 ‘법무부 차관의 수사지휘권 언급’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앞서 노만석 대행은 대장동 사건 1심 선고 후 항소 포기를 지시하며, 평검사부터 검사장까지 검찰 내부의 집단 반발과 용퇴 요구에 직면했다. 전날 하루 연차를 내고 거취를 고심했던 그는 이날 별다른 언급 없이 출근하며, 검찰 내부의 혼란은 한층 깊어졌다.

항소 포기 결정 과정에서 이진수 법무부 차관과의 통화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무부 외압’ 의혹까지 확산됐다. 지난 10일 비공개 면담에서 노만석 대행은 “차관이 항소에 대한 우려와 선택지를 제시했다. 모두 항소 포기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지휘권 발동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러나 이 차관 본인은 관련 압박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내놨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검에 여러 사정을 신중히 판단해 달라는 의견만 전달했다”며 구체적 지침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노만석 대행은 ‘용산과 법무부의 관계’를 언급하며 내부 혼선과 파장이 수면 위로 올랐다. 평검사, 각 부 과장, 검사장급 참모진까지 모두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상황이다.

검찰 내부 불신이 계속되는 가운데, 노만석 대행의 사퇴 여부가 검찰 지휘 체제와 검란(集亂)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약 노 대행까지 물러난다면 검찰총장 공백이 장기화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노만석 대행은 당분간 거취에 대해 신중하게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이며, 검찰 안팎에서는 후임 인선과 조직 안정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