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속옷 차림으로 체포 거부…특검 “다음엔 물리력 동원”

2025-08-01     김명수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로 무산됐다. 특검은 법 집행에 대한 협조를 촉구하며, 향후 물리력 행사를 통한 체포 가능성을 경고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특검은 1일 오전 8시 30분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다. 오정희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은 수의도 입지 않은 채 속옷만 입은 상태로 바닥에 누워 체포에 완강히 거부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20 ~ 30분 간격으로 총 4차례 체포 요구를 반복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아 집행을 일시 중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신분에 있으며, 특검은 출석 통보를 두 차례 했지만 응하지 않았고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달 31일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일 오전 체포를 시도했다. 당시 특검팀 소속 문홍주 특검보와 검사, 수사관 등 3명이 서울구치소 수용실 앞까지 이동해 체포를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의 거부로 인해 2시간여 만에 철수했다.

특검은 향후 체포영장을 다시 집행할 방침이다. 오 특검보는 “피의자에게 차회에는 물리력 행사를 포함한 체포영장 집행을 완료할 예정임을 고지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어 “피의자는 전직 검사이자 검찰총장, 대통령으로서 법 집행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은 오는 7일까지다.

연합뉴스

민중기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3월 대선 당시 명태균씨로부터 공짜 여론조사를 받고, 같은 해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및 강원도지사 후보에 대한 선거 개입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지난 10일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의해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구속됐으나, 건강 악화를 이유로 조사와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과 관련된 또 다른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포 이정필씨로부터 2022년 6월부터 2023년까지 25차례에 걸쳐 8천여만 원을 받은 뒤, 이씨가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체포 시도 실패에도 불구하고 특검은 법적 절차에 따라 영장 재집행을 준비 중이며, 윤 전 대통령의 체포와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