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깁다 撫癒之心(무유지심)…나의 Vintage 스타 양준일

2025-02-13     황선용 기자

양준일, 그의 노래를 들을 때, 그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그가 무대 위에서 춤을 출 때, 그리고, 그의 눈빛에서 깊은 슬픔이 스칠 때, 나는 그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팬카페에 가입하고 열심히 글을 썼다. 팬카페의 등수가 곧 내 스타의 순위라 믿었고, 양준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반가웠다. 그러나 그의 팬이 된다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즐거운 순간 못지않게  힘든 시간도 길었다.

그가 더 이상 외롭지 않기를 바랐고, 더 많은 이들이 그의 가치를 알아주길 바랐다. 때로는 불편할 수도 있는 글을 기꺼이 쓰면서도, 혼자가 아닌, 연대의 힘을 믿었다. 하지만, 진심이란 게 언제나 환영받는 것은 아니었다. 같은 사람을 응원하는 마음이었지만, 어떤 말들은 칼날처럼 날아와 마음을 베었다. 버거울 만큼 외로운 순간들이 있었다. 허무함이 밀려왔다.

마음을 깁다 撫癒之心(무유지심)…나의 Vintage 스타 양준일 / 양준일 팬클럽

그가 팬들의 뜨거운 사랑과 지지 속에서, 무대에 서고, 노래를 통해 이야기하며 오랫동안 기억되길 바랐다. 무엇이든 힘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밤을 잊고, 마음을 모았다.

지난 1월30일 양준일의 스탠딩콘서트 'CLOSE-UP &PERSONAL' 공연전 그는 그의 유튜브 채널 '빈티지양준일'에 '추우니 일찍오시지 마시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일찍와 기다리고있을 팬들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이다.

1부와 2부로 진행된 이 날의 공연에서 그가 진심을 담아 부르는 노래는 순간적으로 마음깊이 닿아, 왈칵 눈물이 솟았으니, 감정표현과 그 몰입감이 대단했다. 하나의 심장으로 뛰는 에너지를 타고 무대위에 선다는게 이런 순간일까?

마음을 깁다 撫癒之心(무유지심)…나의 Vintage 스타 양준일 / 양준일 팬클럽

서로 통성명이 없었어도 익숙한 얼굴들. 보면 반갑고, 안 보이면 궁금하다. 우리의 이 모든 열정도 언젠가는 식어가고, 원해도 할 수 없을 시간이 올것이다. 그때쯤이면, 이 여정을 담담히 돌아볼 수 있을까?

나는 오늘도 마음을 깁는다.


처음 양준일을 만났을 때, 나는 그의 지난 청춘이 억울해서 내 생명의 시간 10년쯤은 떼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가 늦은 꿈을 펼치려 할 때, 세상은 너무 가혹했고, 그가 홀로 견뎌야 했던 시간은 너무 길었다. BigLips들의 횡포 앞에서, 차라리 내가 대신 돌을 맞고 싶을 만큼 안타까웠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그가 있고,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양준일이 유튜브 채널 '빈티지양준일'에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함께 ‘빈티지’가 되어가고 있다. 한때 잊힌 듯했던 그의 음악은 세월을 견뎌내며 더욱 깊은 의미를 가지게 되었고, 팬들은 그 흐름을 함께하며 같은 시간을 쌓아가고 있다.

마음을 깁다 撫癒之心(무유지심)…나의 Vintage 스타 양준일 / 양준일 팬클럽

그리고 나에게 발렌타인은 'Maybe'를 떠올리게 하는 날이기도 하다. 양준일이 Maybe를 발간한 날도 발렌타인이었기에, 나는 해마다 그 책을 새로 구매한다.

'Maybe'를 읽으면서 나는 한결 여유로워졌고, 부드러워졌으며, 한 템포 느리게 세상을 걸어가고 싶어졌다.

그의 글 속에서 삶의 속도를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어떤 순간이든 편안히,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그렇게 내 마음도 차분해지고 세상도 조금씩 여유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서로 알고 있다. 앞으로 그가 가수로서 꿈을 꾸고 무대에 설 날이 길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하루하루가 더욱 소중하다. 내 하루는 그의 음악과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의 흔적으로 끝난다.

발렌타인. 오늘도  여전히 꼭 말하고 싶다. "그대가 행복할수록, 나는 더 행복할 거라고."

그러니 부디 오래오래 꿈을 꿔주기를. 그가 노래하는 순간이 계속될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변함없이 응원할 것이다. Happy Valentine’s Day, My Vintage Star. YANG JOON 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