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성, 성관계 거부로 이혼 책임 판결받았다가 유럽인권재판소서 승소
CNN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법원이 한 여성에게 성관계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혼의 책임을 물었던 판결이 유럽인권재판소(ECHR)에서 뒤집혔다. 이번 판결은 프랑스 내 여성 권리와 결혼 내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CNN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1955년생으로, 1984년 남편과 결혼해 네 자녀를 두었다. 이후 2004년부터 건강상의 문제와 남편의 폭력적인 위협 등을 이유로 성관계를 거부했고, 결국 이혼 소송에 휘말렸다. 프랑스 법원은 그녀에게 이혼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으며, 여성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이어갔다. 2021년, 프랑스 내 모든 법적 절차를 마친 후 유럽인권재판소에 항소했고, 결국 2025년 1월 23일 승소 판결을 받았다.
CNN 보도에 따르면, 유럽인권재판소는 해당 판결이 여성의 사생활과 가족생활의 존중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결론지었다. 법원은 “국가가 개인의 성생활에 개입할 만한 정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인해 프랑스 법원은 앞으로 성관계 거부를 이혼 책임으로 묻는 판결을 내릴 수 없게 됐다.
CNN에 따르면, 여성의 변호인 릴리아 미센은 이번 판결이 “결혼 생활에서 성관계를 의무로 간주하는 오래된 법적 해석을 폐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의미를 강조했다. 그녀는 “프랑스 법원이 더 이상 가톨릭 교리에 따라 결혼을 해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은 프랑스 내에서 최근 논란이 된 여성 인권 문제들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최근 한 남성이 아내에게 약물을 투여한 뒤 여러 남성을 집으로 초대해 성폭력을 가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으며, 피해 여성은 프랑스에서 여성 인권의 상징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이번 유럽인권재판소 판결이 결혼 내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해당 여성의 이혼 상태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프랑스 법원에서 향후 비슷한 판결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됐다. 여성 인권 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프랑스 법원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결혼 내 성관계가 강요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의미 있는 판례라고 평가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여성운동 단체인 '강간 반대 페미니스트 연대(Feminist Collective Against Rape)'의 대표 엠마뉘엘 피에트는 "이 여성은 15년 동안 싸웠고, 결국 승리를 거뒀다"며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그녀는 “결혼했다고 해서 성관계가 강요될 수 없으며, 강요된 성관계는 강간”이라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이번 판결로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각국의 법률과 사회적 인식이 변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미 결혼 내 성관계를 강요하는 것을 범죄로 간주하고 있으며, 프랑스 역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