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사랑’ 박서진 가수의 진심
낯가림이 심한 박서진 가수는 본인의 심성과는 관계없이 오해를 많이 받지만 그래도 그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결이 곱고 아름다운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감동을 준다.
MBN 현역가왕2 7회(01.14.)에는 그의 심성이 완연히 드러나고, 그것을 알아차리는 분도 등장한다. 7회에서는 본선 3차전에 진출한 현역 20명이 노래 한 곡을 두 명이 파트별로 부르는 ‘한 곡 싸움’이란 경연이 펼쳐졌다. 이 때 김경민 가수는 본선 2차전에서 같은 팀이었던 박서진 가수를 지목하여 본선 3차전 1라운드인 ‘한 곡 싸움’을 펼친다.
박서진 가수는 같은 팀으로 듀엣 미션까지 치뤘던 친한 동생이 자신을 지목하여 당황하면서도 놀랍게도 그 동생에게 많은 배려를 한다. ‘한 곡 싸움’으로 결정한 노래, ‘추억으로 가는 당신’ 에 대한 노래 파트 안배를 김경민 가수에게 양보를 많이 하였고, 노래 부를 때도 힘을 많이 빼서 결사적으로 욕심 내어 부르지 않았다.
그로서는 친한 동생을 상대로 악착같이 승부에 집착하고 싶지 않았고, ‘추억으로 가는 당신’이란 노래를 재해석하여 음 하나 하나에 신경 쓰는 노래 대신 자연스럽게 파도가 살랑살랑 일 듯이, 리듬을 타는 노래로 승화시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마음을 알아차린 마스터 한 분이 계셨으니 그는 윤명선 작곡가이다. 그 분은 다음과 같이 심사평을 하신다.
“(박서진 가수가) 마음이 여려서 동생을 배려한다고, 조금 살살 부른 것 같다. 조금더 긴장감 있게 부르시면 더좋겠다.”
오랫동안 박서진 가수는 과소평가 되어왔고, 온갖 뒷담화와 악평 속에 지금까지 살아왔기에 윤명선 작곡가가 사실을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것이 더 신기할 정도였다.
한편, 가요계의 연로하신 선배 두 분은 그 순간에도 박서진 가수에게 뒷담화를 하였다.
한 분이 “(서진이는) 행사를 많이 하잖아. 몸에 뭐가 배었나면 발음에 긴장감이 없어. 그냥 뱉지. 노래 가사에는 의미가 있는데 (그걸) 가슴에 못 넣어.”라고 말하자, 다른 한 분은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동조한 그 선배는 심지어 심사평을 할 때는 “박서진 씨, 목소리 저음 좋았어요. 깜짝 놀랐어요.”라고 활짝 웃으며 칭찬하신 분이다. 두 선배는 박서진 가수에게 끝내 표를 주지 않았고, 이날 ‘한 곡 싸움’의 승패는 197:103으로 박서진 가수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중들의 ‘공정함’ 덕택이었다.
두 선배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없다. 그들은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니까.
단지 이 대화를 통해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가요계에서 박서진 가수가 받고 있는 처지이다. 가요계에 수많은 가수가 있는데, 그중 가장 저평가 된 가수가 있다면 박서진 가수라고 본다.
품바들과 어울린 장돌뱅이 가수, 행사용 가수 등등의 선입견, 그리고 편견. 그 꼬리표가 아직도 따라다니고 있다.
각 방송사마다 연말에 주는 각종 시상식들의 주인공을 살펴 보면, 시청률과 관련이 높다. 그렇게 본다면 KBS 연예대상에서도 시청률 상승에 공헌도가 높은 박서진 가수가 큰 상을 받아야 마땅하나 박서진 가수는 ‘신인상’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 신인상조차도 감사해했고, 감격해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연예계와 방송계의 평가를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체감하고 있기에 그런 것이다. 녹녹치 않은 현실이다.
다행히 시청률과 화제성에 목마른 서혜진 PD가 박서진 가수의 스타성에 주목하여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였기에 그는 다시는 오디션 경연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결심을 번복하고 ‘현역가왕2’에 도전한 것이다.
세상에 모든 것은 통상 대물림을 한다. 그러나 박서진 가수는 그렇지 않다.
그는 배려 없는 삶을 살았지만 자기와 연이 닿는 선배나 후배들, 동료들에게 따뜻한 배려를 한다. 얼마나 자신도 배려를 받고 싶을까? 인격이 성숙한 사람들 중, 배려 받고 싶은 사람들은 자신의 그런 마음을 투영하여 남을 많이 배려한다고 한다. 그는 끝도 없이 가족을 배려하는 삶을 살다가 어느 날, 그의 모친이 그를 위해 ‘반지’를 선물하자 어색해하며, 고맙다는 표현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백지영 가수가 그 반지를 왜 끼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수줍어하며, “닳을까봐요.”라고 말을 한다. 끝도 없이 모친을 위해 선물하다가 드디어 하나 받은 반지 하나. 그는 그것을 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너무 고맙고 그리고 너무 소중한 것이기에.
2025년 을사년에는 그동안 저평가 된 박서진 가수가 제대로 평가받고, 인정받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by 해피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