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전도연-임지연-지창욱, TOP 배우들이 차린 진수성찬 영화 ‘리볼버’ [무비포커스]

2024-07-31     서승아 기자
※ 해당 리뷰에는 ‘리볼버’의 줄거리와 결말 등 주요 장면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줄평 : 부조리함에 맞서는 투명 인간의 외로움과 용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하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꿈에 그리던 새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던 경찰 하수영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하수영은 뜻하지 않은 비리에 엮이면서 모든 죄를 뒤집어쓰면 큰 보상해준다는 제안을 받고 교도소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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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 하수영의 출소일, 교도소 앞 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생전 처음 보는 정윤선(임지연)뿐이었다. 이에 하수영은 일이 잘못됐다고 직감한다.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보상을 약속한 앤디(지창욱)를 찾아 나선 하수영은 그 뒤에 있는 더 크고 위험한 세력을 마주하게 된다.

“약속한 돈을 받는데 무슨 각오가 필요해”라는 말대로 극을 이끌고 가는 하수영은 어떤 거대한 파도가 밀려와도 그들이 약속했던 7억 원과 아파트를 향해서 직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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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욱 감독은 ‘리볼버’에 대해 “원래 자신의 것이었던 몫을 되찾기 위해 나아가는 여자가 그것들을 돌려받기 위해 어떤 방식을 활용하게 될지 고민했다. 한층 한층 단계를 거듭해 나가는 형식, 그 뼈대에 주인공이 사람들을 한 명씩 찾아가는 이야기를 구성했다. 투명 인간에 가까웠던 한 인간의 분투기”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에 말처럼 ‘리볼버’는 잃어버린 대가를 되돌려받기 위해 나아가는 하수영의 직진 서사 위로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며 만들어지는 심리적 긴장감과 촘촘한 서사를 뜨겁게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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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를 찾기 위해 포기 없이 직진하는 하수영의 건조하고 냉한 얼굴을 완벽하게 연기한 전도연, 약속과 책임 따위는 쉽게 내버리는 광기의 얼굴 지창욱, 조력자인지 배신자인지 가늠할 수 없는 묘한 얼굴의 임지연까지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더해져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보인다.

여기에 김준한, 김종수, 정만식 등 저마다의 존재감으로 극을 풍성하게 만든다. 과거의 동료도 정의도 내버린 신동호 역의 김준한, 앤디가 버린 책임을 수습하는 본부장 역의 김종수, 눈치와 줄타기로 살아남은 조 사장 역의 정만식까지 주인공들과 얽히고설키며 긴장감으로 극을 이끌 이들의 노련하고 묵직한 연기 내공은 ‘리볼버’에서도 빛을 발한다.

오승욱 감독은 “부조리하고 절망적인 상황과 맞서며 자신의 삶을 되찾으려는 하수영의 외로움과 용기를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결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리볼버’는 인물들 모두 하수영을 투명 인간으로 여겼다가 점점 자신의 육체와 뼈를 찾고 인간이 돼 가는 과정을 그린다. 하수영은 총을 쥐고도 사람을 죽이지 않고 나락에 떨어지지 않은 채 결국 돈을 얻고 ‘리볼버’는 결말에 치닫는다. 

하지만 돈을 얻은 후에도 하수영은 미소 한번 짓지 않고 냉소적인 표정으로 소주를 마시며 ‘리볼버’는 막을 내린다. 아무 감정을 읽을 수 없는 하수영의 표정은 화려한 액션신보다 깊은 여운을 남긴다.

‘리볼버’는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