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 오재원, 1심 징역 2년6월…法 "죄질 불량해" 질타 [이슈종합]

2024-07-26     유혜지 기자
야구 국가대표 출신 오재원이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한대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등) 등 혐의로 기소된 오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약물 재활 프로그램 이수와 추징금 2400여만원을 명령했다. 오재원과 함께 기소된 지인 A씨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오재원 / 연합뉴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마약 동종 범죄로 기소유예라는 관대한 처분을 받았음에도 수개월 만에 범행을 저질렀고, 장기간에 걸쳐 취급한 마약의 양이 많다"며 "지인까지 동원하는 등 죄질과 수법이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이 사건 범행 전 보복협박 혐의 외 나머지 부분은 자백하고 반성한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1년간 총 11회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0.4g을 보관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89회에 걸쳐 지인으로부터 수면유도제인 스틸녹스정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 필로폰 투약을 신고하려는 지인을 저지하기 위해 망치로 휴대전화를 내리치고 협박하며 멱살을 잡은 혐의 등도 적용됐다.

재판 과정에서 오씨 측은 마약류와 관련한 범죄 혐의는 인정했지만 "A씨를 보복할 목적으로 협박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지난 19일 진행된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5년 및 추징금 2474만원을 구형했다. 

오씨는 최후변론을 통해 "물의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 매일 반성하고 있다"며 아버지와 어머니 등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해 반성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지만 모두 내가 잘못한 길로 빠져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다시는 약에 손대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다시 한 번 약에 의존해서 내 자신을 갉아먹는 짓을 하지 않겠다. 남은 인생을 속죄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라는 의지를 다졌다.
오재원/ 뉴시스 제공

오씨는 지난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2022년 은퇴할 때까지 16시즌 동안 두산 베어스 한 팀에서만 뛰면서 3번(2015, 2016, 2019년)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특히 오씨의 수면제를 대신 처방받아 건넨 이들 중에는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13명과 두산 베어스 트레이너 1명도 포함됐다. 현직 야구선수 9명은 모두 오씨의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 소속이다. 오씨가 운영하던 야구 아카데미 수강생의 학부모도 오재원의 부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은 3월 오씨를 검찰에 송치한 뒤 그와 연루된 이들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