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이 조정석했다…영화 '파일럿', 세대 대통합 이룰 기대작 [무비포커스]
2024-07-16 정은영 기자
한줄평 : 올 여름 제대로 강타할 '조정석표 위트'가 온다
뮤지컬 '헤드윅'에서 드랙 퀸 역할을 맡았던 조정석이 이번에는 '여자 한정미'로 돌아왔다.
오는 31일 개봉 예정인 영화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다.
해당 영화에서 한정우는 "승무원은 아름다운 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후, 녹음 파일이 퍼져 실직하게 된다.
영화 '파일럿'은 2030 세대와 6070세대를 동시에 사로잡기 위해 공들여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MZ세대의 이목을 이끌기 위해서는 실제로 인기리에 방송 중인 '유퀴즈' 출연 장면을 삽입하는가 하면, 인스타그램 릴스 등 각종 숏폼을 활용해 '현실 밀착형' 연출을 보여줬다.
또한 극중 한정우의 어머니가 가수 이찬원의 열성팬이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이와 관련해 김한결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실제로 자신의 어머니가 TV조선 '미스터 트롯'을 보고 난 후 이찬원의 팬이 됐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한정우의 어머니는 이찬원 덕질 유튜브, 일명 '덕질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찬원이 방문한 카페 등을 '성지순례'하는 재미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이밖에도 파일럿의 '현실 밀착형 연출'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정우의 친동생인 한정미가 ASMR 뷰티 유튜버라는 설정 역시 흥미롭다.
작은 소리로 귓가를 자극하는 ASMR 콘텐츠는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가수 아이유와 프로미스나인 지선 등 많은 연예인들이 실제로 ASMR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이기도 했다.
솔직하고 당찬 캐릭터인 윤슬기(이주명 분)와 한정미에게 열심히 플러팅을 하는 서현석(신승호 분) 역시, 흔하진 않겠지만 현실에서 충분히 마주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다만 한정우가 여장을 하고 한정미로 변신한 이후,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과정은 다소 의문을 자아낸다.
모종의 사태에서 승객들을 구출해내고 한 순간에 스타가 된 한정미는 잡지 화보 촬영과 광고 촬영을 하며 행복한 날을 보낸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무서워하지 않고, 자신을 향한 관심을 즐기며 비행 스케줄을 급기야 뒤로 미루기까지 한다.
해당 사태를 관전한 누리꾼은 "그래도 한정우가 사람은 구했지 않냐"라는 댓글을 달기도 한다.
한정우는 실직한 이후 자신의 금전적인 이익을 위해서, 재취업을 해야 했다. 그는 아무 곳에서도 자신을 받아주지 않아 급기야 여자로 위장했다.
그는 자신의 절친이 된 윤슬기에게도 정체를 밝히지 않았고, 한정미로 변신한 후 자신의 어머니와 인증샷을 찍으며 어머니를 속였다.
한정우는 결국 모든 걸 내려놓는다. 비행기를 향한 사랑만을 간직한 채. 영화의 맥락을 따라가다 보면 한정우의 '웃픈'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된다.
웃음 가득한 장면들 속에 묵직한 메시지가 숨겨진 영화 '파일럿'이 과연 올 여름 극장가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