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우주서도 포기 못한 K신파…이번에도 통할까 [무비포커스]

2023-07-28     한수지
※ 해당 리뷰에는 '더 문'의 줄거리와 결말 등 주요 장면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줄평 : 우주에서까지 K신파가 등장할 줄이야

한땀한땀 공들여 빚은 VFX 기술력에 한국적 정서를 녹였다. '신과 함께'로 쌍천만 신화를 쓴 김용화 감독표 K신파가 이번에도 통할지 궁금해진다.

영화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다. 

김용화 감독는 이번엔 사후세계가 아닌 우주로 무대를 옮겨 철저한 자문을 통해 영화를 완성했다.
CJ ENM
경이로운 우주의 스케일에 놀랄틈도 없이 영화는 시작부터 신파를 예고한다.

한국은 유인 달 탐사선을 띄우겠다는 의지로 5년 전 '나래호'를 발사했으나, 폭발사고로 우주인들을 모두 잃었다. 뼈 아픈 실패 후 국제우주연합을 탈퇴한 한국은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술로 2번째 탐사선 '우리호'를 띄우며 심기일전에 나선다. 황선우(도경수)는 달로 떠난 세명의 대원 중한 명이다. 

작전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태양풍으로 기체에 문제가 생기고 이를 수리하던 두 명의 대원이 목숨을 잃는다. 선우가 우주에서 고립된 가운데, 단 한명의 대원이라도 살리기 위해 전임 우주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이 나선다. 

재국의 전부인이자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NASA) 유인 달궤도선 메인디렉터인 윤문영(김희애)도 여기에 동참한다. 
CJ ENM
자신을 괴롭히던 과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재국은 어떻게서든 선우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이 번번히 수포로 돌아가며 선우는 끝없이 죽음의 위기에 놓인다. 이 지지부진한 과정들이 관객들의 눈꺼풀을 무겁게 만드는 극악 요소로 작용한다. 

끝날듯 끝나지 않는 선우 구하기가 지쳐갈때쯤 선우와 재국의 숨겨진 과거 서사가 드러난다. 

재국이 필사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어느정도 납득을 시키나, 억지 눈물을 뽑아내는 감동 코드의 반복이 오히려 눈물샘을 메마르게 한다. 

영화는 인류애에 기댄다. 자신의 직위를 버리면서까지 선우를 구하려는 문영의 행동은 오직 선의, 인류애로만 포장되며 개연성을 무너뜨렸다. 극한의 효율성과 개인주의가 우선시되는 현실에서 이 같은 무조건적인 인류애가 공감을 얻을지 미지수다. 

국내 최정상 기술력으로 구현한 광활한 우주에서도 결국 남은 건 K신파였다. 다만 '신과 함께'의 성공이 그러했듯 이번 역시 대다수의 관객을 울린다면 흥행이 가능할지도. 오는 8월 2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