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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넘고싶어"…900만 유튜버 '크레이지 그레빠'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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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편집팀 기자)

무뚝뚝한 표정의 한 여성이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 눈을 지그시 감는다. 곧이어 눈썹과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의미를 알수 없는 옅은 미소를 짓는다. 유튜브, 틱톡과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시그마 밈(meme·유행 콘텐츠)'이란 이름으로 유행하고 있는 표정이다.

시그마 밈은 숏폼 크리에이터들이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 '패트릭 베이트먼'이 미소짓는 표정을 따라하는 영상을 만들면서 확산하기 시작했다. 시류를 따르지 않는 '마이웨이형' 캐릭터를 묘사할 때 주로 사용된다.

이 밈에 여성 캐릭터를 대입해 전 세계적인 유행을 만들어 낸 한국 유튜버가 있다. 2일 현재 927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크레이지 그레빠(CRAZY GREAPA)의 운영자 그레빠(36·활동명)와 신체리(26·활동명)가 그 주인공이다. 뉴시스는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그레빠와 신체리를 만나 유튜버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그레빠와 신체리는 영상 크리에이터가 되기 전 부산에서 함께 댄스 학원을 운영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지고 학원을 운영하기 어려워지면서 전업 유튜버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레빠는 "학원 홍보도 할 겸 해서 댄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며 "그냥 댄스 영상을 촬영해서 올리는 게 아니라, 예술병이 좀 있었는지 멋있게 찍고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지게 돼 계속 공부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신체리는 "2019년 정도부터 재미삼아 시작했다. 그 때는 댄스 영상을 조금씩 올렸는데 그레빠의 캐릭터가 엄청 세다보니 영상에 재미 요소를 조금 넣었을 때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댄스를 조금씩 빼면서 그레빠의 취향이 많이 반영한 영상을 만들게 됐고, 점점 코미디 장르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크레이지 그레빠의 숏폼 영상은 독특하다.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로 짧은 상황극을 만들지만 가족물이라기 보단 블랙코미디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밤거리 힙합 클럽에서 흘러나올법한 퐁크(phonk) 음악이 배경에 깔리고 영상의 분위기는 대개 어두침침하다. 등장하는 캐릭터도 이질적이다. 신체리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동요하지 않는 무표정하고 무뚝뚝한 아내 캐릭터를 연기한다. 그레빠는 아내에게 휘어잡혀 사는 약간 모자란 남편으로 그려진다.

크레이지 그레빠를 인기 유튜버로 만든 대표 콘텐츠는 '시그마 걸'이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던 '시그마 밈'을 여성 캐릭터에 적용했다. 시청자들은 신체리의 독특한 캐릭터, 그레빠 만의 독창적인 개그 코드, 그리고 크레이지 그레빠 만의 영상미와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시그마 걸로만 1억 뷰가 넘는 영상 10여개를 만들어냈다. 1000만회를 넘는 영상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숏폼을 잘 만드는 방법에 대해 묻자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그레빠는 "기술적으로 잘 만드는 방법은 되게 많다. 그런데 나는 이게 단거리가 아니고 장거리 달리기라고 생각한다"며 "영상 하나가 1억뷰를 찍었다고 하더라도 그걸 찍고 그만둘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매일매일 올릴 수 있는 근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크레이지 그레빠는 자신만의 색이 담긴 영상을 만들기 위해 카메라 구도, 조명, 영상문법 등에도 세심하게 신경쓴다. 편집과 촬영도 직접 한다는게 원칙이다. 그렇다고 자기 만족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들과 눈높이를 맞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확고하다. 본업인 춤을 포기하고 생계를 위해 영상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신체리는 "댄스 학원을 그만두고 전향을 했을 때는 엄청 무모했다. 당시에는 틱톡도 (팔로워가) 30만명 정도 밖에 안 됐고, 유튜브도 그레이지 그레빠 채널 없이 구독자 10만 정도인 내 댄스 채널 밖에 없었다. 수익적인 부분도, 성장률도 너무 낮았다. 거의 모든 것을 걸고 그레빠와 이를 갈고 했다."고 회상했다.
뉴시스 제공
이들은 크리에이터가 되기로 결심한 뒤 부산을 떠나 대전에서 생활을 하게 됐다. 그리고 2년 만에 성공을 거두고 최근 서울로 이사했다.

신체리는 "(서울에) 온지는 6개월 정도 됐다. 크리에이터로 먹고 살아보자고 결심하면서 주위에 지인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해보기로 했다. 주변에 친구들이 많으면 집중을 못할 것 같아서였다. (처음부터) 서울로 올까 고민도 많았지만 월세 내기도 힘들고 해서 중간에 먼저 대전을 찍고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그마 걸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인도, 미국,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국의 시청자가 이들의 팬이다. 여러 숏폼 크리에이터들도 시그마 걸을 이용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크레이지 그레빠 채널은 튜브가이드의 유튜브 주간 순위에서도 매주 빠지지 않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정도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그레빠는 항상 목표를 세운다. 2022년을 앞두고 '100만 유튜버 되기'와 '월 1000만원 벌기'를 목표로 세웠고, 이를 달성했다. 올해를 맞으면서는 '1000만 유튜버 되기'와 '월 1억원 벌기'로 목표가 10배나 커졌다. 현재 구독자 수는 900만명을 넘어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고 그는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코웃음치는 '장기 목표'도 하나 세워두고 있다.

그레빠는 "(유튜브 구독자) 한국 1등이 블랙핑크다. 8900만명 정도다. 그래서 우리는 1억명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다."며 "블랙핑크를 이긴다는 말은 성지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만명이 되기 전에 (블랙핑크를 넘겠다고 하면) 전부 다 미쳤다고 했다"며 "(구독자) 1000만이 된다고 했을 때도 다 미쳤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정말 그레이지 그레빠가 목표를 이루는 날이 올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얘기를 듣는다면 웃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을 만나보니 막연한 기대감이 들기도 한다. 이들은 그만큼 크리에이터로 성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영상 제작에 생을 갈아넣었다. 그리고 무모해보이는 이들의 말은 계속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고 있다.



* 이 기사는 제휴통신사 뉴시스의 기사로 본지의 취재/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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