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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뮤직] ‘싱어게인’ 30호, 가수 이승윤의 노래들…보편적 위로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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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은혜 기자) 오디션 무대가 마치 공연장이라도 되는 듯 움직이는 몸짓이 놀라웠고, 음색과 가창력이 귀에 남아서 관심이 갔다. 그래서 ‘싱어게인'의 30호가 아니라, 가수 이승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30호‘가 아닌 이승윤이 그동안 발표해 온 음악들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생각을 담아낸 가사에 있다. 이승윤의 이야기가 담긴 곡 중 세 곡을 소개하려 한다.

# 무얼훔치지
 
JTBC '싱어게인' 화면 캡처
JTBC '싱어게인' 화면 캡처
 
발표 당시에는 음원 사이트에 공개됐었지만, 지금은 없다. 이승윤의 유튜브 채널에서만 들을 수 있다. 앨범과 동명인 ‘무얼 훔치지'는 담백한 멜로디와 놀라울 정도로 섬세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또, 곡의 어떤 부분은 절절하기까지 하다.

“옷장에 숨겨 놓았던 꿈들을 몇 벌 꺼내서 입으려다 그냥 말았어. 어울리지 않잖아. 낡은 하늘에 밝은 미소를 건넬걸 왜 내가 바라 볼 때면 녹슬어 있는지. 노을을 훔치는 저기 언덕을 가도 멀찍이 태양은 언제나 멀지.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난 무얼 훔치지”

“날짜들 보다 오래된 발자국처럼 노래가 신발 아래서 들려와 포기하려 했는데 낡은 마음에다 노래는 밝은 미소를 건네 와 왜 내가 바라보아도 녹슬지 않는지. 난 눈물을 훔치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꿈. 나아질 듯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무얼 훔치지'라고 읊조리던 이승윤은 결국 ‘눈물을 훔치지'라고 자조한다.

이승윤의 이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이상과 괴리 앞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타협하거나, 도전하거나, 눈물을 보이는 것이 사람들의 보편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영웅 수집가
 
JTBC '싱어게인' 화면 캡처
JTBC '싱어게인' 화면 캡처
 
이승윤이 솔로 가수로 발표한 가장 최근의 곡이다.

노래를 듣다 보면 다른 사람을 자신의 기준에 맞춰서 생각하고 행동과 언어에 의미를 부여하지만, 그 기준에서 조금만 벗어난다면 금세 적이 되는,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불특정하지만, 비슷한 사건들이 떠오른다.

누군가의 아픔과 비극마저도 당사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그리고 동의 없이 어떤 메타포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노래 속 가사에 무게감이 더해진다.

이승윤은 ‘영웅 수집가'를 소개하며 “대중으로 지지자로 팬으로 편으로 조력자로 댓글러로 기타 등등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격려와 지지라는 포장지로 된 나의 욕망을 누군가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저 누군가의 어떤 모습에 자기 욕망을 투영하고 있을 뿐, 그 누군가의 삶을 진정으로 응원하고 있진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가수 이승윤의 생각은 가사에 그대로 드러난다.

“그토록 찾아 헤맨 사람을 만난 것 같아. 아마도 나의 영웅이야 어쩌면 저렇게도 올곧고 위대한 건지. 끝까지 나는 따를 거야. 다만 내가 원할 말만 영원히 하면 돼. 걸음걸이도 한치도 어긋나지만 않으면 돼.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 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우리는 누군가의 잘못을 쉽게 용서하지 않는, 다른 사람을 너무도 쉽게 미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승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모두 생각해 봐야 할 주제를 경쾌한 멜로디 위에 풀어놓았다.

#무명성 지구인
 
JTBC '싱어게인' 화면 캡처
JTBC '싱어게인' 화면 캡처
 
이 노래는 마치 '싱어게인'의 주제곡 같다. '싱어게인'의 부제는 '무명가수전'이다. 참가 자격도 자신의 이름으로 낸 음악이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그리고 참가자들은 탈락 전까지는 모두 숫자로 불리고, 숫자로 자신을 소개해야 했다.

이승윤이 발표한 '무명성 지구인'은 이런 상황들과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이름이 있는데 없다고 해. 명성이 없으면 이름도 없는 걸까”라고 물으며 시작하는 이 노래는 가수로 활동하며 그가 느꼈을 감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승윤은 '젊음'을 '빚더미'로 표현하고, 뭔가를 하고 있지만 그게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또한, 자신이 무의미한 발자취고, 자신의 이름을 기억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는 말에 숨겨진 슬픔을 찾아낸다. 신이 만들어 낸 수많은 식물의 종들처럼 이름 하나 새기지 않는 삶이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신도 이름이 없다는 것을 기억해낸다.

이 이야기는 비단 이승윤만의, 음악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스스로 무엇인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목표를 쫓는 사람들, 꿈을 좇는 사람들.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품고 있는 작지만 큰 질문이다.

가수 이승윤이 그동안 발표해 온 많은 음악이 그렇다. 평범한 질문이지만, 반드시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주제들을 자신의 언어로 풀어 놓았다.

'싱어게인'의 이선희는 이승윤의 무대에 대해 “기대 없이 봤다가 '기대 이상이네?'였는데, 지금은 마음껏 기대 돼.”라고 말했다. 이승윤의 노래도 비슷한 결이다. 위로를 받을 줄 몰랐는데, 듣는 사람이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이 가수가 또 어떤 음악을 내보이게 될지 기대된다.

'싱어게인'을 통해 '30호 가수' 이승윤이 됐다. '30호'라는 숫자를 벗어난 이승윤이 솔로 가수로, 밴드 알라리깡숑의 보컬로 어떤 행보를 보여주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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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선 2022-01-01 13:41:15
이렇게 좋은 기사가 추천수가 적은게 아쉽네요.
이승윤은 철학적인 가사를 적는 싱어송 잘생긴 라이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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