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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You Gun), “‘어디로 갈까요?’에 진짜 내 감정 담았죠” [인터뷰 Interview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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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최영아 기자) 배우에게 뚜렷한 이미지가 없다는 건 약점일 수 있지만 돌려 말하면 어떤 옷을 입어도 어울릴 여지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건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렇다. 지능발달장애를 가진 청년 '하루'로 데뷔한 이후 파이터, 검사, 아이스하키 선수 등 매번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어디로 갈까요?'에서는 택시기사로 분했다.


'어디로 갈까요?' 개봉에 앞서 배우 유건을 만났다. 군입대 전 크랭크업해 촬영 당시 기억이 흐릿해졌다고는 했지만 유건에게 이번 영화가 주는 의미는 커 보였다.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어 촬영 현장을 곱씹던 그는 "심적으로 힘들었을 때 만난 작품"이라고 했다.

▲ 유건(You Gun) / 서울, 톱스타뉴스 최규석 기자

"'어디로 갈까요?' 준호는 저와 많이 닮아 있었죠"


영화 '어디로 갈까요?(감독 진승현, 제작 진진엔터테인먼트필름)'에서 유건은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한 채 부산에서 택시기사로 살아가고 있는 '준호' 역을 맡았다. '준호'는 첫사랑을 찾아 부산에 내려온 '희영(김규리 분)'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는 인물이다.


촬영은 2011년에 마쳤지만 군입대로 인해 2년만에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유건은 "개봉을 해서 정말 좋다. 지금 감정으로 보면 '왜 저렇게 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영화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개인적으로는 연기하면서 어떤 작품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찍었다. 그래서 관객 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유건은 극중 '준호'와 닮은 점이 많다며 "촬영하면서 캐릭터와 실제 내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군대 갔다 와서 좀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군입대전) 굉장히 혼란스러웠던 시기였기에 배우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연기했던 것 같다. 27-8살때 이 작품을 만났는데 매니저도 없이 내가 운전하고 스케줄을 정리했다. 여러모로 힘들었을 때 '준호'를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배우로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고 여러 일이 겹치면서 마음이 복잡했던 시기였다는 유건은 "'준호'와 내가 가장 비슷했던 것은 겉으로 자신을 많이 표현하는 듯 하지만 그 안에 많은 걸 숨기고 있다는 점이다. 나도 가족들과 오래 떨어져 살았다. 가장 친한 친구 3명이 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잡았지만 당시에는 그 친구들이 힘들어하던 시기여서 내가 힘들다는 표현을 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걱정은 많아지고 어디다가 속을 털어놓을 곳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 그런 감정이 더 솔직하게 표현된 것 같다"고 했다.

▲ 유건(You Gun) / 서울, 톱스타뉴스 최규석 기자

"편했던 촬영 현장, 애드리브도 절로 나왔어요"


유건은 이번 영화에서 4살 연상 김규리와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2009년 MBC 드라마 '멈출 수 없어'에 함께 출연한 인연으로 김규리와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스스럼없이 촬영을 마쳤다고. 유건은 "전 드라마에서 내가 오빠 역할로 나와서 말도 편하게 하는 사이다. 처음 보는 여배우였으면 더 연기하기 불편했을 텐데 누나가 편하게 해줘서 촬영할 때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사전 리허설 할 때도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극중 캐릭터상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연기가 어렵지 않았냐고 묻자 부모님 고향이 대구라 부산에도 자주 갔단다.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대본상에 사투리에 대한 설명이 없고 원신 원컷이 많아 애드리브가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한다.


"평소에는 대본에서 안 벗어나려는 편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사투리를 써서 신이 나서 그랬는지, 캐릭터와 내가 비슷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생각나는 애드리브가 많았다.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시고 많이 허락해주셨다. 어떤 경우에는 대본을 그냥 지우고 하라고 하시기도 했다.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어디로 갈까요?'는 호서대 영상미디어전공 교수 진승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제자들이 스태프로 대거 참여했다. 유건은 "당시 졸업반 학생들이 현장 스태프로 함께해서 서투른 점도 있었지만 좋았다. 촬영 끝나고 술자리에서 얘기도 많이 했다. 학생 때 작품 만들던 생각도 나고 재미있었다"며 "촬영 기간이 두 달 정도였기에 일정이 빠듯했다. 부산에서 숙소를 잡고 지냈는데 하루하루 몰아치듯 촬영하다 보니 감정을 잃지 않고 쭉 유지할 수 있었다. 날씨도 정말 잘 따라줬다. 비가 와서 촬영 못한 날은 하루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유건(You Gun) / 서울, 톱스타뉴스 최규석 기자

영화 속 이야기의 줄기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운명처럼 만난 두 남녀의 사랑이다. 실제로도 운명을 믿는 편이지만 군대를 다녀온 후 조금 변했단다. 유건은 "군대 가기 전에는 나쁜 일이 있어도 좋은 일이 생겨도 다 내게 올 일이었나 보다 했다. 주위에서 '참 걱정 없이 산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겉으로는 걱정 없어 보이지만 혼자서는 생각에 대한 정리를 많이 해야 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일기 쓰는걸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언젠가 예전에 썼던 일기를 꺼내봤는데 지금의 감정과 너무 똑같더라. 작년도 재작년도 비슷했다. 3년동안 나는 발전이 없었나 싶어 멘붕이 왔다. 연말에 우울해지는 것도, 걱정하고 힘들어했던 점도 똑같았다. 나름 인생에 굴곡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군대에 갔다 오면서 조금씩 바뀌었다"고 군 생활이 가져다 준 변화를 언급했다. // 인터뷰(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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