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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You Gun), “군대서 연애관-인생관 다 바뀌었어요” [인터뷰 Interview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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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최영아 기자) 유건의 기억 속에 2년여의 군 생활은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심적으로 지쳤을 때 군 입대를 해 당시의 혼란과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됐다며 "개인적으로 군대는 정말 잘 갔단 온 것 같다"고 회상했다. 2011년 3월 입대해 2012년 12월 제대한 그는 1년 동안은 조교로 일반 병사와 군 생활을 했고 그 뒤로 홍보지원대 연예병사로 복무했다.


"처음에는 풀 깎는 게 일이었다. 매일 풀만 깎으니까 무념무상이 됐다. 하루 종일 깎고 다음날 일어나보면 또 자라있었다. 얘네들이 쉬게 해주지 않더라.(웃음) 홍보지원대에 가서는 동종 업계 선후배들을 많이 만났다. 최고선임이 배우 이준기씨였고 이동건, 박효신, 개그맨 양세찬과 그 밑으로 비(정지훈)씨부터 김재욱, 임주환 등 여러 명 있었다"

▲ 유건(You Gun) / 서울, 톱스타뉴스 최규석 기자

유건은 "연기자고 가수고 개그맨이다 보니 다들 너무나 개성이 달랐다"며 "군대에서는 협동이 되야 하는데 다양한 사람들을 한군데 모아놓으니 제각각이었다. 가명이랑 본명도 헷갈리고 나이차도 있어서 처음에는 얘기하기 힘들었는데 조금씩 맞춰나갔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속을 터놓고 말하다 보니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군대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속의 고민들을 조금씩 해결해갔다. 사실은 대화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군대에 있는 동안 사랑에 대한 감정도 바뀌었다. 군입대 전에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사랑이었다고. 사랑이 인생의 목표였고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군 시절 오랜 연인과 헤어지고 마음의 변화가 찾아왔단다.


"군대 밖에 있었으면 술을 마시거나 친구들을 만나면서 이별의 아픔을 이겨내려 했을 거다. 군대에서는 다른 방법이 없고 훈련 끝나면 라디오 듣거나 책보고 그게 다였다. 마음이 아픈데도 낮에 풀을 열심히 깎아서 그런지 잠은 잘 왔다. 평소 생각이 많아 잠들기까지 오래 걸리는데 군대에서는 눈감으면 자고 눈뜨면 해가 떠 있더라"


유건은 "군입대 전 모든 일상이 여자친구에 맞춰져 있었다. 혼자 떨어져 오래 지내다 보니 그 친구에게 가족 같은 걸 바랐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욕심이었고 그 친구에게는 무거운 짐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너무 많은 부담을 줬다. 군입대하고도 헤어지기 전까지는 여자친구 생각만 했다. 군대에서 이별을 통보 받았을 때 마음이 공허했다. 조금씩 나한테 투자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내 패턴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 유건(You Gun) / 서울, 톱스타뉴스 최규석 기자

군생활이 준 변화를 하나씩 되짚으며 회상에 잠긴 유건에게 "군대에 대한 의미가 정말 남다른 것 같다"고 하니 그도 동의한다. 연애관부터 직업관, 인생관까지 그 전과 후가 확 바뀌었다.


유건은 "수년간 떨어져 살던 부모님께도 군대에 있을 때 연락했다. 아버지는 미국에 어머니는 대구에 계신데 오랫동안 연락을 안 했었다. 군대에서 처음으로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죄송스러운 마음에 전화를 해서 울다가 끊은 기억이 난다. 이제 내 멋대로 살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가족 얘기를 하며 고모인 성악가 조수미가 해준 조언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다. 그는 "대충 일 할거면 이쯤에서 그만두고 정말 목숨 걸고 뛰어들 거면 정말 중요한 시기니까 열심히 해라고 하시더라. 그러다 보면 자기 욕심을 챙길 수 밖에 없고 남들한테 이기적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어디선가 그런걸 이해해줄 수 있는 여자가 나타나면 하늘에서 준 선물이니까 놓치지 말라고 하셨다. 결혼은 정말 그런 것 같다. 하늘에서 내려올지는 모르겠다"며 웃어 보였다.

▲ 유건(You Gun) / 서울, 톱스타뉴스 최규석 기자

유건은 2006년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으로 데뷔 이후 꾸준히 작품에 출연했다. 제대 후에는 영화 '어디로 갈까요?' 개봉과 더불어 KBS 1TV 일일드라마 '지성이면 감천'에서 방송국 PD '한재성' 역을 맡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날 보고 착하게 생겼다고 하더라. 살을 더 빼거나 아니면 살을 확 찌워서 사기꾼이나 사이코패스 역할을 해 보고 싶다. 사람들을 말로 현혹시키는 그런 역할. '늑대소년'이 제작됐으니 '트와일라잇' 같은 뱀파이어나 드라큘라도 재미있겠다. 오늘 얘기를 하다 보니 가슴 시린 멜로도 괜찮을 것 같다"


그전에는 흘러가는 대로 연기했지만 이제는 목표가 확실해졌다. 목표가 명확해진 만큼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역할도 보다 구체적이었다. 무엇보다 배우로서 욕심이 더 생긴다고 했다. 스스로에게 관대하지 않은 배우로 한 계단씩 밟아나가 배우다운 배우가 되는 것이 최종 꿈이라고. 제대 후 신인으로 돌아간 것처럼 연기에 대한 열의가 더 뜨거워진, 자신이 연기하는 진짜 이유를 비로소 발견했다는 유건의 다음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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