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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스트레이트' 불량 레미콘, 수도권 신축 아파트 곳곳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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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조현우 기자)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불량 레미콘이 수도권 신축 아파트 곳곳에 쓰였다는 사실을 취재했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21일 오후 8시 25분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지난 주에 이어 권성문 회장의 불법 지시에 대한 취재를 홍지선 기자가 계속했다. 오늘 '스트레이트'측은 권성문 회장과 캠프통 포레스트 전 대표와의 통화 녹취록을 전부 공개하며 "현금으로 2천만 원을 줘라"라고 공무원에 뇌물 수수를 지시하던 상황의 전말을 밝혀냈다.

권성문 회장은 지난 주 방송에 대해서도 "악의적으로 발췌하여 편집한 것"등의 이유를 주장해 변호사를 선임해서 항의하며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었으나 신청은 기각되었다. 조승원은 "담당 공무원을 겁박하고 돈을 주려고 하고. 그러면서 자기는 관여 안 했다, 전문 경영인들이 다 알아서 한 일이라고 했다는 거죠?"라고 홍기자에 물었다.

홍기자는 "계열사 운영에 사소한 것부터 다 개입했던 것으로 보이는 자료들을 다 입수했습니다"라고 전하며 그야말로 '회장님 말씀 투 두 리스트'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2018년 6월 캠프통 아일랜드에 물놀이를 왔던 29살 남성이 워터파크 미끄럼틀 시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물을 마신 상태에서 익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이사는 징역형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격을 갖춘 안전요원이 전혀 없었다', '불법으로 영업행위를 했다' 등의 이유를 든 청원 글이 올라왔다. '스트레이트'측은 권성문 회장이 "댓글 부대를 동원하라"고 지시한 대화록을 입수했다. 해당 대화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다른 수상 직원들과 플통, 스인(계열사) 직원들은 다양하게 댓글 달고요. 우리 직원들 10명 정도의 명의로 각각 1인당 5명 정도씩 고발하는 것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는 권성문 회장. 그는 이 와중에도 채팅방에 있던 자신의 딸 등 가족들에게는 빠지라고 얘기한다. 계열사 대표A, B는 권성문 회장의 지시를 받고 동참의 메시지를 보낸다.

통 그룹 계열사 대표 A씨는 "직원들을 시켜서 기자님들 프로필, 개인 SNS프로필들일 거예요. 거기에 막 댓글 내서 '계열사인데, 뭐 직원인데'하면서 이런 글들을 올리도록 지시하고 확인하고 이런 부분들이 있었죠"라고 증언한다. 평상시에도 권성문 회장은 계열사의 아주 사소한 사항들까지 깨알같이 관여했다 한다.

통 그룹만의 메신저로 계열사 대표들에 세세한 것까지 지시했었던 그다. 카운터 뒤로 서랍장을 맞춰 기품들을 보관 가능하도록 하라, 커튼은 찍찍이가 아닌 고리로, 심지어 남녀 탈의실 개수까지 지시하는 등 그의 지시 사항들은 '회장님의 투 두 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에 수시로 전달됐다.

캠프통 포레스트 전 대표 이OO는 "밑에 직원 비서라든지 여러 명이 붙어서 그걸 말한 걸 다 일일히 적어요. 그래서 그걸 투 두 리스트를 만들어서 전달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지시를 따르지 않았단 이유로 직원을 폭행한 사건의 전말도 공개됐다. 검은 승용차에서 내린 권성문 회장이 다짜고짜 한 남성에게 다가가 무릎을 걷어차는 장면이 찍힌 비디오를 '스트레이트' 측에서 공개했다.

자신의 지시를 어겼다며 발길질을 하고 폭행을 하며 나선 것이다. 이 사건은 수천만원의 합의금을 주고 덮었다가 언론에 의해 나중에서야 알려졌다. 권성문 회장은 "자꾸 내가 그냥 반나절 이런 거 지금 타협하지 말라고 그랬잖아. 내가. 그거 하루 이틀 있다가 그때 가서 안된다 그러면 어떻게 할 건데"라고 직원에 소리친다. 

심지어 반성문을 쓰라는 지시를 받고 직접 써서 제출한 이도 있다. 조승원은 "커튼 묶는 방법, 가구 색깔, 탈의실 칸막이 개수 하나까지. 참 꼼꼼합니다"라고 말했고 홍기자는 "거의 모든 사항을 자신이 직접 챙기고 보고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홍기자는 경기북부경찰청에 수사 착수해 조만간 권성문 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전달했다.

그동안의 모든 불법 행위들에 대해 권성문 회장은 한 번도 처벌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은 한국 재벌 총수들의 전형적인 행태라고 '스트레이트'는 전한다. '재벌닷컴' 대표 정선섭은 "외부에서 불법으로 인한 법적 책임을 지는 것보다 내부에서 오너한테, 일명 찍힌다고 그러잖아요"라고 얘기한다.

이조로 변호사는 "어떤 불법적인 내용을 지시를 해서 그 사람이, 그 대표이사들이 직접 그 행위를 했다라고 하면 교사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교사범은 그 일을 한 사람과 동일하게 처벌됩니다"라고 말한다.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한다. 각종 불법영업 지시, 공무원 협박과 폭행 교사, 뇌물 공여 지시까지. 수사는 불가피해보인다.

'스트레이트' 지난 주 방송 이후 이재명 지사는 "위법건축물은 즉시 철거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준공 인가가 취소됐고 공무원 폭행, 협박 등에도 엄정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주요 현안이나 회사의 경영철학, 미래방향에만 주주로서 관심을 가지고 임했다고 말했지만 이는 공개된 녹취록 등을 봤을 때 사실과 달랐다.

이어 곽승규 기자가 두 번째 토픽을 들고 나왔다. 불량 레미콘과 관련된 주제라는 말에 조승원은 "아직도 불량 레미콘이 있습니까?"라며 깜짝 놀랐다. 불량 레미콘을 900원 어치 팔아 부당이득을 챙긴 업체가 적발됐다고 곽기자는 전한다. 심지어 수도권 신축 아파트에도 쓰였다는 불량 레미콘.

국내 5대 건설사를 포함해 웬만한 건설사들 모두 이곳의 레미콘을 썼다고 한다. 하루 10만대 차량이 오가는 구리, 포천의 한 시공 대기업 생산공장을 찾은 스트레이트. 2017년부터 2020년 입주예정인 경기도 수도권의 대형 아파트 단지들. A건설사 직원은 "성신양회가 작은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 레미콘을 받은 건설사가 5대 건설사는 다 있던 것 같고"라고 증언한다.

성신양회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레미콘 배합 비율을 조정하고 팔았다. B건설사 직원은 "보통 아시겠지만 레미콘이 육안으로 보면 잘 모르잖아요"라과 말한다. 혼화재를 많이 넣을 수록 단가를 낮출 수 있는데, 단가 비싼 시멘트를 줄이고 값싼 혼화재를 넣는 방식으로 제조한 것이 바로 이곳의 불량 레미콘이다.

"이 성신양회라는 곳 자체가 규모가 크다 보니까 웬만한 건설사들에 다 납품이 됐습니다"라고 곽기자는 전했다. 성신양회도, 건설사도 이러한 사실을 감추기에 바빴다고 한다. 심지어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도 270곳의 현황을 확인하지 못했다 한다. 공장에서 90분, 이러한 불량 레미콘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서울의 한 아파트, 불량 레미콘이 납품되어 지어졌다. 하지만 주민들은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이런 사실을 듣지 못했다. 또 다른 대형 아파트 단지, 이곳도 불량 레미콘이 납품된 아파트다. 아파트 관리소장 김동엽은 "사실 시공사에서 안전하게 이렇게 했다, 라고 하니까 그걸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라고 말한다.

건설사들은 모두 쉬쉬하고 있다.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절대 알려주지 않는다. 왜 알려주지 않는지 기자가 물어보았다. 이유를 들어보니, 입주민들이 불안해할까봐 그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국토교통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아직도 모르겠다는 답변을 보내온다. 그렇다면 불량 레미콘으로 지은 건물이 안전하긴 한 것일까?

건설사들은 안전하다고 얘기한다. 이미 안전성을 검증했다는 것이다. 취재 결과, 국토부가 안전성을 확인한 곳은 4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30곳은 민간 건설사의 자체 검사에만 맡겨둔 것이다. 민간 건설사들은 안전검사 결과를 공개할 수 없다며 공개 자체를 거부했다. 

전문가는 "콘크리트 속에 철근이 있는데 중성화가 되면서 이 피막이 벗겨지고, 녹이 나면 부피가 팽창을 해서 균열이 가고 그러면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오고 철근이 힘을 못 받으면 건물이 수명을 다하는 거죠. 그래서 이거를 많이 넣으면 건물의 수명이 짧아지는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문제는 주민들이 "내 아파트"에 불량 레미콘이 들어갔는지조차 제대로 확인할 수 없고, 고지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한 문제는, 불량 레미콘을 팔아 900억 원을 벌었는데 벌금으로 고작 2천만원이 나온다는 점이다. 곽승규 기자 또한 "상식적으로 왜 이러한 판결이 나는지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법원은 사기로 인한 부당이득이 900억 원인데도 형의 집행을 유예했는데, 건설사들의 처벌불원서 제출을 받고 이와 같은 판결을 내린 것이다. 

사기 피해가 발생했는데, 건설사들의 피해가 없다는 주장. 알고 보니 정말로 건설사들의 피해는 없었다. 이미 입주민들에게 아파트 값을 모두 받았기 때문이다.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하지만 소극적인 행태가 이뤄지고 있다. 자칫하면 소문이 나서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이 소극적인 행동의 이유다. 

청주대 건축공학과 한천구 교수는 "지방 국도가 시속 80km 지역인데 모든 사람이 120km이렇게 달리다 찍혔어요. 그럼 그 사람이 '재수없게 걸렸네'라고 할 건데 근데 레미콘도 똑같은 상황이에요. 다른 사람들 다 그러는데 '나만 걸렸네'하고요"라고 말하며 이러한 사건이 흔한 사건이라 얘기한다. 사기를 친 가해자도, 제 값을 받은 건설사들도, 입주민들도 모두 쉬쉬하는 행태가 계속되는 것이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2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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