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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스트레이트' 의료사고-성범죄 의사들, 면허 정지율 0.6%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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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조현우 기자)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의료사고와 성범죄를 일으키는 의사들의 실태 파악에 나섰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31일 오후 8시 25분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성범죄 의사들의 면허 정지율이 0.6%라는 턱없는 비율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조승원은 오늘 윤정혜 기자와 해당 취재 내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성범죄 의사들은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진료를 계속하거나 재판 중에도 진료를 이어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불법 촬영 가해자인 한 산부인과 의사 A씨는 피해자에게 왜 알리지 않았냐는 판사의 물음에 "친근함에 미리 말하지 못한 것"이라 증언하는 등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의사 B씨는 "나중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 날 수도 있지 않냐"며 범행을 부인했고 유죄 판결을 이미 받았음에도 진료를 이어갔다.

성범죄 의사에게 가해를 당한 피해자들은 현재 계속해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는 대법원 판결 전까지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윤정혜 기자는 "환자 입장에서는 전적으로 의사를 신뢰하고 자기 몸을 맡기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재판은 재판이고 일단 면허라도 정지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것마저 어렵다면 환자가 성범죄자 의사를 골라내기 힘들 수밖에 없다는 거죠"라며 면허 취소의 이유를 들었다. 상습불법촬영에 성범죄 전과 2범까지, 의사들의 성범죄는 현재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성형외과, 의사 C씨는 "안녕하세요. 나이도 젊은데 무슨?"하고 인사했다.

성형외과 의사는 현재 성추행 전과 2범으로, "남자 친구하고는 어떤 관계였어? 요즘 애들끼린 뭐 다 그런다 하더라. 수술 비용이 1천 5백만원인데 630만 원으로 해주면 넌 나한테 뭘 해줄 거냐", "밖에서 한 다섯 번만 만나자" 등의 이야기를 하며 강제추행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정혜 기자는 의사 C씨를 다시 찾아갔고 "혹시 그 이후로 면허, 행정처분 같은 건 얼마나 나왔었는지 궁금해서요"라고 물었고, C씨는 "그런 거 없어"라고 답하며 계속 진료를 하고 있었다 답했다. 피해자랑은 얘기가 됐었느냐는 윤정혜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이, 그거 참"하며 문을 닫아버렸다.

2015년 한 국립대병원에서는 의사의 탈의실, 진료실, 마취환자 불법 촬영 등이 문제가 되어 구속된 적이 있었다. 또한 2012년에는 불법 촬영 벌금 300만 원이 부과된 성범죄 전과자가 국립대 병원에 취업해 한 차례 더 성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전직 간호사는 "되게 일을 꼼꼼하게 하고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사람이라 그렇게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좀 뒤늦게 잡힌 게 아닌가 싶다"고 증언했다.

"오히려 저렇게 일을 착실하게 하다니 하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범죄자였던"하고 증언을 덧붙였다. 그는 성범죄 상습법으로 관음증 진단을 받았음에도 의사면허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한다. 불법촬영 피해자는 "혹시 저 사람들이 날 봤으면 어떡하지? 싶어서 사람들 많은 장소를 잘 못 가게 됐어요"라고 말한다.

의사면허 취소 사유로는 마약 중독자, 정신 질환자,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 실형이라는 사유가 붙어 있다. 변호사와 회계사는 모든 범죄에 금고 이상 실형이 사유다. 의사 출신 변호사는 "그런 일반 형사범죄를 저지르고도 또 형사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났는데도 면허가 정지되지 않는다는 것은 오늘날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얘기한다.

최근 5년간 성범죄 입건 의사는 약 611명. 그 가운데 면허정지는 고작 4명으로 심지어 이마저도 정지기간이 한 달인 상황이다. 성범죄 의사의 면허 정지가 한달에서 1년으로, 취업제한 명령이 최대 10년으로 개정되었으나 법이 개정된 2018년 7월 이후 성범죄 유죄 의사의 면허 정지율을 스트레이트에서 분석해봤다.

하지만 취업제한은 9명, 17명은 성범죄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면제를 받았다. 10대 청소년을 성추행한 의사에게 수원지방법원 판사는 "취업제한 명령으로 인해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에 비해 성폭력 범죄 예방 효과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은 취업제한을 하면 의사의 피해가 너무 크다며, 피해자들의 피해가 얼마나 큰 것인지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성범죄 유죄 의사 26명 중 신상공개 판결도 고작 1명에 불과했다. 어느 의사가 성범죄를 저지를 것인지는 환자들이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환자단체연합회의 안기종 대표는 "의사를 믿고 내가 진료실이든 수술실에서든 몸을 맡겼는데 수없이 많은 환자들에게 동일하게 또 성범죄 우려가 있단 말이죠. 그런데 그에 대한 대책이나 보호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했다.

조승원은 "상습 성범죄에도 진료는 계속되는군요"라고 말했고 윤정혜 기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허 정지 처분이 제대로 내려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지적했다. 조승원은 "성범죄 뿐만아니라 살인, 강간 등 강력 범죄를 일으켜도 의료면허가 박탈이 안된다"고 말했다. 깨지지 않는 '철밥통' 시스템에 대해 두 사람은 지적했다.

이어 조승원은 "툭하면 의료사고 일으키는 의사라면, 이런 의사 정보도 공개가 안됩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정혜 기자는 의료사고를 일으킨 의사의 정보도 전혀 알수가 없는 현실이라며 이야기했다. 故신해철 집도의 강 씨 또한 그가 의료사고의 주범이었단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야 겨우 드러난 바 있었다.

누가 의료사고를 낸 의사인지, 환자는 전혀 모를 수밖에 없는 상황.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지혈도 안 된 환자의 옆에 간호조무사 한 명만 남겨둔 채 의사가 없는 상황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수술대에 올라있던 27살 권대희 씨는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3명 동시에 '공장식'으로 수술하는 수술 형식이 문제였던 것이다.

피해자의 어머니 이나금 씨는 "우리 아이가 혼자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해서 정말 많이 알아봤어요. 14년 무사고 자부심, 대표 원장"하고 얘기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의사를 고소했으나 수술실 CCTV 법안이 20대 국회 종료로 폐기됐다. 해당 의사는 업무상 과실 치사로 재판에 기소됐지만 아직도 수술을 진행 중이다.

심지어 14년 무사고 자부심, 이라는 이야기를 홍보 문구로 내걸고 있다. 이나금 씨는 1인 시위를 시작했으나 "이러시면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실거다"라며 조롱투의 말을 들어야 했다 전했다.

보건복지부 담당자는 "의료법에 행정처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법이 있어야 해요"라고 말했다. 행정 처분 내역은 어린이집, 요양원, 산후조리원은 공개하기로 되어있으나 의사만 현재 비공개하게 되어 있다. 지난 2013년 수능을 막 끝낸 여고생이 뇌사를 당한 사고도 있었다. 스트레이트는 당시 대화 녹취록을 입수한다.

의료사고 병원 원장은 "합의 얘기를 우리가 먼저 안 꺼내고 끝까지 버티는 거야. 수술 내용에 과실이 없었고, 우리도 이렇게 돼서 마음이 아프다고"라고 녹취록에서 말했었다. "결국에는 환자가 지쳐서. 여태까지 사고친 경우 몇 개 봤지만 그런 경우도 결국엔 병원에서 해결을 했어"라고 녹취록 속 원장은 말한다.

"옛날에 박OO선생님이 뭐가 있었냐면 석션을 시켰는데 내장을 다 뚫어 먹었대. 30억 달라고 했는데 3억 얼마에 합의봤잖아. 방식은 똑같아. 항상. 일단은 병원에서는 합의를 보고 질질 끌고"라고 의료사고 병원 원장은 얘기한다. 故신해철 또한 의료 사고로 인해 사망했는데, 故신해철을 수술한 의사는 이전에도 많은 환자들을 사망시켰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수술받던 환자가 뇌사에 빠졌는데도 이런 상황에서 '끝까지 버텨라. 질질 끌다가 피해자 지치면 돈으로 막으면 된다'고 말하는 의사들. 조승원은 "이게 의사라는 사람들이 할 이야기입니까?"라고 묻는다. 윤정혜 기자는 "의료사고라는 걸 얼마나 가볍게 대하고 있는지가 보입니다. 아무리 의료사고를 내더라도 공개가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데요"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만 봐도 의료사고 내역부터 범죄 전과까지 전부 환자들에게 의사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개인정보 침해'를 이유로 들며 정보 공개를 반대한다. '댄싱 닥터'로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의 의사는 19만 달러의 소비자 배상 판결을 받은 동시에 곧바로 의사 면허가 박탈됐다. 

산부인과 의사 후안 비야레알의 경우에는 환자 3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면허가 정지됐고 실명을 공개했다. 미국 의료위원회는 판결 전에도 의사면허를 정지시키고 판결이 확정되면 면허 취소 논의를 곧바로 진행한다. 한국과 달리 미국의 의사 면허 갱신 과정은 굉장히 까다롭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8년 "다른 전문집단은 이미 다 징계내역이 공개되고 있는데 그 사이에서 의료인들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성범죄 같은 중대한 법 위반 사실에 대해서는 공개를 추진하고"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반대로 법안 통과가 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담당자는 의사협회 반대가 심해져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답만을 내놓았다.

의사 징계 내역 공개 법안마저도 의사협회의 거센 반발로 폐기되는 상황. 대한의사협회는 걸핏하면 환자들을 볼모로 24시간 총파업 카드를 꺼내든다며 윤정혜 기자는 지적했다. 태극기 집회에서도 연설을 했던 극우 성향의 인물인 의사협회 대표는 삭발을 벌써 네 번이나 했고,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의대 정원 확대에도 반대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확인을 해보니 의사 면허 또한 변호사, 회계사 등 다른 전문직들처럼 범죄를 일으키면 면허가 박탈이 됐었다. 하지만 1999년 정부는 의료계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진료 수가를 인상하고 특진을 도입하며 의대 입학 정원도 축소한 바 있다. 또한 의사면허 취소 축소에 대한 방안도 슬그머니 끼어 들어갔다. 

의료사고, 폭행, 성폭력, 살인까지 면허 취소 사유에서 전부 빠졌다.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김찬우는 의사 출신이었다. 법안은 일사천리로 통과됐었다. 박호균 의사 출신 변호사는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법을 바꾸면서도 공론화한 그런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하다못해 정말 무슨 작은 세미나나 이런 것도 없었고, 이것은 정말 깜깜이 상태에서 이렇게 중요한 법률을 개정해 버린 것이거든요"라고 전했다.

당시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장은 "의사는 벌도 받고 면허도 취소되고 이중처벌 아니냐"라며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의 임원으로 초빙되기도 했던 그는 "의사협회에 가서도 제 역할은 나름대로 국록을 먹은 사람으로서 지킬 건 잘 지켰어요"라고 주장했었다. 2007년 수면내시경 환자를 3명 성폭행한 의사, 2011년 만삭 아내를 살해한 의사 모두 의사 면허를 유지했다.

2004년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치과의사, 2004년 환자 불법 촬영을 한 레지던트, 2007년 환자를 성폭행한 내과 의사, 여론이 악화되자 의사면허 강화 법안 16개가 상정됐으나 모두 폐기됐다. 남인순 국회의원은 의사면허 결격사유 강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박종현 의사협회 대변인은 "다 일괄적으로 면허를 취소한다는 법안은 과한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고, 강석진 전 국회의원도 성범죄 의사 면허 정지 10년 법안을 발의했으나 전국의사총연합 상임대표 최대집은 격렬히 반대하고 나섰다. 최대집은 현재 앞서 말했던 대한의사협회의 회장이다. 

수술실 CCTV 법안도 자동 폐기가 됐다. 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안기종은 "수술실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는 책임이 국회의원 중 누구에게 있겠어요? 제일 우선순위는 보건복지위원회겠죠. 그런데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 중에서 아무도 수술실 CCTV설치에 관한 법을 발의하지 않았어요. 서명도 안했어요"라고 말한다.

현 대한의사협회의 회장이면서 태극기 집회에도 여러번 참여한 최대집은 "관치의료 타파하자"를 외치며 벌써 여러 차례 의사 총파업을 공언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도 의사협회 총파업을 우려해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 의료소비자연대는 "검찰 못지 않게 의료권의 힘도 강합니다. 검찰의 힘은 수사권, 기소권 형태로 나타나지만 의사들의 힘이라는 건 진료권이거든요. 잘 드러나지 않는 거죠. 이게 민간 영역이라는 겁니다"라고 말한다.

박호균 변호사는 "의료계에 과도한 걸 요구하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나라에 있는 다른 전문가 집단에게 요구하는 정도의 제재를 하자는 것이고, 보편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지금 하고 있는 것 정도는 하자는 거거든요"라고 말했다. 윤정혜 기자는 "사실 취재 중 만난 대부분의 의사들은 의사 면허 정지 강화에 대해서 찬성하고 있다"고 전한다. "하지만 이런 목소릴 공식적으로 내는 건 확실히 꺼리는 분위기"라 덧붙였다.

조승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힘쓴 의료진들에 감사를 전하면서 "그러니 사람 생명을 구하는 의사들의 명예를 지키고 환자들도 지키기 위해 나쁜 의사들이 가운을 입지 못하도록 함께 힘써주시는 것이 어떤지"라 얘기했다. 엔딩 음악으로는 모두의 기본권을 주장하는 래퍼 슬릭의 노래가 흘러 나왔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2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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