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임라라 기자)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 사건 공개 변론에서 자신의 무죄를 호소했다.
2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조영남의 그림대작 논란을 두고 상고심 공개 변론이 진행됐다.
앞서 1심에서는 조영남이 다른 이를 시켜 그림을 그린 점, 또한 이를 자신이 그린 것이라 속여 판매한 점을 두고 사기라 결론을 내려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에서는 1심의 판담을 뒤집고, 기술 보조자들을 이용한 장상적인 작품 활동이라 판단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상고심 공개 변론에서는 검찰 측 참고인으로 중견 화가 신제남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장, 조영남 측 참고인으로는 표미선 전 한국회랑협회 회장 등이 참석해 양측 의견을 진술했다.
신제남 이사장은 조수를 사용하는 것이 관용이라는 조영남 측의 주장에 대해 “화가들이 조수를 사용한다는 관행은 없다. 오로지 혼자의 작업으로 이뤄지는 것이 창작자의 의무며 상식이다. 단지 대형 작품, 작가의 키보다 큰 2m, 3m의 대형작품을 할 경우, 어떤 장르를 불문하고 조수를 쓸 수 있다. 이 경우 조수는 같은 공간에서 원작자가 감독, 지시를 해야 하다는 것이 원칙이고, 조수의 이름을 밝히는 것이 원칙이다”고 밝혔다. 그는 “가수가 본업인 사람이 세계적인 작가처럼 동일시여겨 착각하고 대가인 것 처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러분 장애인 구족 협회가 있다. 그 장애인들이 불편한 몸으로, 붓을 입으로, 발가락으로 잡고 그린다. 그들이 힘들다고 아이디어를 줘서 그리게 하는 경우는 없다. 예술가이기에 혼자 힘으로 그리는 거다. 혼자 힘으로 모든 작업을 완성하는 작가들에게 대작이라는 관행을 준 것에 사죄를 하고 앞으로는 당당하게 혼자만의 작품을 그려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으면 하는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조영남 공개변론 생중계 영상 캡처
조영남 측 변호인은 “저작물 기여 행위에 창작자가 없으면 저작자가 될 수 없다는 판례가 있다”며 “이에 따르면 조영남은 단독 저작자다. 재판 때 송 씨등은 조영남에게 그림을 그린 것에 대한 지시를 구체적으로 받았고 이 과정에서 조수 자신의 창작성을 개입하지 않았다. 조영남 역시 자신의 사상을 직접 송 씨에게 밝혔고 이를 통해 수정 과정을 거쳤기에 직접 그림을 그린 것으로 할 수 있고” 주장했다.
조영남은 직접 편지를 써와 최후 진술을 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이런 소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죄송하다. 저는 평생 가수 생활을 해왔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다닌 용문고등학교에서 미술 부장을 지녔을 만큼 미술을 좋아했고, 50년 넘게 그림, 특히 현대미술을 독학으로 연구한 끝에 세계적인 미술 축제 광주 미술 비엔날레에서 ‘화수45년’ 전을 비롯 성북 미술관 등에서 45 차례 전시를 펼치며 어느덧 화투를 그리는 화가로 알려졌다. 제가 화투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세계적인 팝 아트 선구자 앤디 워홀이 평범한 코카콜라를 그려 성공한 것을 착안해 우리 국민에게 가장 대중적인 놀이인 화투를 팝아트로 옮겨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세밀한 화투를 그리면서 조수를 기용하게 됐고, TV로도 보여주게 됐다. 그게 누구에게나 제 작업 방식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며 “저는 한양음악대학교 2학년, 서울음악대학교 3학년까지 다녔다. 그리고 현대미술을 동시에 공부하며 특이한 사실을 알게됐다. 음악과 미술이 똑같은 예술임에도 정반대로 구사된다는 것을 알았다. 음악에서는 베토벤, 바흐 등에서는 엄격한 형식이 요구되는 것이지만, 그에 반해 미술은 놀랍게도 아무런 규칙이나 방식이 없다. 현대미술은 100% 창의력, 자유의 게임이기 때문이다”고 자유를 강조했다.
그는 “현대미술은 붓으로 그려도 되고, 물감을 뿌려도 된다. 저의 화투 그림은 화투를 어떻게 그린 것이냐 보다는 제목에 주목해야 한다. 제가 화투를 아름다운 꽃으로 상정, 그 꽃이 극동 즉, 대한민국에서 왔다는 의미다”며 “옛날부터 어르신들이 화투를 가지고 놀면 패가망신한다고 그랬다. 제가 너무 오랫동안 화투를 가지고 놀았나보다. 대법관님 제 결백을 가려주십시오”라고 간청했다.
지난 2016년 조영남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송 모씨에게 1점당 10만원 상당의 돈을 주고 산 그림에 덧칠 작업한 그림 21점을 팔아 1억 5000여 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조영남은 과거 양딸에 대해 “가슴이 봉긋해지기 시작했다”며 “엄청 사정해야 한 번 보여줄까 말까인데 정말 이쁘다. 환상적이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그의 양딸 나이는 15세였다.
조영남은 지난 1970년 노래 ‘딜라일라’를 발매하며 데뷔했다. 그는 ‘화개장터’ ‘모란동백’ 등 노래로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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