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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부의 세계’ 한소희 “모든 일의 발단 여다경, 한 편으로는 연민도 생겨”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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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창규 기자) 배우 한소희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모 카페서 ‘부부의 세계’ 한소희와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그는 웃음을 잃지 않고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했다. 빛나는 그의 눈빛에서 여다경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배우 한소희가 어떤 사람인지는 느낄 수 있었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한소희는 지선우(김희애 분)의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과 불륜을 저지르는 여다경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한 ‘부부의 세계’는 첫 회 시청률이 6.2%에 불과했으나, 높은 화제성을 바탕으로 최종화에는 28.4%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종영했다.
 
한소희 / 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소희 / 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화 등장부터 엄청난 화제를 몰고오며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했던 한소희는 작품을 끝낸 소감을 묻자 “요즘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니까 비로소 작품을 끝냈다는 걸 실감한다”면서 “다음주에도 촬영이 있을 것 같은 기분인데, 그렇지 않아서 슬프기도 하고, 부담감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시원섭섭한 기분”이라고 전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한소희는 “정말 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까지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 많았던데다, 상직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여서 제가 여다경을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원작을 보고 나서 더욱 충격을 먹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김희애 선배님이나 박해준 선배님 모두 쟁쟁한 커리어를 갖고 계신 분들인데, 제가 그 사이에 껴서 잘못하면 작품 전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만큼 비례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소희는 “스트레스가 작품이 진행될수록 커졌지만, 다행히도 제가 스스로를 채찍질해가면서 성장하는 스타일이라 오히려 스트레스가 방해가 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소희 / 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소희 / 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현장에서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그는 “일단 두 분 스타일이 너무 다르시다”면서 “김희애 선배님은 지선우 그 자체로 현장에 오셨다. 선배님의 몰입력이나 집중력이 저에게까지 시너지를 준 거 같아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해준 선배님은 장난끼가 많으시다. 극중 저희의 관계 때문에 긴장을 풀 수 있게끔 장난을 많이 치셔서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작품의 결말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오가는 것에 대해서 한소희는 “다경이의 결말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그렇지만 굉장히 현실적이면서 씁쓸한 결말이지 않느냐”고 운을 뗐다. 그는 “다경이는 25살의 나이에 아빠가 없는 자식을 키워야 하고, 그 동안의 행동 때문에 앞으로 다경이를 사랑하는 상대가 없을 거 같다. 그 때부터가 지옥이라고 생각하는데, 뭐가 됐든 비극적인 삶을 살 것 같다. 한소희로서 여다경을 봤을 때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소희 / 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소희 / 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의외로 여다경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객관적이어서 놀랐는데, 한소희는 “작품 속 인물과 분리가 잘 되는 편”이라면서 “한 편으로는 연민도 느꼈다. 다경이가 모든 일의 발단은 맞지만, 이렇게까지 돌려받을만한 일인가 싶더라. 이태오 말마따나 사랑에 빠진 것뿐이지 않나. 제니도 생기고 하니까 가여워지는 면은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은 분명히 있었을 터. 그는 “12부의 결말은 제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지선우와 이태오의 증오섞인 키스씬이 있는데, 그 장면을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부부들은 신기하게 또 이해를 하는 거 같더라. 저 감정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13부에 바로 이어지는 다음 대사까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비혼주의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와서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는데, 한소희는 “비혼주의자가 되자는 건 아니고, 준비가 되었을 때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결혼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 다만 작품을 하면서 함부로 결혼하지 말고, 함부로 애 낳지 말자는 생각은 들더라. (웃음) 결혼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기보다는 1화 때 선우가 가정이 완벽했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지 않았나. 완벽한 게 없다는 기분이 들었다. 예전엔 사랑만 있으면 결혼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지만, 가정을 이루는 것은 책임감도 뒤따르는 일이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한소희 / 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소희 / 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중 가장 싫어하는 캐릭터 톱3를 꼽아달라는 요청을 했다. 한소희는 고민하더니 “1위는 손제혁(김영민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캐릭터들은 반성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제혁이는 결말에도 다른 여자를 끼고 있다”며 “13부까지의 대본을 보고는 ‘손제혁도 마음을 고쳐먹는구나’ 싶었는데, 그 이후의 모습을 보고 ‘사람은 고쳐쓰는 거 아니다’ 싶더라”고 답했다. 2위로는 박인규(이학주 분)를 꼽으며 “여자를 때리는 건 이유를 막론하고 제 기준으로는 용납이 안된다”고 말했다. 현서(심은우 분)가 정당방위로 때렸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3위는 이태오를 꼽은 그는 “분명 불륜남이고 나쁜 인물인데, 시간이 갈수록 태오가 짠해보이는 더라. 그런 제 자신이 불쾌해질 정도로 짠해보였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전했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신인상 부문 후보에 오른 한소희는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 “아직은 아닌 거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김희애 선배님, 김영민 선배님과 함께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믿기 힘든 상황이다. 참석에 의의를 두고 싶다”고 말하며 쑥쓰러워했다.
 
한소희 / 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소희 / 나인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작품을 하면서 달라진 부분에 대해 질문하자 한소희는 거침없이 답변을 쏟아냈다. 그는 “성취하는 데 있어서 욕구와 욕망이 커진 것 같다. 연기를 못하면 창피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돈을 보고 시작한 일이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됐고, 일을 오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인간적으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저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나태해지기 마련이지 않나. 그 생각을 깨부수다보니까 간절해지는 거 같더라. 간절함의 폭이 과거보다 커진 기분”이라고도 말했다.

차기작과 관련해서는 “정말 고민이 많아졌다. 여기서 더 퇴보하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제일 크다. 첫 단계가 다경이라는 인물을 몸에서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야해서 굉장한 부담감으로 지내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어 “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사랑이 배제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우정을 다루거나, 평범한 일상을 다룬 청춘물 속 인물도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배우로서의 가치관에 대해 “저는 기본적으로 ‘어디 가서 부끄러울 짓은 하지 말자’, 그 생각 하나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열였다. 그는 “타투나 담배 관련한 기사가 나왔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크게 다르지 않다.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싶다. 앞으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제 인생에 있어 부끄럽지 않게 연기하고 싶다”고 답을 마무리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중에 한 의류매장을 보니 한소희의 사진이 매장 정면에 커다랗게 있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인터뷰를 위해 한 공간에 있던 배우를 이렇게 보니 느낌이 사뭇 달랐다. 그의 미모에 다시 한 번 감탄하면서도, 한 편으론 한소희가 가진 다른 매력을 대중들이 알아봐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게 바로 다음 작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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