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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단체 "21대 선거때 차별 당했다"…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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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공
100명의 장애인이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긴급 진정했다.

22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 단체는 오전 11시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선관위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외쳤다.

단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는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 및 설비, 참정권 행사에 관한 홍보 및 정보 전달, 장애의 유형 및 정도에 적합한 기표방법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매 선거 시기 장애인의 참정권은 반복적으로 배제당하고 차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애인의 권리를 반영하는 정책과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시급히 근본적인 개선이 될 수 있도록 오늘 우리는 인권위 강력히 시정 권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긴급 진정에 참여한 장애인 당사자가 나와 발언하기도 했다.

청각장애인인 문원정씨는 현장 발언에서 "청각 장애인이라고 밝혔는데도, 선관위 직원들이 마스크를 낀 채 얘기를 해 관련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한참을 멀뚱멀뚱 서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은 신기한 듯 한참을 쳐다보고 가더라"라며 선거 당일 경험담을 전했다.

이어 "투표 전 토론회 등을 통해 후보에 대한 정보를 획득해야 제대로 된 투표가 가능한데, 수화 통역이 잘 제공 안 돼 선거 당일도 후보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였다"면서 "내가 정말 참정권을 갖고 있나 의문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문씨는 후보자 토론회 등을 할 때 수화통역사 등을 더 많이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제공
시각장애인인 오규준씨도 발언에 나서 "저는 보이지 않아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투표를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선거소 관계자가 활동지원사가 함께 들어갈 수 없다며 막아섰다"고 말했다.

이어 "15~20분간 서 있는데, 선거소 관계자가 점자로 투표를 하라고 했다"며 "저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점자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겠다 하니 관계자가 어떻게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모를 수 있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오씨는 실제로 25만명의 시각장애인 중 점자를 사용하는 이들은 일부인데, 점자를 모른다고 타박해 당혹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승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는 "공직선거법 157조에는 시각장애 가지고 있거나 신체장애 가지고 있는 이들은 당사자가 지명하는 한 명 또는 선관위 객관성 확보 위해 두명이 함께 들어가도록 규정돼 있다"며 "선거소를 관리하는 직원이 이런 내용을 모르고 장애인 당사자를 괴롭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30여명의 장애인들이 참여했다. 단체 관계자는 "진정인 100명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면서 "오늘 현장에는 수도권에서 거주하고 있어 현장에 올 수 있는 진정인들이 함께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참석한 장애인들은 '수어통역 지원, 선관위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하라', '배제와 차별 조장하는 선거관리위원회 각성하라', '반복되는 차별 선관위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투표소 접근 선관위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하라", "반복되는 차별, 선관위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하라" 등의 구호도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 전 단체가 공개한 보도자료에는 100명이 장애인들이 선거날 차별받은 장소와 진정 내용이 빼곡히 담겼다.

뇌병변 중증 장애인인 A씨는 "휠체어를 타고 있는데 기표대가 높아 투표하기가 어려웠다"며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사전투표소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했다. 지체 중증 장애인인 B씨는 "투표소가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이어서 휠체어가 접근하기 어려웠다"며 "임시투표소가 있지만 투표용지는 내가 직접 넣지 못하고 관계자가 넣으려고 했다"고 밝히며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사전투표소를 상대로 진정했다.

이렇게 작성된 100명의 긴급 진정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이들이 대표로 인권위에 접수했다.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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