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코로나 실직→분배 악화로…"중간계층까지 소득 상실 위기 직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시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경제에 전방위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즉각적인 매출 감소 등으로 내수가 타격을 입었고, 회복되던 듯했던 수출 실적이 다시 뒷걸음질했으며. 경기 부진에 따른 고용 감소가 일어나면서 계층 간 소득 불평등 정도까지 줄줄이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위기는 핵심 취약 계층인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분배 악화가 2분기부터는 더욱 심해질 것이란 비관적인 예측을 내놨다.

22일 통계청의 올해 1분기 기준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분위(하위 20%) 근로소득은 51만3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했다. 소득 감소는 2분위(하위 20~40%)와 3분위(40~60%)에서도 나타났다. 감소율은 각각 -2.5%, -4.2%다. 고소득층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 1분기에 5분위(상위 20%) 소득은 2.6% 늘었고, 4분위(상위 20~40%) 소득은 7.8%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정책 당국은 이 같은 결과가 저소득층의 고용 상황이 악화된 데서 비롯된다고 판단한다. 1분위 계층 내에선 임시·일용직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데, 이 분야에서의 취업자가 줄면서 근로소득도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 3월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기 시작했고, 올해 1분기 중 임시·일용직 취업자는 26만9000명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1분위 내 근로자의 비중은 31.3%로, 전년 동분기(32.1%) 대비 하락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3월 고용동향에 나타난 임시·일용직 중심의 고용 충격이 이번 가계동향조사에서 1~3분위 계층의 근로소득 감소로 나타났다"며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 저소득층 소득 여건이 더 크게 영향받아 분배 지표가 악화되기 쉽다"고 언급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원자료(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1분위의 74.7%는 실업자이거나 비경제활동인구였다. 임시직과 일용직 근로자는 각각 10.6%, 4.6%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내용을 '코로나19로 인한 영향 및 사회 정책 대응 방안'이라는 보고서에 실은 김태완 보사연 포용복지연구단장은 이들을 위기 계층으로 꼽았다. 또 1분위 내 실업자·비경제활동인구 중 60~65%가 노인 가구라는 점을 들며 지원 방안을 한층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사연 분석에 따르면 저소득층 소득 감소로 이어진 고용 감소는 중간 계층에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지난해 1분기 기준 2분위에서 임시·일용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24%로, 상용직(21.8%)보다 높았다. 3분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9%로 나타났다. 상용직(43.6%)보다는 비율이 낮았지만, 5명 중 1명이 임시·일용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뜻과 마찬가지다.
뉴시스 제공
김 단장은 2년 전 분배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악화됐었던 때와 비교해 지금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짚었다. 그는 "2018년의 소득 분배 악화 현상은 국내적인 상황에 그쳤고, 3분위 이상 중간계층의 소득은 줄어들지 않아 국내 경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았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는 소득 1분위를 넘어 중간 계층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위축되면서 일을 하지 못해 소득이 단절되는 임시·일용직,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등 근로 빈곤층과 근로취약계층 등이 단기는 물론 경제가 제 위치에 도달하기 전까지 위기 상황에 맞닥뜨린다"면서 "과거의 위기 상황과 다르게 소득 2~3분위부터 넓게는 3~4분위에 속하는 제조업·중소기업 노동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등이 소득 상실의 위기에 직면한다"고 우려했다.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한 취업자 감소세, 그리고 이로 인한 분배 악화는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부의 예측이다. 코로나19 상황이 2월부터 악화한 만큼 1분기에는 관련 영향이 온전하게 반영되진 않았다는 분석에서다. 김 차관은 "2분기부터는 분기 전체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다"면서 "4월에도 실직자 상당수가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임시·일용직이었다. 향후 소득 둔화와 분배 악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47만6000명이 직장을 잃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2월(-65만8000명) 이후 최대 폭이다. 위기 계층으로 꼽히는 임시직과 일용직 부문에서의 취업자는 각각 -58만7000명, -19만5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내수 위축에서 수출 부진, 고용 감소, 분배 악화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저소득층과 중간 계층의 소득이 감소하는 동안 고소득층의 소득이 늘면서 불평등 정도는 더욱 심화됐다. 올해 1분기 5분위 배율(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은 5.41배로, 1년 전(5.18배)보다 0.23배포인트(p) 올랐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소득 차이가 더욱 커졌다는 의미다. 정부는 다음달 초 예정돼 있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10조원 규모의 고용 안정 패키지를 포함한 고용 안정 대책을 담아 고용 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장서우 기자
Tag
#new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