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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19 백신 시험 윤리지침 추진…보고된 백신 연구는 70건, 세계 185개 기관 참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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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지원자에게 감염시켜 백신 효과를 시험하려는 일각의 움직임과 관련, 윤리지침 마련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몇주 안에 가이드라인 발표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WHO의 이번 방침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시도되는 '인체 유발반응 시험(human challenge trials·HCT)'을 둘러싼 논란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HCT는 젊고 건강한 지원자들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켜 일부러 감염시킨 뒤 백신 후보물질의 효과를 시험하는 것을 일컫는다.
 
코로나19 백신후보물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백신후보물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SCMP는 이 방식을 두고 일각에서는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찬성하는 반면, 윤리적·의학적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관련 논문을 발표해 논의를 촉발했던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 피터 스미스 교수는 "과학자들은 몇년씩 걸리는 3차 임상시험을 약 6개월로 단축하고 싶어 한다"면서 "이는 임상시험 규모와 임상 지원자의 전염률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에서는 '하루 더 빨리(1 Day Sooner)'라는 이름으로 HCT 참가지원자를 모집하는 캠페인이 전개됐고, 50여개국에서 9천명 가까이 지원했다는 게 SCMP 설명이다.

SCMP에 따르면 학자들은 앞서 인플루엔자·말라리아·뎅기열·콜레라·장티푸스 등의 질병과 관련해 '인체 유발반응 시험' 방식을 쓴 적이 있다.

몇 년 전 지카 바이러스 유행 당시에도 HCT가 논의됐지만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WHO는 2016년 '다른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경우에만 HCT 방식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고, 국제의학기구협회(CIOMS)도 WHO와 함께 '에볼라·탄저병 등 사망률이 높은 질병에 HCT 방식을 쓰면 안 된다'는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바 있다.

웰컴 트러스트 재단 백신프로그램 책임자인 찰리 웰러는 "1년 안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려면 전례 없는 방식을 써야 한다. HCT에 대한 고려도 포함된다"면서도 안전성과 윤리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WHO 대변인도 "코로나19는 인류에 새로운 질병으로, 매일 더 많은 정보가 나오고 있다"면서 또 "시험 지원자들이 위험성에 대해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주펑차이(朱鳳才) 중국 장쑤성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이 "중국에서 HCT를 하기는 어렵다. 최근 관련 논문이 큰 비판을 받았다"고 말하는 등 중국 학자들은 자국 내에서 HCT 방식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고 SCMP는 덧붙였다.

한편, 4월 11일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코로나 백신 연구는 70건이다. 각국의 대학과 연구기관, 제약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든 결과다. 

정보분석업체 클래리베이트에 따르면 4월 8일 기준 세계 185개의 회사, 연구소, 대학에서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등을 개발 중이며, 지역별로는 미국 83개, 중국 34개에 이어 우리나라가 13개로 세 번째다.

가장 속도가 빠른 연구는 중국 바이오기업 칸시노 바이올로직스와 베이징 생물기술연구원이 공동개발하는 백신으로 100명 규모의 1차 임상을 마쳤고, 2차 임상을 위해 접종 지원자 500명을 모집하고 있다.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려면 3차 임상까지 거쳐야 한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바이오기업 이노비오는 각각 1차 임상을 하고 있다. 나머지 67건은 아직 임상 전 단계다. 한국인 과학자 조셉 김이 이끄는 이노비오는 올해 1월 DNA 백신을 개발했다. 독성을 약화한 바이러스를 몸에 직접 주입해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기존 백신과 달리, DNA 백신은 인체가 바이러스가 들어왔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DNA를 투여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므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국내에선 제넥신이 DNA 백신 'GX-19'의 영장류 투여실험을 시작했다. 원숭이는 사람과 유전적으로 유사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할 때 주로 쓰인다. 6월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

백신과 더불어 치료제 개발도 진행중이다.

에볼라나 말라리아 등 다른 병의 약을 코로나 치료제로 써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에볼라 신약 후보물질 '렘데시비르'다. 53명의 중증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투약실험에서 36명(68%)의 증상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25명은 완치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7명(13%)은 사망했고 설사, 발진, 신장 손상 등 부작용도 32명(60%)에게서 관찰됐다.

렘데시비르는 현재 서울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3건의 임상이 진행 중이다.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도 중국과 프랑스에서 중증환자에게 투여되고 있으나 엄격한 관리 아래서만 쓰도록 했다. 부작용이 심한 것으로 보고됐기 때문이다.

구충제도 후보물질이다. 최근 호주 연구팀이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48시간 내에 죽인다는 세포배양 실험결과를 발표해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는 부정적이다. 시험관 실험으로는 독성을 확인할 수 없고, 실제 치료에 필요한 농도도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혈장치료로 위중자의 증세를 호전시킨 사례가 보고됐다. 이 환자는 말라리아와 에이즈 치료제를 투약해도 나아지지 않았었다. 완치자의 혈액 속 '면역항체'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혈장치료는 사스나 메르스 때도 시도된 바 있다.

완치자의 혈액을 활용한 항체의약품은 국립보건연구원과 셀트리온이 공동 연구하고 있다. 최근 셀트리온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능을 갖춘 항체의약품 후보군 38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혈장치료제는 특히 GC녹십자가 질병관리본부와 협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 연구에 나설 전망이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질본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및 임상평가' 연구용역 입찰에 단독 응찰해 수주가 유력해졌다.

질본은 코로나19 회복기 또는 완치자의 혈액으로 혈장치료제를 개발하는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7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에 해당 연구용역 과제의 입찰을 공고했다.

1차 공고가 유찰된 후 지난 16일 재공고를 거쳐 이날 마감했으나 경쟁 입찰 방식이었던 연구용역 과제에 GC녹십자가 단독 응찰하면서 또다시 유찰됐다. 두 차례 모두 GC녹십자에서 단독 응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GC녹십자와 수의계약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등에 따르면 경쟁입찰에 부쳤으나 응찰자가 없는 경우, 긴급한 사유로 인해 경쟁입찰에 의해서는 필요한 기간 내에 조달할 수 없는 경우 등에 한해서는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제약업계에서도 이 연구용역과제가 두 차례 GC녹십자의 단독 응찰로 유찰된 만큼 이 회사의 수주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GC녹십자에서 오랜 기간 면역글로불린제제 등 혈장치료제를 생산해왔다는 점도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 중이기도 하다. 이 치료제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에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만든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이다. 올해 하반기 상용화가 목표다. GC녹십자는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 '헤파빅', 항파상풍 면역글로불린 '하이퍼테트' 등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혈장치료제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들어있는 혈장을 약제처럼 만든 일종의 면역글로불린제제다.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 수혈하듯 투여하는 '혈장 치료'와는 차이가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민간기업과 다각도로 협력하고 있다.

단클론 항체 치료제 개발은 셀트리온과, 합성항원 기술을 이용한 백신 개발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추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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