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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항체양성률 2~3%라는 WHO…전문가들 "분석 오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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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연수 기자)
뉴시스 제공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양성률이 2~3% 정도에 그친다고 발표하면서 코로나19 항체 양성률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22일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난 이후에 항체 양성률을 조사해야 하지만, WHO가 내놓은 조사는 유럽과 미주 지역 환자 발생이 정점에 이르지 않았을 때 이뤄진 만큼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항체 특성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항체 양성률 수치만으로 유럽 각국의 봉쇄 완화 움직임을 반박하기엔 불충분하다고 강조했다.

WHO는 지난 20일 각국 연구진이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 네덜란드,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 실시한 혈청 역학조사를 종합 분석한 결과 항체 양성률이 평균 2~3%, 최대 10% 내외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WHO는 이어 코로나19 낮은 항체 양성률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및 재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유럽 각국이 봉쇄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제한 해제는 전염병 확산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봉쇄만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WHO의 이 같은 분석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혈청 역학조사 시기의 문제를 가장 중점적으로 거론했다. 항체는 보통 인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2~3주 후에 형성되는데, 조사 과정에서 아직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환자가 많을 경우 항체 양성률이 적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조사를 언제 했느냐에 따라 항체 양성률은 다르게 나온다"면서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달했다가 감소한 중국에서 확진자를 대상으로 항체 검사를 하면 90% 이상에서 항체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미주 지역의 경우 현재 정점에 도달했거나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지역이 섞여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 항체가 나왔다는 건 2~3주 전에 이미 감염됐다는 걸 의미한다"라면서도 "지역마다 다르지만, 이때까지 유럽·미주 지역은 폭발적으로 환자가 증가했던 유행 초기 상황이라 항체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환자들이 섞여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항체 존재로 감염 사실을 알 수는 있어도, 이 항체가 코로나19 재감염을 막을 수 있도록 사람에게 면역력을 제공하는지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가 있다는 건 이전에 감염됐거나 현재 감염된 상태를 의미한다"면서도 "항체가 보호효과를 가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러스에 따라 형성되는 항체의 특성은 각각 다르다. 예를 들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AIDS)와 C형간염 항체는 환자의 감염 사실을 알려주지만, 해당 질병에 대한 면역력은 없다. 반면 홍역과 B형간염 항체는 재감염되지 않도록 예방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엄 교수는 "홍역 바이러스의 경우 역학조사 결과 영구적인 면역을 가지고 있다고 나왔지만, 영구 면역이 어떻게 유도되는지에 대한 일부 연구가 있음에도 분자역학적인 상황을 표현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100일 정도 지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물학적·역학적 특징을 알아내는 데 오래 걸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도 항체 형성과 항체 면역력·지속력은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항체가 형성돼도 방어력이 있다, 없다는 다음 문제"라면서 "방어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항체가 얼마나 지속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전문가들과 방역당국은 항체 양성률 조사 결과에 의존하기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코로나19를 여러 방면으로 분석하면서도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교수는 "항체 양성률 조사가 일부 정책 결정엔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WHO가 강조한 것처럼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유행 양상과 감염자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실시하는 것도 있지만, 코로나19가 잘 모르는 대상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알 때까지 피하는 수밖에 없다고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교수도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인데, 일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움직임을 보여서 WHO가 환자 폭증을 경고한 것으로 본다"며 "코로나19는 미지의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준욱 부본부장도 "결국엔 최종적으로 치료제 또는 백신이 개발되고 보급돼 투약·접종이 가능하고, 그 후에 완벽하게 지역사회에서 방어가 가능하다고 판단이 될 때까지는 코로나19와 길고도 먼 방역대책을 오래 지속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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