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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코로나 공포 뚫고 간다...드라큘라·오페라유령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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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윤교 기자)
뉴시스 제공
빼앗긴 들에 뒤늦게나마 봄이 찾아올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초유의 공연 연쇄 중단을 경험했던 공연계가 서서히 기지개를 켤 조짐이다.

19일 정부가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방역 단계로 어떻게 전환하느냐에 따라 공연 재개 움직임의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연계는 본 궤도에 다시 진입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한다.

앙상블 배우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공연을 잠정중단했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오는 23일부터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 1일 공연을 중단한 지 22일 만이다.

'오페라의 유령' 홍보팀 클립서비스는 "배우와 해외 스태프들은 자가격리 해지 전, 재검진을 통해 음성 판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면서 "배우와 스태프들의 건강 체크를 비롯 프로덕션 전반의 재점검을 거쳐 공연이 정상적으로 재개된다"고 밝혔다.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오페라의 유령' 2명의 앙상블 배우 중 1명의 배우도 완쾌됐다. 다만 '오페라의 유령' 측은 "현재 치료 중인 나머지 앙상블 배우를 포함해 확진을 받은 두 배우의 경우, 퇴원 후 약 2주간은 공연에 출연하지 않으며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관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뉴시스 제공
선제적 조치로 지난 1일부터 공연을 중단해온 뮤지컬 '드라큘라' 역시 공연 중단 20일 만인 21일부터 공연을 재개한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22~26일 자유소극장에서 극단 후암과 함께 기획한 연극 '흑백다방'을 공연한다. 지난 2월23일 코로나 19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 예술의전당은 일부 대관공연을 제외하고 기획 공연은 올리지 않고 있었다.

또 예술의전당은 라벨라오페라단과 손잡고 5월 초 키즈오페라 '푸푸 아일랜드'를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대학로도 재개 움직임이 활발하다. 4월 7일부터 19일까지 공연을 일시 중단한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21일 공연을 재개한다.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공연을 중단했던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는 지난 14일 공연을 재개했다. 대학로의 또 다른 뮤지컬 '샤이닝', 백암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아트'도 공연을 재개했다.

◇방역강화…'거리두기 좌석제' 눈길
뉴시스 제공
공연 관계자들은 공연을 재개하면, 방역에 더 신경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오페라의 유령' 제작사 에스앤코는 잠정 중단 기간 동안 관객과 배우·백스테이지 스태프의 분리된 동선 및 방역, 공조, 무대와 객석 간의 환경 등 전반적인 안전 점검을 했다. 공연 재개를 위한 무대 기술 점검과 리허설 등을 하고 있다.

무대와 객석의 경우, 해당기관 역학조사단의 현장 조사 및 CCTV 등의 확인을 통해 무대에서 객석 1열의 거리가 5m 이상이며, 무대와 객석의 공조 시스템(공기 조화 시스템), 백스테이지, 오케스트라 피트 등의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공연장의 안전성 즉, 무대를 통한 관객의 전파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환경임을 검증했다고 했다. 다행히 '오페라의 유령' 관객 중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현재 공연 중이거나 개막을 앞둔 상당수 공연들이 '거리두기 좌석제'를 실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혜화동1번지·연우소극장·성북마을극장·삼일로창고극장이 뭉친 '2020 세월호: 극장들', 21~26일 대학로 일대에서 펼쳐지는 '서울국제즉흥춤축제', 내달 5월2일 개막하는 '제41회 서울연극제', 내달 1일 첫선을 보이는 정동극장의 '뮤지컬 배우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 내달 6일부터 23일까지 두산아스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하는 작품으로 '두산인문극장 2020-푸드'의 첫 작품인 연극 '1인용 식탁' 등이 '한 칸 띄어 앉기' 등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했다.

지난 11과 10일 각각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개막해 19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리어외전'과 '조치원 해문이'의 거리두기 좌석제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514석의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을 서울시 권고에 따라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 가용 객석을 205석으로 운영한 '리어외전' 홍보사 팔복상회 유지연 실장은 "이미 티켓을 오픈한 후에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한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관객들의 협조 덕에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변경된 좌석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거나 빈 좌석으로 옮겨 앉는 관객이 없어 '거리두기 좌석제'에 대한 관객들의 높은 이해도와 성숙한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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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공연 재개가 활발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겨우 국내에서 코로나19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한 만큼 조금 더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공연 자체가 공연업계에서는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오페라의 유령' 측도 "관련된 400여 명의 생계 및 다수 관계사들의 존립 여부 등 너무나 많은 상황과 직결돼 있다"면서 "무엇보다 관객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고민하고 있으며, 개막 공연부터 취소 없이 기다려 주시고, 지금도 기다리고 계신 관객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 공연인으로서의 숙명도 얹혀 있다"고 했다.

사실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 공연계는 어떻게라도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물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강력 지침이 이어지면 당연히 따라야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될 경우 국공립뿐만 아니라 민간까지 포함한 '공연장 맏형'인 예술의전당이 안전체계를 먼저 구축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공연계 맏형으로 전당이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각종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 통한 응원 프로젝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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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공연계에서는 온라인 등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소속 무용수들의 재능기부로 제작한 영상 '프럼 서울 위드 러드 투 더 월드(From Seoul with Love to the World)'를 공식 인스타그램(@UBC1984) 채널을 통해 공개한 뒤 호응을 얻고 있다.

해당 영상은 15명의 무용수들이 독립된 공간에서 베토벤 교향곡 7번(Symphony No. 7 in A major, Op. 92)에 맞추어 즉흥 무브먼트를 영상에 담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유니버설발레단 관계자는 "해당 영상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세계 사람들과 이에 맞서 싸우는 의료계 종사자들과 의인들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는 모든 시민들을 위한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대만 출신의 솔리스트 시후아이 리앙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독일의 베를린 슈타츠발레단의 영상을 이어받아 동일한 콘세트로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문훈숙 단장은 "발레를 모티브로 온라인을 통해서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는 많은 분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며 "공연예술계 역시 변화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할 거다. 저희 역시 앞으로 현장예술 못지않게 온라인 예술에도 심혈을 기울여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국립합창단은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에 전속작곡가 오병희의 '괜찮아요'를 공개했다.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에게 '괜찮아요. 힘이 들면 잠시 쉬어요. 함께 이겨내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우효원 작곡가가 응원의 메시지를 녹여낸 '힘내라! 대한민국'도 곧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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