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공범들' 잇단 신상공개…조주빈·강훈 다음 누구?

(톱스타뉴스 김광희 기자)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부따' 강훈(19)의 얼굴이 17일 공개됐다.

지난달 25일 조주빈에 이은 '박사방 사건'의 두번째 신상공개 대상자가 나온 것이다. 경찰이 조주빈의 공범을 향한 포위망을 좁히는 가운데 세번째 신상공개 대상자는 누가 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주빈은 검찰 조사에서 대화명 '부따', '이기야', '사마귀'를 공범으로 지목했다.

이 중 '부따'인 강훈은 전날 신상공개가 결정돼 이날 포토라인에 섰고, 현역 일병 '이기야' 이모씨는 군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에 이씨의 신상공개 결정 권한이 없는 만큼, 3호 신상공개는 '사마귀'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앞서 조주빈이 '부따', '이기야', '사마귀'를 공범으로 지목한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강훈 측도 "범죄수익을 나눈 적은 없다"는 등 가담 정도가 낮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그러나 경찰이 전날 강훈의 신상공개를 결정한 배경에는 범행 가담 정도가 주요하게 작용돼 조주빈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강훈이 조주빈의 주요 공범으로 박사방 참여자를 모집하고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데 적극 가담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법원 역시 전날 강훈이 제기한 신상공개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 따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조주빈의 진술에 힘을 실었다.

서울행정법원은 "강훈의 행위로 인한 피해자들의 극심한 피해, 그 행위에 대한 비난 가능성의 정도, 동일한 유형의 범행을 방지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매우 긴요하다"며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가진 중대한 범죄에 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비범성을 가지는 것인바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사익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사마귀' 역시 조주빈이 말한대로 텔레그램 성착취 만행의 주요 공범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그가 특정·검거되는 대로 혐의 규명에 이은 신상공개 논의 수순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경찰은 현재 '사마귀'를 추적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지난 16일 취재진에게 "서울경찰청에서 ('사마귀'를) 열심히 찾고 있지만 사실 자료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조주빈의 공범으로 지목한 내용이 인지된 게 없기 때문에 추후 조주빈을 면담수사하게 된다면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강훈은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면서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피해를 입은 분들께 한 마디 하라"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 정말 진심으로 사죄 드리고, 죄송하다"고 했다.

다만 "혐의 인정하느냐", "미성년자로선 처음 신상공개가 됐는데 부당하다고 생각하느냐", "조주빈의 지시를 받아서 움직였느냐", "죄책감은 느끼고 있느냐" 등의 이어진 질문들에는 줄곧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호송차량에 올랐다.

강훈은 텔레그램에서 '부따'라는 대화명을 쓰면서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에서 참여자를 모집 및 관리하고 범죄수익금을 조주빈에게 전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등 혐의다.

이날 종로경찰서 앞에서는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 시위팀이 모여 "n번방에서 감방으로, 그 방에 입장한 너희 모두 살인자"라는 구호를 소리 높여 외치기도 했다.

시위팀에 속한 20대 여성 A씨는 "저희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이 사법기관을 지켜보고 있다"며 "모든 가해자들의 신상이 밝혀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이어 "텔레그램에서 n번방 등을 운영한 사람 뿐 아니라 입장한 사람, 영상을 보며 관전한 사람들 모두의 신상이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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