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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한폭탄 안은 아프간…이란·파키스탄서 매일 수만명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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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성민 기자)
뉴시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경을 폐쇄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등 일부 지역에서 아무 감시도 받지 않고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코로나19의 무분별한 확산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높아지고 있다고 영국 BBC가 9일 보도했다.

3월 한 달 동안 코로나19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나라 중 하나인 이란으로부터 15만명 넘는 아프간 사람들이 코로나19를 피해 아프간으로 돌아왔다. 지금도 하루 수천명이 이란과 아프간 국경을 넘어 이란을 탈출하고 있다.

또 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에서도 최근 수만명이 돌아왔다.

아프간 관리들은 허점투성이인데다 무법천지나 다름없는 국경을 넘는 이동을 통제하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아프간에서는 지금까지 423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해 14명이 숨졌다. 아직은 피해가 심각하지 않지만 최근 외국으로부터의 급격한 유입 증가는 아프간에서 감염자 및 사망자 수가 크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를 부르고 있다.

오랜 전쟁으로 이미 피폐해진 아프간에서 미국이나 스페인, 이탈리아에서와 같이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아프간의 의료체계는 완전히 붕괴될 수밖에 없다.

지난 8년 동안 이란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하던 압둘 마에즈 모하마디는 이란의 코로나19 위험이 커지자 지난주 가족들을 데리고 아프간으로 돌아왔다. 아프간도 코로나19에의 대응이 잘 준비된 것은 아니지만 모하마디는 불안해서 이란에는 더이상 머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가족들을 데리고 이란-아프간 국경을 넘는 동안 검문이나 검역은 전혀 없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아프간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센터를 설립했다. 헤라트주 IOM 책임자 아지즈 아마드 라히미는 지금까지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아프간과 파키스탄과의 국경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파키스탄이 국경을 폐쇄한 후 발이 묶인 아프간인들이 귀국할 수 있도록 파키스탄에 국경 개방을 요청했다. 아프간은 하루 1000명만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이틀 동안 2만여명이 국경은 넘었다. IOM에 따르면, 3일 간 총 6만명이 아프간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이러한 숫자는 공식적으로 검문소를 통과하는 사람들이다. 수년 동안 아프간과 파키스탄 사이에는 불법적인 국경 이동이 늘 이뤄졌었다. 그러한 숫자는 추적조차 되지 않는다.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국제 구호단체들과 비정부기구(NGO)들은 아프간의 코로나19 확산 위험에 대해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최고 수준의 건강 시스템을 갖춘 선진국들도 코로나19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아프간에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아프간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아프간 보건부는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500만명 인구 가운데 약 2500만명이 감염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최악의 경우 70만명이 입원해야 하고 그 중 22만명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고 약 11만명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보건부는 말했다. 그러나 아프간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병상은 전국적으로 1만400개에 불과하다. 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도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와히둘라 마야르 보건부 대변인은 "아프간은 10년이 지나도 그처럼 많은 병상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며 그저 코로나19 대확산을 막을 예방 대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프간 내 사정 역시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이란과 파키스탄에 나간 아프간 사람들의 귀국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프간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은 "죽더라도 고국에서 죽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아프간에서 코로나19가 널리 퍼지는 것을 막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보고 있다. 온 세계가 코로나19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국제사회로부터의 도움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나타샤 하워드는 "상황은 매우 절망적일 것 같다. 아프간의 코로나19 참극은 거의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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