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취! 나는 확진자"…뉴질랜드 코로나19 장난몰카男 유죄

(톱스타뉴스 변상현 기자) [변상현 기자] 뉴질랜드의 30대 남성이 슈퍼마켓에서 다른 사람에게 고의로 기침을 하는 장면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게시한 뒤 기소됐다. 재판부는 공격적 의사에 기한 행위로 판단, 유죄를 판결했다고 6일(현지시간) 뉴질랜드헤럴드는 보도했다.

문제의 남성인 레이먼드 쿰스(38)는 이날 오후 법원에 출석해 "술에 취해 벌인 장난"이라며 "유튜브의 다양한 유머 동영상에 영감을 받아 촬영을 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재판을 담당한 제인 맥미켄 판사는 판결문에서 "당신은 이 끔찍한 행동을 할 때 자신이 정말로 코로나19 확진자인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었다"면서 "현재의 코로나19 사태는 뉴질랜드 역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당신은 우리의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판사는 이어 "(코로나19의 확산이 감소해) 가능한 빠른 시간 내 도시 봉쇄를 완화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당신의 행동은 이를 막을 수도 있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선고를 내달 19일로 연기했으며, 쿰스는 현재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판사는 형을 선고하기 전까지 페이스북 메신저를 제외한 모든 인터넷 사용을 중지하라고 명령했다.

쿰스는 지난달 31일 뉴질랜드 남섬에 위치한 크라이스트처치 배링턴 지역의 한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하던 주민들에 심하게 기침과 재채기를 했다. 그는 당시 장면을 녹화해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라고 밝혔다.

영상은 삽시간에 온라인에서 퍼지며 뉴질랜드를 발칵 뒤집었다.

경찰은 즉각 그를 체포하고 "공격적인 행위로 대중의 일상을 위험에 빠트렸으며 공중 보건을 위협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쿰스는 체포 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문제가 발생한 슈퍼마켓의 대변인은 "매장이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일반적인 기준보다 훨씬 더 많은 단계의 소독 작업을 시행했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이런 일을 벌인 고객을 강력하게 제지하겠다. 경찰은 이 행동이 무책임하며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5일 오전 열린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에서 "이 바보같은 행위가 정부의 강력한 이동제한령을 더럽히고 있다"고 비난했다.

쿰스는 논란이 확대되자 동영상을 삭제하고 "모든 사람에 사과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이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다"고 글을 게시했다.

변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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