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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시사직격’ N번방의 비극, 피해자 모두 일탈계 유저? “실상 달라…행실 책임론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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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구 기자] ‘시사직격’에서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 사건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성착취물에 대한 문제점을 짚었다.

3일 KBS1 ‘시사직격’에서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파헤친 “N번방의 비극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편을 방송했다.
KBS1 ‘시사직격’ 방송 캡처
KBS1 ‘시사직격’ 방송 캡처
‘박사’ 조주빈의 ‘n번방 사건’이라고 불리는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피해 여성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를 이용한 협박 등을 통해 온갖 변태스러운 성착취물을 촬영하게 한 다음, 텔레그램을 통해 거래·유포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방식으로 범행이 이뤄져 경악을 안겼다. 경찰 수사 결과, 밝혀진 피해자만 76명에 이르고, 심지어 그 중 십수 명이 미성년자로 전해졌다. 그들은 피해자에게 SNS 또는 채팅 앱을 통해 접근,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미끼를 던졌다. ‘시사직격’은 피해자 중심으로 이번 사건을 파헤쳤다.

이날 방송에 도움을 준 피해자들의 증언을 조합해 보면, 지난 9월 구속된 ‘와치맨’의 ‘고담방’에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가학적 성착취물과 피해자 신상정보까지 다량 떠돌았다. 피해자 대부분이 ‘일탈계’(일탈계정, 신상을 노출하지 않고 신체 일부를 촬영해 SNS로 게시·공유하는 비일상 계정) 유저라고 알려진 것과는, 그 실상이 달랐다. 보복성 불법 촬영물 유포 등 그 피해 범위가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직격’이 입수한 텔레그램 성착취물 유포 방의 내용을 보면, 조주빈은 박사방 가담자들에게 지불 금액에 따라 ‘미션 청구권’을 차등 지급했다. 돈을 많이 내면 피해 여성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도록 권한을 줬다. 고담방에서는 미성년자 여성에게 집착하는 이들까지 포착됐다. 그들 대화에서 피해여성 조롱·모욕은 일상적인 수준으로 이뤄졌다. 그 자체로 벌써 범죄인 가담자 일부는 관전자, 제작자, 유포자로 점점 진화해 왔다. 조주빈 신상공개 이후로도 성착취물 유통은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KBS1 ‘시사직격’ 방송 캡처
KBS1 ‘시사직격’ 방송 캡처
‘n번방 사건’은 갑자기 등장한 성범죄 유형이 아니다. 음지에서 꾸준히 벌어져 온 끔찍한 범죄다. 소라넷, 불법 웹하드, 다크웹 등 형태를 달리 해왔을 뿐이다.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시점에서 관련자들의 처벌을 솜방망이로 그치면, 향후 어떤 형태로든 더욱 성행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법무부는 서지현 검사가 합류한 디지털 성범죄 TF팀을 꾸려 장·단기적으로 이러한 사건들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법무부뿐 아니라 각계의 노력이 충분히 필요해 보인다.

텔레그램 n번방 전 운영자 A씨는 “‘안 걸리면 범죄가 아니지’ 그리고 ‘박사는 싫지만 박사 자료는 좋다’, 이 두말이 마치 텔레그램에서 속담처럼 오간다. 그처럼 기학적인 영상들에 대한 죄의식이 무뎌지고 또 그런 (영상을) 찬양하는 글들이 많아 오간다”는 분위기를 전해 충격을 안겼다.

류영재 대구지방법원 판사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사람들도 있는 부분에 대해 “이 범죄는 사람을 물화시키고 지배하고 성학대를 하고 계속 장기간 착취를 하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범죄다. 초기 과정에서 피해자 유인·기망으로 인한 성 착취의 시작을 오히려 피해자의 행실 책임론 혹은 피해자 동의론, 이런 식으로 피해자로 원인을 돌리게 되면, 피해자들이 비난이 두려워서 도움을 더 요청할 수가 없게 되고”라고 반응했다.

이어 “만에 하나 가해자들의 기망이나 유인에 의해서 (촬영 등에) 동의를 했다고 한들 그 심대한 인권 유린에 대해서 ‘나를 지배하고 나를 학대하고 나를 착취하는 것에 동의를 하고 게약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거는 사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노예제에서나 용인될 법한 시각이기 때문에 그런 동의나 계약은 유효하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1 ‘시사직격’ 방송 캡처
KBS1 ‘시사직격’ 방송 캡처
KBS1 탐사보도 프로그램 ‘시사직격’은 매주 목요일 밤 11시 3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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