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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그것이 알고 싶다’는 불필요한 가해자 ‘TMI’를 멈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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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임라라 기자) 범죄자는 범죄자이지, 괴물이 아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은밀한 초대 뒤에 숨은 괴물 - 텔레그램 ‘박사’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박사방 조주빈에 대해 추적했다.

제목부터 불안했다. ‘은밀한 초대 뒤에 숨은 ‘괴물’’, 마치 조주빈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희대의 악인, 사람도 아닌 짐승도 아닌 추악한 범죄자로 단정짓는 듯한 뉘앙스가 강했다. 이에 이미 방송 전부터 많은 네티즌들은 그가 어떤 가정환경을 가졌는지, 그가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고 싶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범죄자의 불필요한 서사는 범인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우려에도 ‘그것이 알고 싶다’는 불필요한 TMI(Too Much Information)이 넘쳤다. 첫 등장부터 ‘그것이 알고 싶다’는 “괴물의 얼굴” “텔레그램의 폭군”으로 조주빈을 묘사했다. 조주빈의 지인은 “평소에도 이성에게 연락을 하기 어려워 했다” “어릴 때 찢어지게 가난했다고 얘기를 많이 했다” “돈에 대한 욕망도 컸고 그 다음 여성 혐오도 어느 정도 없진 않았던 것 같다.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그 이후로 아버지한테 맞으면서 자랐다고 들었다”고 그를 회상했다. 이후 전문가는 그의 가정환경으로 인해 도덕적 개념이 약해졌을 수도 있다는 분석을 덧붙인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이 같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방송 진행은 전형적인 가해자의 서사 만들어주기 구조였다. 조주빈 스스로가 “악마의 삶을 멈춰줘 감사하다”고 했던 것처럼 언론은 그의 자의식 과잉에 놀아나고 있는 셈이 되어버린 것이다. 

가해자가 어떤 가정환경을 가졌는지, 불우한 과거를 지녔는지는 아무도 알 필요가 없다. 또 조주빈은 희대의 악마나 짐승이 아닌, 26만 명과 함께 여성을 유린했던 범죄자 중 하나이다. 그를 하나 뿐인 악인으로 만들며 그 방에 함께 입장했던 26만 명을 지우는 것은 n번방, 박사방 사건의 실체를 조명하는 것이 아닌 축소시키는 꼴이 된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자 게시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자 게시판
특히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피해자가 애원을 하거나, 피해자가 괴로워하는 자극적 실루엣을 올리며 2차 가해에 대한 우려 또한 키웠다. 이 같은 방송 후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실망과 비난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범죄 배경’을 발굴해내는 것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범행을 합리화하게 만드는 행위라는 것을 정말 모르셨습니까? 조주빈의 불우한 가정사를 조명하는 듯한 방송의 논지가 굉장히 불편했다“ “주빈은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한 범죄자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 “조주빈이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든 부모가 이혼해서 상처를 받았든 전혀 관심없다. 과거에 상처가 있다고해서 그놈이 저지른 범죄가 정당화가 되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그것이 알고 싶다’에 실망을 표현하고 있다.

이미 ‘그것이 알고 싶다’는 여러번 취재 과정에서 미흡함을 보여줘 시청자들에게는 실망감을 준 바 있다. n번방 사건 취재 역시 구시대적인 취재 방식으로 또 한번 화두에 오른 ‘그것이 알고 싶다‘, 정말 시청자들이 ‘알고 싶은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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