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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온라인수업 한달…"과제만 넘쳐 '옹달샘'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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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지후 기자)
뉴시스 제공
[김지후 기자] 뉴시스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각 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온라인 수업으로 학기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꺼번에 쏟아지는 과제 양과 강의의 콘텐츠 질적 저하를 두고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출석 확인을 과제 제출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 3학점 과목일 경우 일주일에 과제 2개를 내야 한다. 최소 6과목 이상을 듣는 4년제 학생은 일주일에 10개 이상 과제를 내야하는 셈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수업 대신 과제로 학기를 채운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경북대 재학생인 이모(20)씨는 "영상 하나 없이 엄청난 양의 과제물만 내 주면서 출석을 대신하는 교수님들이 많다. 과제로 대신하는 과목이 너무 많은 게 문제다"며 "피드백도 제대로 안 돼 대학생활이 처음인 1학년들은 리포트 작성법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안 좋은 평가부터 받게 된다"고 했다.

같은 학교 재학생 김모(21)씨는 "과제로 출결 확인하는 게 매우 부담스럽다. 주위에는 전자 출결 방법이 익숙하지 않아 초반에 출석확인을 제대로 못했다는 친구들도 여럿 있었다"며 "솔직히 수업도 제대로 안하고 과제로 출석을 대신하라는 교수님을 보면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생 백모(21)씨는 "개강하자마자 과제만 넘치게 하고 있는데 교수님 얼굴 한 번 못 본 강의도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옹달샘’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과제가 마르지 않는다는 표현이다"며 씁쓸해했다.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출석 확인부터 과제 제출 등을 관리하는 대학 학습관리시스템에 동시간대 학생들이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거나 락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강의 시청 중 서버 오류로 75분짜리 강의를 처음부터 다시 들어야 하는 경우들도 왕왕 생긴다.

언어 관련 전공이나 실습 위주 학과인 경우 중간고사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영남대 언어학 관련 학과 학생인 윤모(20)씨는 "학과 특성상 새 언어를 독학하다시피 해야 해서 힘들다. 질문도 하고 학습 방법도 서로 주고받고 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어서 답답하다"며 "강의 콘텐츠도 교수님들 마다 차이가 커 생각했던 것과 다를 때가 많다. 시험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계명대 음악 관련 전공자인 박모(22)씨는 "실기로 수업하고 평가를 받는 예술대 경우는 진짜 벽을 만난 기분이다. 연습실 사용이 어려워 집에서 연습을 해야 하는데 이웃에 민폐인 것 같아 쉽지 않다. 실기가 중심인 수업들을 모니터 너머로 할 수밖에 없어 당장 시험을 어떻게 칠 지 걱정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강의 콘텐츠 품질 관련해서도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진다. 전공 교수들의 온라인 교수법에 대한 연구 부족 등으로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교수들 중 일부는 오래 전 찍어놓은 영상으로 강의를 대체하거나 학생층이 다른 사이버대학에서 강의한 동영상을 수업에 이용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학생들은 "강의 돌려막기다"고 꼬집었다.
뉴시스 제공
휴대전화로 찍어 강의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안 되거나 PPT자료에 음성만 녹음해 올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자신의 강의 대신 서울지역 대학들의 평생교육수업 등 개방형 강의나 K-MOCC(케이-무크, 한국형 온라인 강좌서비스) 등 공개 강좌를 올려놓기도 해 전공교수가 누군지도 모르겠다는 학생들도 있다.

대구대 재학생인 강모(25)씨는 "특수교육이나 사회복지 등 사이버대학과 연계된 전공이라 하더라도 수업 방향이 다르다. 내용을 놓치고 가는 부분도 분명 많을 것 같다. 5년도 훨씬 넘은 동영상을 올리고는 과제만 잔뜩 낼 때는 심하다는 생각도 든다"며 고개를 저었다.

학생들의 불만에 학교 측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해 방송시스템 보완 등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강의나 원격 장비 등에 거부감이 있거나 익숙하지 않은 전공 교수들도 있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몫이 된다.

대구대 학생 김모(26)씨는 "학교 자체가 손을 놓고 있는 느낌도 든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 교수님들도 문제지만 학교도 상호소통이나 수업 진행에 있어 어느 정도 어려움을 예상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수업 장비 지원 등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례없이 전체 교수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학 입장에서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경북대 관계자는 "처음에는 서버 부하 등 시스템적인 문제가 종종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안정된 상태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도 하고 있고 학습지원센터에서 학생들의 민원과 시스템 확충 등 보완책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대 관계자도 "요청이 들어오면 교수학습지원센터에서 기술적인 부분이나 강의 촬영을 지원하고 있다. 강의 제작이 가능한 스튜디오 활용이나 콘텐츠 관련 부분들도 계속해서 안내하고 있다”며 “중간고사 관련해서도 학과별로 계속해서 논의 중이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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