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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본 대로 말하라’ 김바다, 빈 도화지 매력을 지닌 배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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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임라라 기자) 배우 김바다가 '본 대로 말하라'로 시청자에게 강렬한 첫 인사를 남겼다. 

배우 김바다는 지난 22일 종영한 OCN 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에서 이보광이자 신경수 역을 맡아 무서운 살인귀를 보여줬다. 처음 정체를 밝히지 않고 등장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매주 방송이 끝날 쯤하면 ‘본 대로 말하라 범인’이 실시간 검색어에 뜨기도 했다. 

‘본 대로 말하라’로 매체에 처음 얼굴을 비춘 김바다는 사실 연기 내공의 깊이가 남다른 배우다. 그는 연극 ‘한밤 중에 개에게 일어나 의문의 사건’(2015)부터 ‘히스토리 보이즈’(2016) ‘콩칠팔 새삼률’(2016) ‘B 클래스’(2017) ‘오펀스‘(2017) ‘트레인스포팅’(2018)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2018) ‘벙커 트릴로지’(2018) ‘나쁜 자석’(2019) ‘언체인’(2019), 뮤지컬 ‘무한동력’(2018) ‘이선동 클린세터’(2019) ‘카라마조프’(2017)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2017) ‘에어포트 베이비’(2016) 등 다양한 무대 경험을 지녔다.

연극, 뮤지컬 배우로서도 김바다의 이력은 독특하다. 스스로도 “27살에 취업을 준비하는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취업 준비생(무한동력)도 됐다가, 귀신을 보는 청년(이선동 클린센터)을 했다가, 집 밖에 나가면 죽는다고 생각하는 소년(오펀스)을 했다가…”라며 지난 역할들을 회상하기도 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곰곰히 생각하던 김바다는 “배우로서 가진 평범함”이라는 독특한 답을 내놨다. 그러나 그 답은 금세 이해가 갔다. 김바다는 빈 도화지 같은 매력을 지닌 배우였기 때문이다. ‘본 대로 말하라’로 처음 시청자들 앞에 섰지만 바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이유는 여기에 있으리라. 

빈 도화지처럼 배역에 물들지만 카멜레온처럼 변주가 가능한 배우, 김바다를 톱스타뉴스가 지난 26일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바다 / 빅픽처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바다 / 빅픽처 엔터테인먼트 제공
‘본대로 말하라’로 첫 매체 연기에 도전한 김바다, 매체에서는 신인에 가까웠음에도 인상적인 역할을 맡아 성공적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김바다는 호평을 보내준 시청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입을 열었다. 

“일단 너무 마냥 감사했다. 이렇게 큰 역할로 시작하게 될 것이라 생각을 못했다. 살인마 역을 맡을 거라 생각도 못해서 감사함과 신기함이 제일 컸다” 

드라마가 진행되던 순간에도 과연 범인이 누구인지는 시청자들 사이에선 큰 이슈였다. 그만큼 그의 존재는 비밀에 감싸여 있었고 신경수 역을 맡을 오디션도 은밀히 진행됐다. 오디션의 당사자인 김바다 또한 자신이 신경수 역을 맡을지 몰랐다고.

“처음 오디션볼 때도 신경수 역 오디션이 아니었다. 어떤 배역의 오디션을 본다기 보다는 이 작품의 오디션을 보는데 이런 지정 대사들을 보고 와달라고 하셨다. 지정 대사 역할들이 형사나 에피소드 인물이거나 초반에 죽이는 강승환이나 정찬구 등 다른 살인마들이었다. 

정찬구나 강승환 등 역할이 40대 남자라고 되어 있었는데 제 연령대가 아니니 전혀 생각을 못했는데, 감독님이 그 역할도 한 번 읽어보겠냐고 하셨다. 제가 이걸 읽어도 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다. 신경수는 아예 대본도 없었다. 감독님이 다른 살인마 대사를 읽는 것을 보고 시키신게 아닌가 싶었다”  

그동안 무대 연기를 주로 해오던 김바다, 그가 매체 연기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제가 공연 쪽만 하니 공연 쪽 오디션 기회는 많았다. 전부 공연 쪽이었는데 매체에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가 없으면 매체 오디션을 하기가 힘들더라. 그래서 저도 매체나 다른 장르의 연기를 경험하고 싶어서 현재 회사에 들어오게 됐다. 그리고 ‘본대로 말하라’가 회사에 들어가서 본 첫 오디션이었다.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

첫 매체 연기인 만큼 무대에서와는 다른 점은 없었을까, 김바다는 “저도 극명하게 다를 것이라 생각하고 들어갔다”고 입을 열었다.

“의외로 극명하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드라마 촬영은 시간의 흐름대로 시작하지 않고연극은 시간의 흐름대로 진행되고 NG도 없는, 누구나 알 법한 차이점이 있긴 했다. 그런데 연기하는 것은 다르지 않았다. 

요즘에는 공연도 좀 달라졌다. 공연 제작이나 연출도 연령대가 젊어져서 연극도 차라리 무대에 마이크를 심더라도 내추럴한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연기 자체가 크게 달라졌다고는 못 느꼈다. 다른 점은 공연은 맨 뒷좌석에 앉은 분에게도 전달해야 하니 전달력이 중요하다. 그런데 촬영은 마이크가 가까이에 있으니 전달을 1순위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좀 더 리얼한 연기가 가능했다”  
김바다 / 빅픽처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바다 / 빅픽처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럼에도 첫 매체 연기에 살인마라는 강렬한 역을 맡는 것은 부담이 되기도 했다. 김바다는 그런 부담감을 벗어나고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작품에 이런 역할이 있는데 그걸 주신다고 했을 때는 당연히 부담이 너무 됐다. 처음에는 조금 자연스럽게 묻어가면서 배울 수 있는 그런 역이 좋을 수도 있으니까…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신경수 역은 크게 느껴져서 부담감이 컸다. 

그래서 제가 이 역할을 맡고 준비하면서는 의지적으로 부담감에 집중하지 않으려고 했다. 왜냐하면 어쨋든 작품 전체로 보면 이 역할이 중요하고, 임팩트있는 역할이지만, 제가 늘 했던 것처럼 집중해서 제가 해야하는 역하을 충실히 해내면 작품의 하나의 구성원인 것은 똑같은거니까. 앞선 걱정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얼굴을 감추고, 목소리나 손 등 일부만 노출된채 등장했던 김바다. 그러나 등장과 동시에 정체가 발각된 것은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들통날 것이라 생각을) 0.1도 하지 않았다. 감독님이 저한테 기대하신 것도 이 역할은 비교적으로 기성배우보다는 기존 이미지가 없으면 하는 뜻에서 저를 쓰신 것이라 생각한다. 범인이나 공범이나 기존 이미지가 없게끔. 그런데 나오자마자 아셔가지도 허탈해 하시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다른 배우님들도 많이 오해를 하셨다. 너무 신기했다. 공연계에서 유출된 것이 아닐까 싶다. 저번에 무대 끝나고 관객분 편지를 보는데 드라마 2화부터 알았는데 말하지 못해서 답답했다고 하시더라. 손이 개구리 손이라서 많이 알아보신 것 같다”

가족과 친한 친구외에는 알리지 않았던 사실이지만 금방 정체가 들통나 웃지 못할 일들도 벌어지기도 했다고. 

“제작진의 부탁이고 해서 제가 일부러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홍보의 ‘ㅎ’도 못했다. 공연 때문에 인터뷰에서도, 프레스콜 때도 언급을 절대 하면 안되는 거였다. 저는 또 처음이니까 더욱 철저히 얘기를 안했다. 그런데 드라마로 지인들한테 연락이 많이 오더라. 심지어 군대 선임들, 동기들한테도 연락이 왔는데 ‘그런 드라마가 있어?’라고 그러기도 했다(웃음)”
김바다 / 빅픽처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바다 / 빅픽처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바다는 처음 보는 텔레비전 속 자신의 모습이 이상했다며, 드디어 자신의 얼굴이 화면에 나왔을 때도 막상 마주 보기 민망했다고 웃었다.

“드디어 나왔는데 ‘아 저렇게 나오는구나’ 싶었다. 너무 어색했다. 핸드폰은 셀카를 찍으면 좌우반전돼서 나오는데 좌우반전 안되면 이상하지 않나. 그런 느낌이었다” 

얼굴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 촬영은 어땠을까, 주로 손과 입 혹은 얼굴 윤곽만 나오는 촬영은 일반적인 촬영과는 달랐을 듯 싶었다.

“비하인드라면, 모든 촬영에서 입매나 일부 말고도 얼굴 전체를 찍기도 했다. 훨씬 많은 컷을 찍었다. 사실 대본 상으로는 얼굴 공개가 훨씬 전이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얼굴 공개를 늦추셨더라. 저도 편집된 것을 모니터되어야 보는데 얼굴이 늦게 나왔다. 촬영은 얼굴이 안나오는게 더 힘들었다. 얼굴 형태가 나오는데 얼굴은 나오지 않아야 하는, 실루엣은 나오는데 보일듯 안 보이는…저보다는 조명팀이나 스텝분들이 더 힘드셨을 것 같다. 그래서 제가 현장가면 감독님이 현장에서 제일 찍기 어려운 보광이 왔냐고 하시기도 했다”  

극중 반전의 반전은 바로 ‘그놈’의 정체였다. 그놈의 정체가 강동식(음문석 분)으로 밝혀지며 또 한번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김바다 또한 ‘그놈’의 정체를 촬영하는 순간에도 몰랐다고 한다. 김바다는 마지막에 ‘그놈’을 위해 목숨까지 내여주는 충격적인 엔딩을 선사하기도 했다.

“전혀 몰랐다. 현장에서도 몰랐다. 일부러 말을 안 해주신 건지 스텝 분들에게도 뒤늦게 전달된건지는 모르겠다. 처음에는 황 팀장님이 의심스럽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웃음)”

“저도 사실 대본을 처음 받을 때 ‘그놈’을 위해 죽는 것이 쉽게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자기 인생을 받쳐가면서 할 수 있는 동기가 무엇일지 고민을 했다. 그러다 보니 범죄에 사용된 가스라이팅이라는 소재를 공부하게 됐다. 현실적인 사례를 보고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이해했다. 사례를 보고 이게 정말 실제 범죄에 이용됐고, 실제로도 이렇게 위험하구나, 한 사람에게 컨트롤이 되면 마치 소유물처럼 되고 자기주도적인 선택권이 없어지게 되는 것을 그렇게 이해했다”
김바다 / 빅픽처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바다 / 빅픽처 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중 김바다는 선배 배우 장혁과 치열한 액션신을 보여줬다. 현장에서 김바다는 그 누구의 도움보다 장혁의 도움으로 액션신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액션스쿨에서 배울 때도 액션 감독님이 ’저보다 더 잘하시는 분이다’고 하셨다. 그래서 선배한테 뒤떨어지지 않게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크기도 했다. 다행히 예전에 액션 연극을 한 적이 있어서 그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됐다. 

그런데 연극과 촬영은 다른 거였다. 제가 덜 불편하게 촬영한건 무술감독님의 디테일한 지도도 있었지만 장혁 선배님이 개인 과외를 해주시듯 다 잡아주셨다. 선배님은 어떻게 해야 이렇게 나오는지 다 아시는 것 같았다. 완전 디테일하게 동작 하나하나를 잡아주셔서 액션 씬에서 선배님의 도움이 없었으면 제가 더 많이 헤맸을 듯하다. 선배님처럼 액션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분과 촬영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초반에 가장 많은 촬영을 함께산 최수영이나 후반부에 호흡을 맞춘 진서연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밝혔다.

“수영 씨는 장혁 선배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저를 너무 편안하게 대해주셨다. 저뿐만 아니라 스텝들에게도 항상 그랬다. 제가 그런 것을 보고 많이 배우기도 했다. 배우가 촬영 환경이나 현장에 적응하면 더욱 내추럴한 연기가 가능한데 그걸 알고 계시는 것 같았다” 

“진서연 선배는 너무 좋았다. 되게 재밌고 따뜻하셨다. 장면으로서도 도움 받은 것도 많지만 선후배로서 도움되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저 죽는 장면을 할 때 차에 유독 둘만 있는 상황이 많았다. 저희 둘만 차에 있으니까 선배님이 사적인 이야기도 하고. 선배님이 연극으로 데뷔를 하셔서 얘기하다보니 저랑 작업한 선배도 아셔서 자연스럽게 말을 하게 됐다. 사적으로도 제가 ‘데미안’ 첫공하는 날 따로 연락도 주시기도 했다. 정이 정말 많으시다” 

매체 연기를 경험하고 다시 무대 위로 돌아간 김바다. 그전과 이후, 달라진 점은 없었을까.

“저의 변화인 것 같다. 제가 무대에 섰을 때 카메라보다 무대가 익숙하고 좋아하는 공간에 다시 온 편안함을 느낀 동시에 경험에서 오는 변화를 느꼈다. 해보지 않은 매체 연기를 하게 되니 연습실에서 작은 변화를 시도하게 되었다. 카메라는 눈이나 작은 손동작을 캐치하게 되는데, 그런 부분을 아이디어 내기도 하고. 상대 배우나 연출님이 재밌다고 봐주셔서 작은 변화를 시도를 할 수 있었다”
김바다 / 빅픽처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바다 / 빅픽처 엔터테인먼트 제공
매체로는 처음이지만 연극, 뮤지컬에서는 다작을 한 연기 경력을 지녔다. 그동안 무대 위에서 그는 범상치 않은 다양한 배역을 해왔다. 그 동력에 대해 묻자 김바다는 “평범한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질문을 듣고 생각해보니 다른 인터뷰에서도 그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제가 배우로서 가진 평범함 때문인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물론 제가 한번 보면 잊히지 않은 독특한 생김새나 이미지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모델처럼 훤칠하게 크거나 누가보면 조각같은 이미지도 아니니까, 제가 평범함에 가까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배우로서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제가 평범함의 범위에 있어서 (다양한 이미지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배우는 소비되어야 하는 역할이고, 소비되는 이미지가 있어야 하는데 시청자나 관객들이 저를 배역의 이미지로 생각할 수 있다는 거니까 배우로서 장점이라고 하면, 장점인 듯하다"  

김바다에게 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는 시작인 작품이 될 듯하다. 처음 시청자에게 선보인 작품인만큼 가지는 의미도 남달랐다. 

“당연히 매체 첫 작품이니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당연히 첫 작이다보니 힘든 부분이 많았고 늘 긴장의 연속이었고, 배우로서 저를 돌아보게 된 작품이다. 그동안 무대에서 해왔던 연기들이 헛되지 않은 것이라는 걸 확인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또 저의 많은 부족함을 직면한 작품이기도 했다. 동료나 선배를 보고 많은 것을 배운 작품이고 고생하고 있는 스텝들을 마음의 여유가 부족해 챙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 작품이다”   

한편 김바다는 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이후 뮤지컬 ‘데미안’으로 무대에 복귀했다. 뮤지컬 ‘데미안’은 오는 4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무대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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