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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운영자,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될까…법조계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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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공
[정예준 기자] 뉴시스에 따르면 텔레그램을 이용한 성착취 불법 영상물을 판매·유포한 이른바 'n번방' 사건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운영자 등 일당을 '범죄단체 조직'죄로 처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n번방, '박사방' 등에 대해 형법상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하는 것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운영 행태에 비춰봤을 때 가능하다는 의견과 법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 24일 브리핑을 열고 n번방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한 성착취 등 디저털 성범죄에 강력히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특히 추 장관은 운영 가담자들의 범행이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상태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경우 형법 114조의 '범죄단체 조직죄'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해당 조항은 사형 또는 무기, 장기 4년 이상 징역에 해당되는 범죄를 목적으로 단체·집단을 조직하거나 가입·구성원으로 활동한 자를 그 목적한 죄에 정하는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법무부는 과거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해 '미투(Me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를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TF(태스크포스)에 합류케 하는 등 엄정 대응 의지도 보이고 있다. 서 검사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n번방 등에 대한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 가능성을 강조했고, 사회 각계인사 및 시민단체들도 이에 호응했다.

법조계에서는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공동의 범죄 목적으로 체계를 갖춘 일당이 직책, 행동 등을 분담해 계속성이 있는 '결합체'가 구성됐는지가 쟁점이다.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25) 등의 성폭행 및 사기 범행 등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참여자들이 있다면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 여지가 생긴다. 이들의 역할이 분담돼 있고, 상명하복 등 방식의 지시에 따랐다면 범죄단체 조직죄에서의 체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도 범죄단체에 대해서 전형적인 '조폭(조직폭력배)'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뉴시스 제공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그간의 판례 및 n번방 등의 범행에 비춰봤을 때 입증만 된다면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 경우 이들에 대한 엄벌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다만 범행의 방법이나 대상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모의를 한 정도에만 그칠 경우 공동의 범죄 목적하에 계속적인 결합체로서 체계를 갖춘 범죄단체 조직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례도 있다.

이같은 판례에 비춰보면 향후 관련 수사에서 범죄단체 조직죄 적용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 확보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 해당 죄 적용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객관적인 증거가 다수 확보돼야 할 것"이라며 "단순 모의 외에 체계나 행동 분담 등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n번방 범행에 직접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았으나, 불법 영상물 시청 등 참여자들도 범죄단체 조직죄가 적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이 경우 조직 체계 관여의 입증이 운영자 등 핵심 피의자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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