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풀인풀’ 오민석, 시청자 마음도 돌린 내공의 힘 (종합)

(톱스타뉴스 임라라 기자) 배우 오민석이 ‘사랑은 뷰피툴 인생은 원더풀’로 또 한번 인생작을 경신했다. 

25일 강남구 압구정로 한 카페에서 KBS2 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오민석 배우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종영 후 소감을 묻자 오민석은 “이제 슬슬 체감하기 시작한다”며 입을 열었다. 오랜 시간 도진우로 살아왔기에 여운이 상당하다고. 그는 “맨날 보던 사람들을 안보니 허전하다”며 웃었다.

오민석이 맡은 도진우 역은 변주가 많은 캐릭터였다. 아내 김설아(조윤희 분)를 두고 비서 문해랑(조우리 분)와 바람을 피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 혼수상태에서 벗어나보니 아내 김설아는 어머니 홍화영(박해미 분)의 강요로 이혼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오민석은 용서를 구하고, 김설아를 향한 지고지순한 애정을 보여줬다. 결국 도진우는 시청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가 됐고, 마지막에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서브남의 반란이었다. 시작이 불륜이었기에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는 오민석. 시청자도 그렇고 배우 본인도 이런 결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예상 못했다. 배우들도 그렇고 저도 저희 스토리에서 설아와 이어진다는 예상을 전혀 못했다. 결말이 돼서 개인적으로 저는 되게 좋았다. 결말이 그렇게 지어졌다는게 재밌고 놀라웠다” 

다른 배우들은 어땠는지 묻자 오민석은 극중 김설아를 사이에 둔 라이벌 문태랑 역의 윤박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윤박과 이어지는 결말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평이 있었기 때문인 듯했다. 

“남이니 입장을 얘기하기 그렇다. 어제는 (인터뷰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했는데 기사를 보니 박이가 볼 때 서운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물론 저는 박이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았지만, 제가 느끼기에 저는 제 역할을 열심히 했고 박이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 반응은 제가 알 수 없는거니까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물론 저는 미안한게 솔직히 없잖아 있다. 박이는 그러지 말라고 하는데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오민석이 처음 도진우 역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그는 “무조건 대본이나 캐릭터”라고 입을 열었다. 

“저는 무조건 대본이나 캐릭터를 보고 결정한다. 회사 입장에서 가장 큰 것은 감독님과 작가님, 대본이었고. 저로서는 도진우가 겪는 사랑의 오류가 되게 마음에 들었다. 자기가 사랑이라고 생각한 것이 사랑이 아니고 그 사랑이 깨닫는 그 서사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그걸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불륜이라는 큰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시청자들이 도진우을 응원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민석이 생각하는 도진우의 매력에 대해 묻자 “좀 짠하지 않나”는 답이 돌아왔다.

“저도 그 이유를 생각을 많이 했다. 도진우라는 캐릭터가 뒤로 진행될수록 입체적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그런 점을 관심있게 지켜봐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 

입체적이라는 배우 스스로의 평가대로 도진우는 100회가 진행되는 내내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캐릭터였다. 차갑고 냉정한 재벌2세로 등장했다가 드라마가 진행되며 순애보적인 면모가 부각됐다. 연기에 힘든 점은 없었을까.

“일일이나 주말 드라마는 원래 캐릭터 변화가 많은 편이다. 캐릭터에 대한 그림은 가지고 있어도 확고한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왜냐하면 그것을 가지고 있으면 중간에 갭이 생길 때 감정선도 혼돈이 오기 시작한다. 저는 캐릭터의 이미지보다는 그 씬에 집중하는 편이다. 결국에 드라마가 끝나고 시청자들이 도진우라는 인물을 떠오를때 나오는 그 이미지가 도진우의 캐릭터가 된다고 본다”

“‘미생’ 강대리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나가는 캐릭터가 맞았다. 이건 긴 호흡이 필요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그런 생각 자체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유연성이 필요한 듯하다. 캐릭터가 무너진다보다는 소화하기 위해 이런 모습도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

‘사풀인풀’은 불륜뿐만 아니라 자살, 학교폭력, 뺑소니 사건 등 자극적인 소재가 다수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오민석은 이에 대해 “소재보다는 감정을 먼저 생각했다”고 조심스레 입장을 밝혔다.

“배우 입장에서는 그런 소재가 있어도 우선 감정을 먼저 생각한다. 물론 자극적인 소재가 있다는 것은 알고는 있었지만 그게 엄청 세다고 생각은 하지 ㅇ낳았다. 수위 조절을 해야하냐는 고민보다는 그런 상황에서의 인물들의 감정적인 상태를 고믹하고 연기했다. 나중에 이런 반응을 듣고 놀라긴 했다” 

시청자들에 큰 사랑을 받은 만큼 그 결과는 수상으로 나타났다. 오민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지난해 KBS 연기대상 장편드라마부문에서 남자우수상을 받았다.  

“상을 받는 많은 분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저는 진짜 예상을 못했다. 이게 중후반도 아니었을 때인데, 저는 더군다나 5회까지 연기하고, 거의 누워있다가 깨어난지 얼마 안됐을 때라 정말 예상을 못했다. 그래서 감사했지만 너무 능력 밖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받아도 되나 싶은 마음이 컸다. 또 받았으니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기도 했다”

최근 오민석은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주목받았다. “친숙하다”며 좋은 반응도 있었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반응 또한 존재했다. 그런 반응들을 오민석은 담담히 인정햇다.

“어머니가 매번 해주시니 저도 모르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머니도 마찬가지로 일상적이라 불편함을 모르셨다고 하더라. 어머니는 제가 옆에 사니 좋은 점이 많다고 하신다. 말동무도 하고 저는 쉴 때 거의 어머니랑 시간을 많이 보내기 때문에…그래도 그런 반응에 어머니도 속상하신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하는 건 잘못된 게 있는 거라고 하셨고 저도 인정한다”

“한편으로는 제가 가지고 있던 반듯한 이미지, 차가운 이미지가 한꺼풀 벗겨진 것 같아서 마음이 편안했다. 부정적인 반응이라도 그 반응 자체가 저한테는 고맙다. 예능의 목적 중 하나는 저라는 사람을 알리는 것인데 어떤 이미지던, 나에 대한 반응이 오는거니 이 직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을 봤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들은 앞으로 연기의 자양분이 되었다고 한다. 

“내가 무심코 했던 행돌들이 모니터를 통해 편집되어서 보니 ‘내가 저랬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부분도 연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제가 했던 행동들에 대한 반응이 저에게 전달이 되는 거지 않나”

“자기의 삶을 숨기고 이미지로 배우 일을 하는 경우와 자기의 모든 것을 까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저는 살짝 까본 결과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더 솔직하게 할 수 있을 듯하다. 어떤 자리를 가서 가식적으로 나를 포장할 필요도 없고” 

마지막으로 오민석은 ‘사풀인풀’을 마치는 소감을 전했다. 

“이 작품을 하면서 변화된 제 스스로를 느꼈다. 연기할 때 불필요한 긴장감이 완화된 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전에 카메라가 극복해야할 숙제라면, 이번 작품에서는 카메라가 편안해지고 친구같이 느껴지는 지점이 있었다. 

이제 다음 작품을 할 때 이런 것을 잘 유지하면 연기도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이 많이 든다. 그렇게 편해지기까지 어떤 작업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스텝들과 친해지고 현장이 내 방 같아지고 그럴 때 이런 연기가 나오는구나 싶었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