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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포커스] '미스터트롯' 미(美) 이찬원, '18세 순이'로 꽃피운 '트로트 꽃길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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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이찬원의 캐치프레이즈였던 '트로트 외길 인생'은 '미스터트롯'을 만나 꽃길로 바뀌었다. 최종 순위 3위, 미(美)를 차지한 이찬원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트로트에 살고, 트로트에 죽는 이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찬원의 25년 인생은 트로트 그 자체였다.

TV조선 공식 인스타그램
TV조선 공식 인스타그램

"학교 무대는 좁다. 트로트에 살고 트로트에 트로트에 죽는 이찬원입니다." KBS1 '전국노래자랑' 대구 중구 편 (2008)

"20년째 트로트 외길 인생만 걷고 있는 대구에서 올라온 이찬원이라고 합니다." - SBS 모비딕 '홍디션' (2019)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구에서 올라온 24년 트로트 외길 인생만을 걷고 있는, '미스터트롯'을 잡기 위해 올라온 이찬원입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제작진 오디션 (2019)

"24년 트로트 외길 인생 대구에서 올라왔습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24살 이찬원이라고 합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101인 예선 (2019)

"트로트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왔습니다. 25년 트로트 외길 인생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TV조선 '미스터트롯' 결승전 인터뷰 (2020)

서사가 중요한 오디션 프로그램이지만 이찬원의 개인사가 방송에서 공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트로트 외길 인생을 살아온 이찬원 자체가 서사였기 때문이다.

1월 9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 2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는 단연코 이찬원이었다. 하지만 일반인이기에 그 흔한 보도자료도 없어 방송 초중반까지 이찬원의 개인 기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포털 사이트에 '이찬원'과 '진또배기'를 검색하면 기자가 작성한 몇 개의 기사가 몇 주째 있었을 정도니 말이다.

"평범하게 대학 생활을 하던 그가 '미스터트롯'으로 '제 2의 인생'을 살지 귀추가 주목된다." - 톱스타뉴스 이찬원 개인 기사 中 (2020/01/10)

초반 '진또배기'로 생성된 팬덤은 '내 마음 별과 같이'로 점차 커져갔고, '울긴 왜 울어', '패밀리가 떴다' 팀미션으로 코어 팬덤을 구축한 뒤 '잃어버린 30년'과 '남자다잉'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딱풀' 과 '18세 순이' 무대는 즐기면서 볼 수 있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항상 웃는 얼굴로 행복함을 전파하던 해피바이러스 이찬원은 결승전 무대 후 마스터 점수 1위를 받고 어쩔 줄 몰라했다. 무대의 높은 성적과 심사평과는 달리 진선미를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이찬원이었기에 마스터 점수 1위는 모두가 놀랐던 결과였다.

1라운드 '딱풀' 마스터 점수 941점(2위), 2라운드 '18세 순이' 마스터 점수 976점(1위), 대국민 응원 투표 점수 790점(2위)를 합산한 결과 이찬원은 중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중간 순위 1위 당시 이찬원은 "일단 정말 말도 안 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이제 문자 투표를 통해 다른 뛰어나신 선배님들께서 이 1등 자리를 분명히 차지하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자리까지 올라올 줄도 몰랐다. 너무 감격스럽고 제 인생에 없을 일이다. 평범하게 대학교 다니다가, 학생으로 살다가 지금 우연찮은 기회에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트로트를 하게 된 거다. 트로트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왔다. 25년 트로트 외길 인생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겸손하고 솔직한 태도로 일관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작곡가 미션에서 이찬원은 이루가 작곡한 '딱풀'을 선보였다. '딱풀'은 삶이 고달픈 이들에게 '꼭 붙어있을 테니 걱정하지 마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곡으로, 이찬원이 아니면 누가 이 곡을 소화했을까 싶은 희망차고 밝은 노래다.

'미스터트롯'의 시청률이 유독 높은 이유는 시청자들에게 여유와 미소, 흥을 되찾아준 데 있다. 유튜브 댓글을 봐도 "'미스터트롯'을 보고 우울증이 치료됐다", "갱년기였는데 '미스터트롯'을 보고 힘을 낸다", "인생에서 누군가를 이렇게 열심히 좋아한 적은 처음이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심지어 기자의 어머니 역시 방송에 나오는 연예인을 좋아한 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찬원이가 정말 귀엽다. 어쩜 저리 귀엽냐"고 하실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찬원의 귀여움은 남녀노소 통한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초반에 비해 많이 능숙해진 춤 실력으로 '딱풀' 안무를 소화한 이찬원은 평소 96년생 동갑내기로 친분이 있던 조영서 안무가와 악수를 하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젊은 그대'가 떠오르는 청량한 창법 역시 '딱풀'의 특징이다.

"보통 이렇게 신곡을 발표할 때는 아무래도 음악에 보컬이 끌려갈 수밖에 없거든요. 본인이 연습도 충분히 된 건 아닐 테고. 그런데 지금 이찬원 씨의 가장 큰 매력은 반주를 목소리가 끌고 가요. 그래서 보는 사람이 음악을 듣기보다는 찬원 씨 목소리에 빠지게 되고, 이런 것들이 정말 큰 장점이거든요. 수고하셨습니다." - 조영수 마스터 '딱풀' 심사평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처음에는 진짜 마스터 분들 앞에서 평가 한 번 받아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지원했을 때. 100인 마스터 예심까지만 가는 것도 나는 성공이다." - TV조선 '미스터트롯' 이찬원 제작진 인터뷰 中

이찬원의 '미스터트롯' 인생곡 선곡이 '18세 순이'였던 건 정말 신의 한 수다. 결승전에서는 '진또배기'와 '울긴 왜 울어'가 아버지의 선곡이었다는 새로운 사실이 알려졌다. "좋아하는 곡들이 너무 많아서 무슨 노래를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던 이찬원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애교 가득한 말투로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던 이찬원은 인생곡 후보로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탄 유지나의 '미운 사내'와 나훈아의 '18세 순이', 김태곤의 '망부석', 박정식의 '천년 바위', 주병선의 '칠갑산'까지 다섯 곡을 제안했다.

그중 이찬원의 아버지가 선택한 곡은 가창력과 성량이 돋보일 수 있는 나훈아의 '18세 순이'였다. 1983년 발매된 나훈아 4집 앨범 수록곡 '18세 순이'는 팝 분위기를 살린 경쾌한 멜로디의 곡으로, 특유의 간드러진 고음이 돋보이는 노래다.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부모님의 응원을 받은 이찬원은 '18세 순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편곡하며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다. 평소 이찬원의 습관이 모두 들어간 무대 매너부터 흠잡을 데 없는 가창력과 성량, 전국의 시청자들을 '순이'로 만드는 매력까지. 특히 후반부의 "순이 찾아 가야 해" 파트부터 카메라까지 흔들리게 만든 "순이" 파트로 엔딩을 장식한 이찬원의 모습은 완벽 그 자체였다. 그동안 이찬원이 '미스터트롯'에서 선보인 모습은 '18세 순이'에 모두 압축되어 있었다.

풋풋한 외모와 신선한 가창력이 돋보였던 '진또배기'로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찬원은 자신의 장기인 밝은 분위기를 살린 '18세 순이'로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이찬원 씨는 정말 모두를 즐겁게 하고 흥겹게 하는, 사실 이거는 정말 능력인 것 같아요. 이거는 연습해서 장착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아니고, '진또배기' 이후에 또 하나의 엄청난 노래를 오늘 불러주신 것 같고." - 김준수 마스터 '18세 순이' 심사평

"안무가 아닌데 무대를 엄청 크게 쓴다는 거는 이 온몸의 자신감이 뿜뿜이라는 얘기인 거거든요. 모든 가수가 슬픈 감정, 아니면 감동을 줄 필요가 없어요. 저렇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가수도 반드시 필요한데 준수 씨 말대로 그 분야에 있어서는 최고예요. 너무 잘했어요." - 장윤정 마스터 '18세 순이' 심사평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중간 합산 점수 1위에 올랐던 이찬원은 국민들에게 85만 3576표(15.72%)를 받아 실시간 국민투표 점수 745.08점을 얻으며 총점 3452.08점으로 3위에 해당하는 '미'를 차지했다. 3위 발표 전 미소를 짓던 이찬원은 자신의 결과를 보고 고개를 숙이며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평소 '미스터트롯' 선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내며 동료애를 나눈 이찬원인 만큼, 결승에 오른 TOP7은 너도나도 이찬원을 찾아 끌어안고 쓰다듬으며 3위를 축하했다. 

무대에서 큰절을 올린 이찬원은 MC 김성주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우리 영웅이 형과 탁이 형과 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최종 일곱 명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드리는데 미라는 영광스러운 자리까지 차지하게 되어서 더더욱 감사드린다.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들, 함께해주신 시청자 여러분들 대단히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대구가 고향이자 경북 경산에 위치한 영남대학교 경제금융학부에 휴학 중인 이찬원은 "고향에 계시고 대구·경북에 계시는,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분도 많으시다. 고생하시는 의료진분들 정말 많이 고생하시는데 대구·경북에 계신 우리 고향 여러분들 꼭 힘내시고 희망을 다시 되찾으시길 바라겠다"는 코로나19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뿐만 아니라 실시간 문자 투표 집계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누구보다 애썼던 김성주를 향한 센스 있는 멘트도 잊지 않았다. 이찬원은 "이틀 전에 생방송 때 김성주 선배님께서 정말 왜 명 MC라고 다들 말씀하시는지 새삼 느끼게 됐다. 김성주 선배님께 뜨거운 박수 부탁드리겠다"며 초중고 학생회장, 상경대학 부학생회장으로 쌓아온 리더십까지 뽐냈다.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미(美)의 뜻처럼, 일반인 대학생 참가자였던 이찬원은 오디션부터 101인 예선, 장르별 미션, 1:1 데스매치, 기부금 팀미션 트롯에이드, 준결승전 개인전 대결과 1:1 한 곡 미션, 결승전 작곡가 미션과 인생곡 미션을 거쳐 3위에 오르며 '미스터트롯'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미스터트롯'을 통해 경쟁을 떠나 행복함을 얻었던 이찬원은 이제 '트로트 외길 인생'이 아닌 '트로트 꽃길 인생'을 걷게 됐다. 이찬원을 응원한 한 사람의 시청자로서, 그의 앞날에 꽃길만 펼쳐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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