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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 현직 의사가 본 신천지와 이만희, 신천지에 30만 신도가 몰렸던 이유는?…"울타리 바깥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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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현직 의사 이주혁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주혁씨는 이만희 총회장의 기자회견을 본 사람들이 어떻게 저런 노인을 메시아로 생각한 것인지 놀라워 하지만, 왜 그를 메시아로 받아들였던 사람이 그토록 많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주혁 의사의 진단은 명확하다.

자본주의 발달에 따라 권력과 부가 소수의 주류에게 집중되면서 그렇지 못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

이른바 '울타리 바깥의 사람들'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이주혁씨는 유독 소속감과 커뮤니티를 강박적으로 중시하는 한국인들에게 학연, 지연, 혈연에 이어 '교연'이라는 것이 한국 개신교의 빠른 확장의 이유였다고 말한다. 

실제 한국에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교회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개신교의 세력확장은 단순히 구원이 목적이어서가 아니라 커뮤니티라는 또 다른 목적이 결합되면서 가능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 통계청의 2015년 통계를 살펴보면 개신교만이 아니라 전 인구의 43.9%가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

주류는 개신교 19.7%, 불교 15.5%, 천주교 7.9% 등이다.

국내 종교인 통계
국내 종교인 통계

신천지는 조사대상에 없었으니 기타에 포함되었거나 혹은 없다는 답변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주혁 의사는 "신천지를 잉태한 것은 바로 개신교"라며 "한국의 개신교가 교권 다툼 속에 분열을 거듭하고 교회를 통째로 아들한테 세습하고 배임, 횡령, 십일조 강요. 정치에의 개입 등 어두운 면을 보이는 가운데 저와 같은 사생아들이 조용히 물밑에서 세를 불려나간 것"이라며 교회를 비판한다.

실제 교회는 이주혁씨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주혁 씨의 지적처럼 국내 종교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메시아나 구원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소외를 벗어날 방도'일지도 모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여지는 또 다른 두드러진 특징은 20대의 감염률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확진자 20대들 대부분이 신천지 교인이다.

왜 신천지에 20대들이 그토록 많았는가는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살펴보는데 있어 오랫동안 중요한 화두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하 이주혁씨가 올린 글 전문이다.

-- 여전히 한국인들은 메시아를 보려 한다. --

이만희 총회장의 기자회견을 보며 사람들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나이가 90을 넘었다고 하는 현존하는 이른바 세상의 '마지막 선지자'. 종말을 앞둔 현세에서 메시아의 계시를 받았다는 이 인물은 사회에 큰 우려를 끼친 데 대해 사과한다며 큰절을 올렸다.

사람들은 어째서 저런 노인이 메시아의 현현이라는 허황된 교리에 30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넘어간 것인지에 대해 놀라와한다. 그리고 그걸 믿고 있는 사람들을 멸시할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야 한다. 그 교리에 따라 신앙 고백을 하고 그를 메시아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어째서 이토록 많은지를.

한국이 빠르게 문명을 발전시키고 사회적으론 합리적인 가치 속에 자본주의가 발전한 것은 맞다. 서구 열강 국가들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넘어서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에 아주 특이한 점이 있다.
한국인들은 소속감과 커뮤니티를 (거의 강박적으로) 찾는 문화를 갖고 있다.
한국인은 학연, 지연, 혈연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종친회'라는 게 있어서 공동으로 거대한 땅과 부동산을 보유, 관리하는 그런 문화를 가진 곳은 한국 말고는 없다. 어느 고등학교 나왔다. 거기 몇 기다, 너는 몇 기다. 내 밑으로 다 일루 와 봐. 이런 걸 할 수 있는 그런 문화를 가진 곳도 한국뿐이다.

사회의 "주류"가 떼를 지어서 돈과 권력을 잡고 벽을 쌓기 시작하면 당연히 "소외" 라는 현상이 시작된다. 울타리 바깥의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그 외의, 나름의 소속감과 유대감을 느끼게끔 하는 커뮤니티를 원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교회였다. 나는 (이런 단어는 아직 아무도 안 쓰고 있는 것이지만) 이것을 '교연'이라고 부른다. 교연이라는 것은 한국 사회가 급속한 경제 발전을 하면서 학연과 지연을 뛰어넘을 만큼의 강력한 구속력을 갖고 사람들에게 제시되고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그게 한국 개신교가 상상을 초월해 교세 확장을 성공시켰던 이유였다. 그건 한국인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더 "영적"이어서가 아니었다.

한국인들은 해외로 나갔을 때도 교회부터 찾는다. LA 한인 타운, 뉴욕, 시카고, 애틀란타, 한국인들이 많이 모인 그 어느곳에도 한인 교회가 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세계 그 어느 곳에도 한국인들이 모이는 교회가 서 있다. 피붙이도 뿌리도 학연도 없는 곳에서 무엇에 기댈 것인가? 지독한 소외감에서 이들은 소속감을 갖고 심정적 유대감이 필요했다. 그로써 '교연'. 교회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가 한국인들을 부여잡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한국인의 급소이다.. 중국이나 일본에는 없는. 한국인들만의 공동체 문화. 지연. 혈연. 학연. 그리고 교연. 이런 소속감과 연대감의 문화를 타고 한국에서 교회들. 즉 개신교, 기타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수 많은 신흥종교들 등은 맹렬하게 교세를 확장하고 신도 수를 불려 나갔다.

개신교의 목사님들이 참 자주 하는 설교 말씀이 있다. 한국인이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것이다. 왜? 이렇게 교회가 많으니까. 곳곳에 십자가가 서 있고 짧은 시간 동안에 수많은 신도가 생긴 곳이 유례가 없으니까.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청계산에서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현현한 하나님으로부터 모세가 율법을 받았다는 시나이산. 시나이란 시내를 말하고, 청계산의 계가 냇가란 뜻이니 한국의 시나이는 청계산이라는 것이다.

기성 개신교 신자들이라면, 이런 말을 듣고 실소를 금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신천지를 잉태한 것은 바로 개신교의 행태란 점을 부정하려 해선 안 된다. 한국의 개신교가 교권 다툼 속에 분열을 거듭하고 교회를 통째로 아들한테 세습하고 배임, 횡령, 십일조 강요. 정치에의 개입 등 어두운 면을 보이는 가운데 저와 같은 사생아들이 조용히 물밑에서 세를 불려나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거짓 선지자, 신흥종교, 이단 기독교의 천국이 된 것이다. 박태선의 전도관과 장막 성전에서 벤치마킹하여 신천지가 융성했다. 그 모든 것들이 몰락하면 또 다른 종교가 나올 것이다. 한국 전쟁 이후 70년간 늘 그래 왔다.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거짓 메시아인지, 진짜 메시아인지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소외를 벗어날 방도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질병 관리 본부는 바이러스를 찾아 한 환자와 정신 병원을 깊숙이 파고 들다 신천지라는 엄청난 광구를 찾아냈다. 그리고 나는 생각컨대, 신천지 현상, 우리나라 신흥 종교의 속살을 탐사해내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코로나 19같은 바이러스를 찾아내는 일보다 훨씬,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한국 사회의 주류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이 이미 지독한 속병을 만들어 놓았다. 그 병은 한 번도 고쳐진 적이 없이, 지금도 투병 중이며 그 본질은 탐욕이고 결과는 소외였다. 그리고 기성 교회에서 소외받은 자들이 다른 곳 어디서든 선지자와 메시아를 찾아 무릎을 끓고 눈물을 흘리며 할렐루야를 외치는 한, 또다른 박태선, 또다른 이만희가 계속해서 나올 것은 분명하다.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 (마태복음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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