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코로나 대응] "이 시국에 거길 왜 가"…확진자 동선 공개 부작용, 자진 검사 위축 우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중보건 중요하지만 인권원칙도 지켜야"

[김명수 기자] 뉴시스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이 속속 공개되면서, 일부 확진자의 사생활이 인터넷 등에서 조롱거리가 되는 모습이 일부 발견되고 있다.

"병 걸리는 것보다 동선 공개가 더 겁난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인데, 이는 의심증상자의 자진신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은 질본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여기에 각 지자체도 역학조사관들의 도움을 받아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한 뒤 발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7일 육군 제50사단 장병들이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 투입돼 소독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2020.02.27. /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7일 육군 제50사단 장병들이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 투입돼 소독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2020.02.27. / 뉴시스

보건당국은 확진자 진술 외에도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사용 내역 등을 통해 동선을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들의 진술과 실제 동선간 차이가 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확진자 동선 공개는 감염 확산 등을 줄이기 위해 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평가다. 해당 시간과 장소에 방문한 사람 중에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시민들이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일부 확진자의 이동경로가 공개되면서 중 비난이나 인터넷상 웃음거리 소재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확진 판정을 받은 확진자 세번째 확진자 A씨의 경우 이동경로가 공개된 뒤 대중적 비난에 시달려야했다.

중국에서 입국한 그는 중국인 여성과 성형외과를 방문했고, 식당을 이용한 뒤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이같은 동선이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불륜이 아니냐'는 추측성 댓글을 달기 시작했고 증세가 있음에도 여러 곳을 방문한 행태를 도마 위에 올리기도 했다.

경기도 평택 확진자인 B씨도 이달 중순 동선이 공개됐는데 일부 방문 장소가 유흥업소, 모텔 등으로 나와 역시 조롱 섞인 악플에 시달려야했다. 한 네티즌은 구체적 사정은 알 수 없는 상황인데도 이 남성을 두고 "(코로나19가 다 나아도) 이미 와이프한테 죽은 목숨"이라며 비꼬는 듯한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이같은 모습은 의심 증세를 느낀 이들이 자진신고나 검사를 기피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무역회사를 다니는 신모(30)씨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인만큼 동선 공개는 개인적으로 감내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내가 코로나19에 걸린지 모르고 지인의 결혼식장이나 영화관을 다녀왔는데, (혹시 걸렸을 경우) 나중에 동선이 공개되면 '이 시국에 왜 거길 갔느냐'는 비난을 받을까봐 겁나는 건 있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네티즌들이 (일부 확진자들의) 사생활을 조롱하는 것을 자제해야한다"며 "방역과 공중보건이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인권원칙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