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코로나 대응] 우체국 가도 마스크 없는 이유는? 대구·청도 먼저 공급하느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명수 기자] "여기 마스크 팔아요?" "마스크 안 팔아요. 읍·면 단위에서만, 시골에서만 팔아요."

연합뉴스에 따르면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우체국. 전날 TV 뉴스로 우체국에 가면 마스크를 판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신남오(86)씨는 우체국 문을 열었다가 빈손으로 자전거에 올랐다.

이 우체국은 "대구·청도 지역과 공급 여건이 취약한 전국 읍·면에 소재한 우체국에서 판매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해도 방문객이 몰리자 글씨를 더 키워 문에 붙이기도 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품귀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26일부터 긴급수급에 들어간 가운데, 서울 시내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는 마스크를 구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아침 일찍부터 오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다음달 2일부터 대구·청도 및 전국 읍·면 지역 우체국 등에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대부분 허탈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마스크 판매 안한다' 안내문 붙인 우체국.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우체국에 "현재 마스크 판매 안 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놓여 있다. / 연합뉴스
'마스크 판매 안한다' 안내문 붙인 우체국.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우체국에 "현재 마스크 판매 안 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놓여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오후 강남구 삼성동의 우체국서 만난 손지영(29)씨는 뉴스를 보고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찾아왔다고 했다.

손씨는 "마스크 가격이 오른 것을 이해는 하지만 3천원짜리는 괜히 미워서 사기가 싫다"며 "정부에서 지급하는 건 좀 믿을만하지 않을까 해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 물량이 없다는 우체국 측의 안내를 듣자 허탈해하면서도 "대구에 먼저 보내는 것도 이해는 한다"며 돌아섰다.

같은 우체국을 찾은 윤영식(59)씨도 "대구에서 먼저 파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도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성동구의 한 우체국. 문을 연 어느 중년 여성이 "마스크…" 하고 말끝을 흐리니 직원은 "저희는 판매 안하고 인터넷으로 사셔야 한다"고 답했다.

마스크를 판다는 뉴스를 보고 온 것이라고 하자 직원은 "그러게요"라며 책상에 머리를 찧기도 했다. 항의하던 여성은 "똑같은 말 계속하려니 힘들겠다"며 직원을 오히려 위로하고 떠났다.

마스크 공적 판매처로 지정된 농협 하나로마트에도 오전부터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쉴새 없이 울리는 문의 전화에 직원들이 뛰어다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대문구의 하나로마트에서 만난 주부 A씨는 "뉴스에서 우체국과 하나로마트에서 1인당 5매씩 살 수 있다 해서 밖에 나가기 무서운데도 일부러 나왔다"며 "대구 하나로마트에 우선 공급된다고 왜 미리 말 안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마스크 수요가 워낙 많아서 생산업체가 곧바로 공급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 등의 인터넷 판매처에는 접속자가 폭주해 오전부터 접속 장애가 빚어지기도 했다.

시내 약국에도 마스크가 공급될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지만 구할 길이 없어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중구 명동의 한 약국 관계자는 "마스크가 약국에 풀린다는 얘기가 있어서 확인해보니 도매상은 다음주 목요일쯤에나 수급이 될 것 같다고 하고 그마저도 물량이 충분한지는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정부 발표와 현실이 달라서 중간에 있는 우리도 난감한데, 1주일 후에 발표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동구의 어느 약국 직원은 "마스크 공급한다고 (약사회에서) 문자는 오는데 정작 물건이 안 온다"면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미안해서 중고나라에서 마스크를 사다가 100원, 200원 정도 붙여서 팔기도 했다"고 했다.

영등포구의 한 약국 관계자는 "한달 동안 마스크 들어온 것이 없다"며 "마스크 찾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약국 직원들끼리 쓰려고 창고에 남겨둔 마스크까지 다 꺼내서 팔았다"고 전했다.

헛걸음을 한 직장인 강모(37)씨는 "어제 발표를 보고 얼른 들렀는데 없다고 하니 황당하다"며 "마스크가 모자라 1개로 3, 4일 쓴다. 이번 마스크 발표만 봐도 정부 대응 자체가 많이 부족하고 미흡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후 마스크 수급 관련 긴급브리핑에서 "공적 판매처와 세부 협의가 아직 진행되는 곳이 있어서 공적 물량을 구축하는데 하루 이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140여개 업체에 의한 하루 마스크 총생산량이 1천만장 수준인 만큼 하루 900만장 정도가 국내에 공급되도록 할 것"이라며 "당일 생산량의 50% 이상이 농협, 우체국, 약국 등 공적 기관에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