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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여자는 시베리아 허스키를 키울 수 없다"며 애완견 총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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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서 최초로 여성 체육관 운영하던 견주
"아프간 생활 정리하고 이란으로 이민 고심"

(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뉴시스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을 위한 체육관을 운영하는 사바 바라크자이는 지난 7일 애완견과 함께 등산을 갔다가 끔찍한 비극을 겪었다. 총을 든 남성들이 "여자는 키울 자격이 없다"며 그의 7개월 된 시베리안 허스키를 쏴 죽인 것이다.

바라크자이는 13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산책을 하고 소풍을 즐기고 있었다"며 그러나 이날은 평소에 보지 못한 남성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등산을 시작한 지 두어 시간이 지났을 때 즈음, 남성들은 갑작스럽게 개의 몸통에 총을 겨눴다.

바라크자이가 소리를 지르며 쏘지 말라고 애원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곧장 개의 가슴팍에 네 발의 총을 쐈다. 일당은 그를 향해 "여자는 시베리아 허스키를 키울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남성 일당이 여성 견주와 함께 산책을 나온 시베리아 허스키를 총으로 쏴 죽인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여성은 시베리아 허스키를 키울 자격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작년 1월 영국 스코틀랜드의 시베리안 허스키 클럽에서 대회에서 촬영한 것. 2020.2.13. / 뉴시스
지난 7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남성 일당이 여성 견주와 함께 산책을 나온 시베리아 허스키를 총으로 쏴 죽인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여성은 시베리아 허스키를 키울 자격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작년 1월 영국 스코틀랜드의 시베리안 허스키 클럽에서 대회에서 촬영한 것. 2020.2.13. / 뉴시스

바라크자이가 총을 맞은 개를 품에 안고 차를 향해 달리자 남성들은 그녀에게 총구를 돌렸다. 그들은 "개를 버리라"고 위협했다. 바라크자이는 결국 사체를 산에 놓고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바라크자이의 자매인 세타예시는 "가해자들이 대체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바라크자이의 직업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는 이 지역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최초의 여성 관장이다. 이 자체도 아프간에서는 금기시된다"고 설명했다.

바라크자이는 체육관에서 10대 소녀들에게 자전거를 타는 법을 가르쳤다. 남성이 차를 태워주지 않으면 여성들은 이동이 불가능한 아프간에서 자전거는 매우 대중적인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어린 여성들이 자전거를 타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시선이 곱지 않다.

세타예시는 "바라크자이가 20년 전 체육관을 열었을 때 지역사회에서는 공격적인 반응이 일었다. 하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체육관을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세타예시는 "바라크자이의 목숨이 위험할 정도였다. 부모님도 상당히 걱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시베리아 허스키 '아스만'을 키운 것도 아프간에 사는 여성으로서는 큰 도전이었다.

바라크자이는 7개월 전 푸른 눈을 가진 허스키를 입양했다. 이름은 '하늘'이라는 뜻의 아스만이라 지었다. 허스키의 하늘색 눈동자를 보고 지은 이름이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아스만과 눈밭을 달리는 사진, 함께 들판을 달리는 사진 등이 여러장 개시돼 있다.

비극을 겪고도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

바라크자이는 현지 매체인 카마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신고를 해도 경찰은)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을 걸 안다"면서 "이 나라에서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매일 죽어가지만 아무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타예시는 이번 공격으로 가족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정말 무서웠다. 누구도 그런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다. 우리 가족에게 정말 큰 공포다"고 말했다.

바라크자이는 힘겹게 유지하던 체육관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체육관에 있던 장비도 다 팔아넘겼다.

그는 현재 보다 안전한 이웃국가인 이란으로 이민을 검토 중이다.

세타예시는 "죽은 아스만은 바라크자이에겐 딸과도 같았다"며 그가 큰 슬픔을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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