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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생충', 영화사 새로 쓴 10개월간의 여정 마무리 "열정으로 메꿨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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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한수지 기자)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사를 넘어 세계 영화 역사를 새로 쓰며 긴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이 참석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 등 총 4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여기서 제작발표회 한지 1년이 되간다. 마침내 여기 다시 오게 돼서 기쁘다. 기분이 묘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기생충' 팀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영화 '기생충' 팀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송강호는 "처음 겪어보는 과정이었다. 작년 8월부터 오늘까지 영광된 시간을 함께 보냈다. 한국 영화 '기생충'의 통해 한국 영화의 모습을 세계에 선보여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미국 대형 배급사에 못미치는 자본으로 온몸으로 부딪혀야했던 오스카 캠페인에 대해 회상했다. 그는 "저희는 중소 신생 배급사 니온과 함께했다. 저희는 물량 공세 대신 코피 흘리며 열정으로 메꿨다. 인터뷰가 600회 관객대회 100회 이상을 했다. 배우들이 똘똘 뭉쳐 팀웍으로 물량의 열세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실제 송강호는 힘든 여정을 소화하며 쌍코피를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봉감독은 "처음 오스카 캠페인 여정을 봤을 땐 바쁜 창작자들이 잠시 벗어나 시간을 쓰는 것이 낯설고 이상해 보이기도 했는데 밀도 있고 세밀하게 작품을 검증하는 시간을 갖는구나 생각하게 됐다. 오랜 전통을 가진 과정이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송강호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송강호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봉준호 감독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두고 "로컬 시상식"이라고 말해 오스카를 도발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봉 감독은 "처음 오스카 캠페인을 하는데 어떻게 도발을 하느냐. 시상식을 비교하는 질문에 답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다. 전략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라고 웃었다.

'기생충'의 놀라운 기록 뒤에는 봉준호 감독의 뛰어난 언변을 엿볼 수 있는 수상 소감도 뒤따랐다. 특히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당시 마틴 스콜세지의 발언을 인용한 소감은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안겼다. 봉감독은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콜세지가 편지를 보내왔다. 저로썬 영광이었다. 개인적인 편지라 다 공개하는 건 실례같고 그동안 수고했고 쉬라는 내용이 담겼다. 대신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적혀있었다. 편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기뻤다"라고 밝혔다.

쓸씁한 현실을 담아낸 영화에 한국 관객이 열렬히 반응한 이유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제가 만들려고 하는 스토리의 본질을 외면하긴 싫었다. 빈부격차의 현실 씁쓸함을 피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부분을 정면 돌파하는 영화다. 그 부분을 불편하고 싫어할 수도 있지만 그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달콤하게 포장하고 싶지 않았다. 솔직한 표현이 이 영화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봉감독은 답했다. 그는 "한국과 전세계 관객들이 오스카 수상과 상관없이 호응을 해주고 열광해줘서 기뻤다. 평가는 보는 분들이 해주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진원 작가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한진원 작가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한진원 작가는 "우리 영화에는 선악의 이분적인 대립이 없다. 각자만의 욕망과 이유, 모두에게 연민을 가질수 있다는 점이 느낄수 있는 즐거움이라고 본다. 저는 어린시절 서민이었고 기우의 환경과 가깝게 살았다. 반면 박사장의 집은 판타지였다. 그런 디테일을 쫒아나가면서 만들어갔다"고 전했다.

배우 이정은은 "현시대를 짚는 영화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동시대의 문제를 굉장히 재밌고 심도있게 전개해갔다. 선과 악이 명확지 않는 점도 우리의 인생과 흡사하다. 예상할 수 없는 스토리에 열광한게 아닐까. 봉준호 감독의 유머를 잃지 않은 것이 인기 요인이 아닐까 싶다"며 '기생충'의 인기 비결을 짚었다.

이정은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이정은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당시 그 벅차올랐던 순간에 대한 배우들의 솔직한 심경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선균 "너무 벅차올랐다. 이렇게 벅찰때 눈물이 날수 있구나도 느꼈다. 4개 부분을 받고 보니까 편견없이 영화를 봐주신 아카데미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여정은 "무대에 서 있을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영화의 힘은 대단하구나 싶었다. 이게 '영화라는 한가지 언어구나'라는 감독님 말이 체감이 됐다. 영화가 언어를 떠나서 인간적으로 접근해 통했던 것 같아 자랑스럽게 무대에 서있을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조여정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조여정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송강호는 "수상 당시 영상을 보면 제가 굉장히 자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황금종려상 당시 봉준호 감독의 가슴을 쳐서 갈비뼈가 실금 갔다는 얘기가 있었다. 이에 가슴 부위를 피해가며 어떨때는 얼굴을, 또 뒷목을 잡으면서 굉장히 자제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기생충'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봉준호 감독의 동상을 만들자", "생가를 보존해야 된다" 등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봉감독은 "동상과 생가는 제가 죽은 후에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이 모든 것이 다 지나가리라 싶었다"라고 겸연쩍게 웃었다.

'기생충'은 흑백판으로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봉 감독은 "'마더'때도 흑백판을 개봉한 적이 있다. 고전영화와 클래식에 동경과 로망이 있다. 내가 1930대에 살고 있고 흑백으로 찍으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에 만들게 됐다. 저도 두번을 봤는데 묘했다. 이런저런 다른 느낌이 있다. 미리 선입견을 주고 싶진 않지만 어느 관객이 흑백으로 보니까 화면에서 더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했다. 배우들의 눈빛과 연기에 더 집중하게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편, 영화 '기생충'의 흑백판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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