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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PD수첩’ 신의 직장과 7인의 죽음, 故 문중원 기수 아내 “혼자 유서 쓰며 얼마나…” 마사회 부정비리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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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구 기자] ‘PD수첩’에서 故 문중원 기수의 이야기를 들여다봤다.

18일 MBC ‘PD수첩’에서는 ‘신의 직장과 7인의 죽음’ 편이 방송됐다.

MBC ‘PD수첩’ 방송 캡처
MBC ‘PD수첩’ 방송 캡처

지난해 11월 29일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 이하 부경) 숙소에서 기수 문중원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40대 가장인 그는 아이들에게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을 남긴 채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故 문중원 기수의 아내 오은주 씨는 “남편이 읽지 않을 걸 알면서 문자를 보낸다. 저만 그런줄 알았는데. 딸 휴대전화를 보는데 ‘아빠 사랑해’라고 보냈더라”라며 눈물을 훔쳤다. 또 “전날 크리스마스 선물 애들 거 준비할 때도 얼마나 울면서 준비했을까 싶고 혼자 유서를 쓰면서도 얼마나 울었을까”라며 안타까워 했다.

故 문중원 씨는 부정 경마와 조교사 채용 비리 등 마사회의 부정비리를 세세히 폭로하는 내용이 담긴 3장짜리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 유서가 은폐될까 염려해 복사본까지 만든 모습이다. 

지난 2006년에 문을 연 부경에서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이 벌어진 것이 무려 7번째라는 사실 또한 충격적이다. 앞서 2010년 세상을 떠난 故 박진희 기수는 특정 조교사의 폭언과 차별 그리고 기수생활의 고달픔을 유서에 남겼었다.

그들이 죽음으로 알리고 싶었던 이야기는 대체 무엇인지 ‘PD수첩’이 파헤쳤다. 무성한 소문들의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 전·현직 기수 또는 조교사 그 유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마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악했다. 

마사회의 구조는 다소 복잡하게 이뤄져 있다. 개인 마주가 말을 빌려주면서 개인사업자인 조교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마사회는 면허를 주고 마방을 임대해 주는데, 조교사는 말을 관리하는 마필관리사를 고용함과 동시에 말을 타는 기수와 계약을 맺는다. 피라미드 위계 구조 맨 아래에 기수와 말 관리사가 위치하는 셈이다.

실질적으로 마사회는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를 통제하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데, 법적 책임은 피하게 되는 부조리한 구조라는 평가다. 아울러 무한경쟁 시스템을 도입해 상금을 몰아주는 승자 독식 구조인 부경의 ‘선진 경마체제’가 기수에게 승부에 대한 극한의 스트레스와 부상의 위험을 동반케 한다고.

공공운수노조가 전국 기수 중 75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경마기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렇다. 60.3%가 부당한 지시임을 알고도 거부할 수 없었고, 80.3%가 이런 경쟁 구조가 경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반응이다.

MBC ‘PD수첩’ 방송 캡처
MBC ‘PD수첩’ 방송 캡처

조교사 허정우(가명) 씨는 “마주가 배팅한다. 경마하는 마주들 있잖아. 돈 벌어야지 나도 관리비 줄 거 아니냐, (마주가) 한다는 말이야. 심지어 조교사가 뭐라고 얘기 하냐면 ‘마주님 (작전을 어떻게 할까요?’(라고 한다.) 마주가 가라, 마라를 결정을 하고 결정권이 커졌다는 얘기”라며 그 황당한 실상을 밝혔다.

전직 기수 김정수(가명) 씨는 “마주들은 경마장 4층 VIP실인가 거기 마주실이 따로 있다. 거기서 베팅을 다 한다”고 말했다. 또 “상금 자체도 잘 버는 사람은 많이 갖고 가게 하고 못 버는 사람은 아예 못 벌 수 있는 빈부격차를 너무 크게 만들어 놨다. 그런 것 때문에 우울증도 많이 오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말 관리가 정태욱(가명) 씨는 “잘 나가는 마방은 성적이 잘 나오면 마사회에서 마구간을 더 해주고 못 나가는 마방은 마구간을 계속 뺏고. 그러니까 잘 나가는 마방은 (말을 넣을 수 있는 마구간이) 마흔 몇 칸도 있고, 너무 많으니까 돌리려고 외부 목장이나 어디 휴양 보내놓은 말도 많고, 그렇게 따지면 한 조교사가 백 마리 넘게 갖고 있는 경우도 있고. 못 나가는 마방은 16~18마리 이렇게도 있고. 근데 이렇게 현저히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경쟁을 해서 이 사람이 상위권으로 넘어갈 수가 있겠는가. 없다”고 지적했다.

마주 김영천(가명) 씨는 “부산에서 제일 잘 나가는 마방 한 곳에서 전체 상금의 30%를 가져간다. 그 다음 상위 7개 마방이 남은 상금 한 70%를 가져간다. 마지막에 꼴찌부터 한 10개 마방은 어떻게 살아 뭐해 먹고 사는가? 완전히 손가락 빨고 있는 거지”라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전직 기수 박정현(가명) 씨는 “기수 생활하고 새벽에 제가 일찍 끝난다. 9시 딱 끝나고 고물상을 했다. 동생이랑 같이 고물상 하고, 한 3시 그 정도에 당구장 아르바이트 하고, 7시에 끝나면 집에 가서 자고 그랬다. 애가 셋이다 보니까 돈은 벌어야 되겠고 그리고 열심히 한 번 말 타보겠다고 했는데. 말은 더 못 타지, 돈은 안 들어오지. 안 되겠다 (생각해) 진짜 죽고 싶었다”며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말 관리사 신명호(가명) 씨는 “경쟁을 붙여야 싸우고, 피터지면서 싸워야, 좋은 말, 좋은 인력이 나온다. 이게 경마장의 취지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피터지다 죽는 것”이라며 일련의 사태의 원인을 꼬집어냈다.

전진 말 관리사 고광용 씨는 ‘먼저 먹는 놈, 강한 놈이 이걸 쟁취하면 되는거다. 저희는 솔직히 그렇게 했다. 누군가가 죽든 말든 신경 안 쓴다. 약자는 약하니까, 너는 도태 되니까(라는 식이다.)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다“며 후회했다.

MBC ‘PD수첩’ 방송 캡처
MBC ‘PD수첩’ 방송 캡처

MBC 탐사기획 프로그램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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