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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전도연, ‘칸의 여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출발점에 서다 (종합)

  • 이창규 기자
  • 승인 2020.02.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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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기자] 1년 만에 신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돌아온 전도연이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전도연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전도연은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역을 맡았다.

전도연은 “시나리오에 연희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정이 다 짜여져 있었다”며 “상황도 다 주어져 있었어서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이미 만들어진 캐릭터라 뭔가를 추가하려고 하면 오히려 부담스러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연기를 즐길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전도연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전도연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작품을 접한 이들은 리뷰를 통해 그의 연기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 당사자인 전도연은 어떤 생각이었을까. 그는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되느냐고 물은 뒤 답을 이어갔다.

“대표님이 리뷰를 계속 보내주셨다. 리뷰를 보기 무섭긴 했는데, 저는 그런 기사들이 좋은 것일지, 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치 부분도 있고, 제가 너무 무게감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많았다. 관객들에게 연기에 대한 호평이 도움이 될까 하는 이야기도 했다. 저는 이 작품을 했을 때 배우들이 많아서 기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온전히 작품으로서만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저에게 포커스가 너무 맞춰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좋긴 하지만, 영화에 도움이 될지는 우려스럽다. 왕관의 무게 때문이라고 해두겠다 (웃음)”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걱정하는 부분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번 작품에서 제가 신현빈 씨와 많은 씬을 찍었는데, 현빈 씨가 맡은 미란이 연희보다 훨씬 연기하기가 어렵다”면서 “그렇지만 저라는 배우를 어려워할 수 있지 않나. 현빈 씨가 자기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제 역할이었다. 부담 없이 대해주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전도연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전도연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전도연은 올해 스스로 변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있는데, 그걸 내려놓는 것을 스스로 하지 않으면 누군가 해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며 “예전에는 그런 선택을 하기 힘들었는데, 직접 선택하지 않는 이상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는 게 시간이 흐를수록 절실하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늘 변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앞으로 제가 어떤 작품을 하느냐에 따라 관객분들의 생각도 조금씩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시도를 계속 하고 싶다”고 심정을 전했다.

더불어 그동안의 작품 선택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전도연은 “예전부터 신인 감독들과 작업을 많이 해왔는데,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분들의 이야기에 동의했고, 제가 하겠다고 해서 출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제가 선택하지 않았다면 작품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책임감을 갖고 찍은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나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고 고백했다.

‘백두산’을 찍고 나서 예매율과 흥행 추이에 깜짝 놀랐다는 전도연은 “앞으로 그런 영화들이 들어온다면 작업하고 싶다”면서 “하지만 작은 이야기들을 관객들과 같이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전도연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전도연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정우성과의 첫 호흡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전도연은 그의 연기를 처음 맞닥뜨렸을 때엔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태영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벼랑 끝에 몰린 캐릭터인데, 정우성은 너무나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배우지 않나. 그래서 첫 촬영 때 익숙하지 않았다. 캐릭터로나 배우로서도 익숙하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그 첫 번째 씬이 제일 어려웠다. 저 자신도 그렇고. 익숙한 연인에서 나올 수 있는 애교가 너무 낯 뜨거웠다. 그렇지만 태영이 생각하지 못했던 캐릭터여서 기대감이 있었고, 보는 재미가 있더라. 다만 신이 많지 않아서 호흡이 재밌다 이런 느낌을 받을 때쯤 끝나서 아쉬웠다”

그렇다면 배우로서 가장 깨고 싶은 부분은 무엇일까. 전도연은 “깬다기보다는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넘어서고 싶다. 최고를 지향하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올라서지 않으면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칸의 여왕’보다 높은 걸 지향해서 올라서고 싶다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다만 그 방법이 뭔지는 모르겠다. 천만 영화 찍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웃어보였다.

전도연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전도연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작품이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것에 대해서 놀랐다는 전도연은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하긴 했는데, ‘청불’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치가 있을 것 같다”며 “사실 그렇게 수위가 높지 않아서 사람들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눈으로 확인시켜주지는 않지만,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상상력을 돋우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작품은 예정된 날보다 개봉이 미뤄지긴 했지만, 전도연은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수많은 배우들의 앙상블로 탄생한 작품 속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이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인해 개봉이 연기되었으나, 최근 2월 19일로 개봉일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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