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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픽] ‘놀면 뭐하니?’ 김태호PD의 실험정신과 유재석의 변신…‘유고스타부터 유산슬-라섹까지’

  • 이은혜 기자
  • 승인 2020.02.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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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기자] 충무로에 ‘봉준호 월드’가 있다면 MBC에는 김태호와 유재석이 만들어가는 독특한 세계관이 있다. 이 세계관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유일한 사람인 유재석은 진행자에서 드러머로, 드러머에서 트로트 가수로, 트로트 가수에서 셰프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첫 방송을 시작한 MBC ‘놀면 뭐하니?’(연출 김태호, 김윤집, 장우성, 왕종석)는 ‘국민MC’ 유재석의 무한한 변화를 이끌며 토요 예능 강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무한도전’이 떠난 이후 선보인 ‘뜻밖의 Q’, ‘언더 나인틴’, ‘선을 넘는 녀석들-한반도 편’ 등 편성했던 모든 프로그램이 혹평받거나,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 사이 MBC는 토요 예능 최강자 자리를 빼앗기며 황금시간대 경쟁에서 밀려났다.

MBC '놀면 뭐하니'
MBC '놀면 뭐하니'

MBC 토요 예능이 부진에서 허우적대는 사이 김태호PD가 복귀 소식을 알렸다. ‘무한도전’ 시간대를 이어받은 ‘놀면 뭐하니’는 김태호PD의 복귀작. 김태호PD와 ‘영원한 1인자’ 유재석이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에피소드형 방송. 등의 타이틀로 주목받았다,

유재석 김태호가 선보이는 ‘놀면 뭐하니’는 방송 초반 신선한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첫 방송에서 4.6%(이하 전국기준, 닐슨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방송 초반 ‘놀면 뭐하니’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는 ‘참신한 시도는 좋지만 토요 예능으로는 난해하다’는 것이었다. 프로그램이 일부 마니아들에게만 통한다는 이미지를 벗어내기 시작한 것은 유고스타의 탄생을 알린 ‘유플래쉬’ 미션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이후 ‘놀면 뭐하니’는 ‘뽕포유’로 유산슬을 데뷔시켰고,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을 히트시켰다. 최근에는 ‘인생라면’을 통해 셰프 라섹이 탄생했고, ‘유산슬 라면’ 레시피가 각광받고 있다. 또한 KBS와 SBS, EBS로 이어지는 방송국 대통합 현장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유재석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유재석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이런 소소한 재미들은 곧바로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일 방송에서 ‘놀면 뭐하니’는 10.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이고 토요 예능 전체 1위 수치다.

약 7개월 만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놀면 뭐하니’의 포인트는 ‘유재석의 변신’이다. 

‘놀면 뭐하니’의 공식적인 출연진은 유재석 1인이다. 메인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와 미션에 따라 게스트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유재석은 홀로 프로그램을 이끌어왔다.

이 과정에서 빛난 것이 유재석과 김태호PD의 호흡이다. 김태호PD는 유재석 몰래 프로젝트와 미션들을 진행한다. 유재석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끌려가 드럼 앞에 앉고, 트로트를 부르고, 라면을 끓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유일한 출연자 유재석이 모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김태호PD의 짓궂음은 고정된 포맷이 없는 ‘놀면 뭐하니’의 가장 큰 특징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김태호 PD / 연합뉴스
김태호 PD / 연합뉴스

방송 관계자 A씨는 “‘놀면 뭐하니’는 김태호 PD의 실험정신이 통한 사례”라고 봤다.

이어 A씨는 “원래 예능이 계속될 원동력이 없으면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힘들다. 그러나 ‘놀면 뭐하니’는 큰 줄기를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기한이 짧은 아이템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한 프로그램 안에 녹여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도전을 해야 하는데 그것들을 소화해낼 사람은 유재석 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재석은 ‘놀면 뭐하니’를 통해 기존의 친근함과 더불어 인간적인 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게스트들과 대화를 할 때 나오는 훌륭한 리스너로서의 자세 역시 눈에 띄는 점이다.

자신의 의지와의 상관없이 미션을 수행하는 유재석은 투덜거리면서도 높은 집중력을 보여준다. 그래서 ‘유플래쉬’의 유고스타, ‘뽕포유’의 유산슬, ‘인생라면’의 라섹으로 이어지는 부캐들에는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렇게 생겨난 ‘유재석의 부캐들’은 김태호PD가 토양을 다진 세계관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유재석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유재석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방송 관계자 A씨는 “유재석의 강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올 라운드’(all-round)다. 유재석이 혼자서도 프로그램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것은 전통적 토크쇼, 과거의 토크 코미디, 버라이어티 등 다양한 스타일의 프로그램을 이끌어왔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A씨는 “유재석이 개성이 강한 것 같지만 의외로 ‘무색무취’다. 그런 스타일의 방송인들이 뭘 해도 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보여준다. 유재석이 ‘런닝맨’ ,‘해피투게더’, ‘무한도전’ 등 각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색깔들이 모두 다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을 더했다.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과 김태호PD의 ‘티키타카’는 MBC 토요 예능의 영광 시대를 이끌고 있다. 비단 MBC 예능뿐 아니라 트로트계와 타 방송국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놀면 뭐하니’가 앞으로 어떤 성장을 기록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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