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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의 수혜작 '기생충', 이명박·박근혜 '블랙리스트' 때문에 '봉준호·송강호·CJ이미경' 제작 못했을수도 '韓민주주의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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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장영권 기자)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기생충'의 아카데미 석권을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로 평가했다.

10일 (현지시간) WP은 봉준호 감독은 물론 송강호가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랐었다면서, 블랙리스트가 계속됐더라면 '기생충'은 오늘날 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이 영화는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것이다.

지난해 2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발간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백서(백서)'에는 과거 국정원 개혁위원회(개혁위) 자료를 토대로 국정원이 2009년 문화·예술인, 연예인 등에 대한 압박 활동을 펼쳤다는 내용을 담겨 있다.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기조실장 주도로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 정부 비판성향 연예인들을 배제하기 위해 소속사 세무조사, 프로그램 편성 관계자 인사조치 유도 등 전방위적 퇴출 압박을 벌였다는 것이다.

뉴시스 제공
뉴시스 제공

뉴시스에 따르면 2017년 9월11일 개혁위가 발표한 'MB정부 시기의 문화·예술계 내 정부비판 세력 퇴출 건'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영화감독 52명이 포함됐다.

같은 해 10월30일 발표된 2014년 3월19일 '문예계 내 左(좌)성향 세력 현황 및 고려사항' 청와대 보고서의 '문제 인물' 249명 리스트에도 봉준호 감독을 포함한 104명의 영화인들이 포함됐다. 봉준호 감독은 이 중에서도 '강성 좌파' 성향으로 분류됐다. 봉준호 감독에 대한 특이사항에는 '민노당(민주노동당) 당원', 등급에는 'B'가 기재됐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직후 2013년 3월에도 국정원은 "문화예술계 건전화로 '문화융성' 기반 정비"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로 보고했다고 한다.
2015년 5월6~7일 출간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발 '9473인' 리스트는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 ▲세월호 시국 선언 ▲문재인 후보지지 선언 ▲박원순 후보지지 선언 등 4개 카테고리의 인물들로 나뉘었다.

송강호, 김혜수, 박해일 등 594명은 2015년 5월1일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성명'을 발표해 이 리스트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청와대는 이 명단을 문체부에 보냈고 문체부는 다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에 전달했다. 문체부는 이들이 정부 예술인 지원사업의 수혜를 받지 못하도록 예술위 등에 압력을 가한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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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봉준호와 송강호 이외에 이미경(미국명 미키 리)CJ그룹 부회장까지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면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그린 영화 '기생충'은 자유로운 사회가 예술에 얼마나 중요한가란 중요한 교훈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CJ ENM 전신인 CJ엔터테인먼트와 CJ CGV, CJ 미디어 등 CJ그룹 문화 관련 계열사 경영을 맡아 수완을 발휘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영화와 방송, 음악, 뮤지컬 등 국내 대중문화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 때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정부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고, 2014년 10월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에 해외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WP은 또한 한국 영화의 역사는 군사독재체제로부터 자유민주주의로의 발전의 역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두환 독재 하에서 억압됐던 한국 사회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찾으면서, 한국의 대중문화, 즉 오늘날 전 세계가 잘 알고 있는 K팝과 TV쇼, 영화가 융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가 예산의 최소 1%를 문화에 투입하는 정책을 취했고, 봉준호 감독은 박찬욱, 이창동 등 걸출한 감독들을 낳은 시대의 '키드(아이)'라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이 연세대 학보에서 만평을 그리며 사회적 불의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 감각을 발휘했던 것도 소개했다.

뉴시스 제공
뉴시스 제공

WP은 박근혜 정부가 약 1만명에 달하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며, 당시 정부 내부 문건을 보면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은 경찰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영화로 평가됐고, '괴물'은 반미주의 영화, '설국열차'는 시장경제를 부인하고 사회적 저항을 부추기는 영화로 평가돼있었다고 전했다.

송강호 역시 201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변호인'에 출연한 후 압력을 받았고, 이 작품을 제작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WP은 이런 블랙리스트가 지금도 계속됐더라면 '기생충'은 결코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는 '기생충'을 '빨갱이(commie) 영화'로 질타했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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