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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직한 후보’ 김무열, 모두 놀란 ‘코미디 도전’의 이유 (종합)

  • 임라라 기자
  • 승인 2020.02.0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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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라라 기자] 김무열이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지만, 단 한 사람만은 예외였다.

그 자신은 “작품 성패를 떠나서 이기적으로, 배우로서 라미란과 함께 연기하고 싶었다”고 이 영화 출연이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무열의 존재감은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정직한 후보’에서 누구보다 진지한 얼굴로 허당끼를 뽐내던 열혈 보좌관 박희철로 분해 씬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에 영화 ‘정직한 후보’ 개봉을 약 5일 앞둔 지난 7일, 톱스타뉴스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무열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웠던 3선 국회의원이 선거를 앞둔 어느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김무열은 거짓말 대신 진실의 입을 가지게 된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의 열혈 보좌관 박희철로 분한다.  

김무열 / NEW제공
김무열 / NEW제공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김무열은 라미란의 연기를 극찬했다. 그는 “이 영화를 하고 싶은 건 라미란 누나때문이었다. 작품 성패를 떠나서 배우로서, 이기적으로 이걸 어떻게 하는지 보고싶다, 같이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결과적으로도 당연히 기대보다 더 잘하셔서 깜짝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김무열은 “저는 그냥 라미란 누나가 하는 걸 주어 먹었다. 한 게 별로 없었다. 라미란 누나가 연기하면 저는 리액션하고, 애드립 치면 애드립 받아치고. 그리고 현장에서 이런저런 의견 내주시면 저도 그 시너지를 받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 완벽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던 이유는 철저한 사전 준비때문이었다. 김무열은 “미팅하면서 서로 대화를 많이 했다. 완벽하게 역할을 구축한 다음에 만나서 현장에서 바로 연기가 나올 수 있었던 듯하다. 누나가 즉흥적인 것들이 많아서 서로 구축이 되지 않으면 말이 안 나온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박희철의 심경같은 부분, 최대한 그런 것을 구축해서 전반적으로 녹여내고자 했다. 특히 대표적으로 병원 앞에서 라미란 누나가 ‘나 여자라고 생각하냐‘는 대사에서 박희철이 자신의 사연을 말하는 그 대사를 위해 많은 대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무열 / NEW제공
김무열 / NEW제공

라미란에 대한 강한 믿음은 미팅 자리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라미란 누나가 너무 잘하니까 나는 누나 바짓가랑이 붙잡고 가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처음 미팅 때 오히려 박희철 분량을 줄이자고 감독님께 제안하기도 했다. 제가 나온다고 하니까 박희철 분량을 늘렸는데 다시 감독님과 상의하에 원상 복귀시켰다. 저는 이 작품에 대한 호감의 이유가 분명했고, 감독님도 공감하셨기에 괜찮았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라미란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역할인만큼 주상숙의 남편 역인 윤경호보다 라미란과 밀착한 장면들이 많았다. 이에 한편으로는 박희철과 주상숙의 사이를 의심하는 평도 있었다. 김무열 또한 그런 짐작을 염두했다는 듯이 “그래서 핑크빛을 오마주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이게 일인지, 사랑인지 애매한 순간이 있으면 재밌지 않을까 했다. 그 부분에 감독님과 라미란 누나와 합의가 있었다. 초반 부분 할머니를 찾아왔다가 비를 맞고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 장면이 ‘소나기’를 연상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이를 믿지 못하자 그는 “저는 정말 그렇게 찍었다”고 억울해하기도. 김무열은 “비에 젖은 촉촉한, 애잔한 그런 감정을 만들어 봤다. 예를 들어 우연히 신발이 망가졌는데 그 뒷 모습을 측은히 바라보는 듯한…”이라며 진지하게 설명을 이어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무열 / NEW 제공
김무열 / NEW 제공

뮤지컬을 통해서는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영화에서 제대로 코믹 연기를 한 것은 처음인 김무열. 이에 어떤 점이 다르냐고 묻자 그는 “연기를 준비하고 임하는 태도는 똑같았다. 다만 제 자신이 놀랐던 것은 웃는 장면이 참 많았다는 거다”고 말했다. 그는 코미디라서 따로 부담가진 것은 없다며 “원작이 생각보다 너무 재밌어서 큰 걱정은 없었다. 다만, 한국 작품으로 제작하면 어떻게 변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코미디 영화의 매력에 대해 “관객이 웃는 다는 것이 제일 큰 매력같다. 웃음은 짧은 순간에 공감이 캐치돼야 나오는 건데 그걸 찾는게 되게 고되지만 관객이 웃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게 웃음이 주는 미덕같다. 예를 들어 분위기가 미묘하다가도 웃음이 터지면 용서가 되고 화해가 되지 않나. 어려운 작업이지만 그만큼 보람찬 작업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김무열을 코미디 작품에서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이유를 물으니 김무열은 “작품이 안 들어온 것은 아니었지만 공감되는 부분이 없었거나 물리적으로 시간이 안되기도 했다. 사실 이번 작품 들어갈 때 주변에서 많이 말렸다고 하더라. 감독님 빼고 제작사 모든 분들이 ‘김무열을 코미디로?’라고 우려하셨다고. 그런데 저희 회사도 그랬다. 갑자기?, 왜?라고”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김무열 / NEW 제공
김무열 / NEW 제공

‘정직한 후보’에서 그의 역할인 보좌관. 김무열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보좌관이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매번하듯이 보좌관 분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그분들이 어떻게 하시는지 영상도 많이 봤다. 그리고 제가 어릴 때 아버지가 보좌관이셔서 이해도가 있는 편이었다. 어린 시절 비서관 아저씨들이 저랑 놀아주시기도 하고. 국회의원 할아버지한테 세뱃돈 받기도 했다”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렇지만 장유정 감독만큼은 아니라며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더 많이 준비했더라. 제가 현장가서 제 연기에 대해서 1개를 물으면 10개를 가르쳐주셨다. 그전에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데, 이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정한 다음 날 바로 국회로 가서 인터뷰를 하셨다고 한다”고 감탄했다. 

코미디 영화 현장이었지만 ‘정직한 후보’는 마냥 재밌는 현장은 아니었다. 김무열은 “어떤 때는 이게 싸우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격력하게 대화했다. 라미란 누나가 고사 때 스태프들한테 ‘안 웃기면 절대 웃지 마세요’라고 했는데 정말 재미없을 땐 웃지 않았다. 그래서 스태프들이 재미없다고 하면 다시 회의하고 A, B, C버전 나눠서 촬영했다. 아침에 시작했다가 재미없으면 점심먹고 다시 찍고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들도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봤다면서 그는 “다들 라미란 누나에 푹 빠져서 라미란, 라미란했다. 아내 윤승아도 영화 잘 봤다면서 라미란 누나를 너무 좋아하더라. 제 연기에 관해서는 다들 별말 없었다. 매일 보니 뭐”라며 웃었다.

김무열 / NEW 제공
김무열 / NEW 제공

올해 데뷔 18년차인 김무열, 그는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른지 모르겠다”고 놀라며 “지난 시간이 야속하다. 제 안에서 개인적으로 이루고자 한 것, 예전에 내가 그린 40대 모습에서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그때보다 더 철이 없어진 듯하다. 사실 그정도로 산 배우라고 하기에는 부끄럽다. 더 노력해야할 듯하다”고 쑥스러워했다.

이제 39살이라는 김무열은 선배 배우들과 뜻깊은 추억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박희순 형님이랑 친한데, 형님이 40살 되시는 날 유해진 형님이랑 둘이서 이태원 포장마차에 들어오셨다. 저도 그 포장마차에 있었는데 우연히 만났다.

두 분이 내일 마흔이라 술 한잔 하러 왔다길래 저랑 되게 멀게 느껴졌다. 그때는 저건 어떤 느낌일까 생각을 했었는데…전 잘 모르니 그냥 ‘형 이따 심심하면 연락하세요’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나중에 전화가 와서 밤새도록 술마신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 제 나이가 딱 그 나이다”고 남다른 감상을 전했다.

데뷔 18년차, 39살 배우가 됐지만 김무열은 여전히 나아가는 배우이고 싶은 듯하다. 그는 “제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이유는 공감과 위로를 드리고, 작품을 통해 대화하고 싶어서였다. 특히 요새는 가운데 서있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배우로서, 가교가 되는 역할을 해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존재이고 싶다”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한편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 윤경호, 장동주 등이 출연하는 영화 ‘정직한 후보’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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