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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독감유행 계절에…중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움츠린 동네병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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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8일 경기도 화성시 청계동의 한 이비인후과 병원 입구에 경고성 안내문 한장이 붙었다.

'중국 방문자는 병원 안으로 들어오지 마시고 1339로 전화해 안내를 받아달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내용이었다.

안내문구 가운데 '병원 안으로 들어오지 마시고' 부분에는 눈에 띄도록 음영처리를 해 안내문이 무엇을 강조하는지 가늠케 했다.

경기도 한 병원의 안내문. "중국 방문자는 병원 안으로 들어오지 마시고 1339로 전화하여 안내 받으시기 바랍니다" / 연합뉴스
경기도 한 병원의 안내문. "중국 방문자는 병원 안으로 들어오지 마시고 1339로 전화하여 안내 받으시기 바랍니다" / 연합뉴스

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비인후과, 내과 등을 진료과목으로 하는 동네병원들에 비상이 걸렸다.

감염증의 확산 우려와 함께 감염증 확진 환자가 방문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확산 차단 차원에서 일시적으로나마 폐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내 네 번째 확진 환자가 찾았던 평택시의 한 동네병원은 이미 폐쇄된 채 현재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할 때 메르스 확진 환자가 다녀간 병·의원 여러 곳이 일시 폐쇄된 전례가 이번에 동네병원들을 더욱 움츠리게 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동네병원 관계자는 "내원했던 환자가 나중에 확진자로 판정돼 병원이 폐쇄되면 그 자체로 타격이고 운영을 재개하더라도 이미지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 뻔히 예상돼 혹시 보건 시스템이 놓친 감염증 환자가 우리 병원에 찾아올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이번 감염증의 확산 시기가 겨울이라는 점은 동네병원들을 더욱 긴장에 떨게 한다.

감염병 분류 체계. 보건당국은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미 '1급 감염병'으로 분류해 관리 중 / 연합뉴스
감염병 분류 체계. 보건당국은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미 '1급 감염병'으로 분류해 관리 중 / 연합뉴스

2003년에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는 각각 4월과 5월부터 유행했지만 이번 감염증은 이달부터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겨울이면 어김없이 인플루엔자(독감)가 유행하는데 독감의 유행 시기가 11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로 감염증의 확산 시기와 겹치는 데다 증상 또한 비슷해 환자는 물론 의료인들도 초진 단계에서 판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네병원 관계자는 "증상이 특이하면 모르지만 이번 감염증은 요새 유행하는 독감과 별 차이가 없어서 환자가 적극적인 자세로 중국 방문 사실을 먼저 알리고 선별진료소로 가지 않는다면 동네병원에서 이를 확인해서 조치하기는 사실 쉽지 않고 그렇게 되면 이미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경기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신종코로나가 독감 유행 시기에 나타나 난감한 것은 사실"이라며 "확산을 막고자 중국 방문자들이 일반 병원을 찾지 않도록 하고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도록 안내문 등을 붙일 것을 일선 병원들에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혹시 확진 환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돼 폐원되더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조사를 거쳐 보상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선 병원들은 보건당국 지침을 적극적으로 따르며 평소처럼 다른 환자들을 진료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감염증 확산을 막으려면 보건당국과 동네병원의 노력에 더해 시민의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뒤 열, 인후통 등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가지 말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우선 신고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중국에 다녀온 분들은 입국 후 14일 이내에 스스로 사회적 활동을 자제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만약 최근 고위험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는 분들은 비록 증상이 없더라도 현재 추정되는 최대 잠복기인 2주까지는 불필요한 외부활동을 자제해달라"며 "이는 환자 본인은 물론 주변의 가족과 이웃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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